국내 양대 교단인 예장 합동과 통합의 제105회 총회가 21일, 코로나19로 인해 사상 처음 온라인으로 치러졌다. 개회예배부터 폐회까지 두 교단 모두 대략 6시간 정도 걸렸다. 그야말로 역대 ‘최단’(最短) 총회였다.
두 교단 공히 새 임원을 뽑는 것으로 시작했다. 합동 측 장로부총회장 선거가 다소 지연됐던 것을 제외하면, 예년에 비해 선거 시간 자체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목사부총회장 후보가 모두 단독이었던 것도 한 몫했다.
하지만 파격적으로 줄어든 회의 시간을 감안하면, 선거와 이후 임원교체에 대해 총대들이 느끼는 상대적 시간은 매우 길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다른 안건들을 처리하는 데 있어 시간에 쫓길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통합 측은 결국 폐회 시간을 당초 예정했던 것보다 약 2시간이나 더 늘려야 했다. 그럼에도 노회들의 헌의안은 아예 하나도 다루지 못했다.
통합 측 총회에서 새문안교회 이상학 목사는 “3일짜리 총회를 하루로 줄이고 하루를 또 다시 4시간으로 줄였다가 금쪽같은 회의의 대부분을 의전에 쓴다면…”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총대들의 의견 개진도 원활하지 못했다. 첫 온라인 화상 회의에다 그 준비에도 여유가 없었던 탓에 발언하는 총대의 음성이 화면을 넘어 전달되지 않는 등 간혹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그나마도 부족한 회의 시간으로 인해, 발언 시간을 제한하면서 총대들의 말은 중간에 끊기기 일쑤였다.
통합 측 한 총대는 회의 중간, 어렵게 발언 기회를 얻은 후 “(화상으로 참여하는 총대들은) 대체 우리가 왜 여기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다른 한 총대는 “자칫 의견 개진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채 안건 결의가 됐을 경우 여러 시비거리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도 우려했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불가피했던 측면도 있다는 반응이다. 교계 한 관계자는 “올해 장로교단 대부분이 온라인 총회를 결정했을 때부터 회의 차질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됐었다”며 “이로 인한 갈등과 불협화음을 얼마나 잘 봉합하느냐는 이제 임원회 등 교단 지도부의 역할에 달렸다”고 했다.
실제 합동 측은 각 부서별 청원 사항을 임원회 논의에 넘겼다. 교단 한 관계자는 “이전보다 제105회기에는 임원회와 실행위원회가 더 자주 열릴 것 같다”고 했다. 통합 측도 22일부터 사흘간 각 부·위원들이 모임을 갖고 각종 안건들을 논의한 후 제105회 임원회 1차 회의에 보고할 예정이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