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통합 총회장으로서 마지막 주일을 맞은 김태영 목사가 20일, 그가 시무하는 부산 백양로교회 주일예배에서 ‘야긴과 보아스’(역대하 3:15-17)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며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공동대표회장으로 정부와의 협의에서 전면에 있었다.
김 목사는 “방역당국은 추석 연휴 때, 코로나가 다시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 때까지 교회가 영상으로 (예배를) 드리면 어떻겠느냐는 의견도 있다”며 “지난주 중대본과 총리 등 관계자들을 만났다. 나는 ‘교회가 최선을 다할 것이니 이번 추석까지는 어렵다. 교회가 전면으로 예배를 드리게 해 달라’고 말했다. 지금 협의를 거쳐 조금이라도 (예배가) 열려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추석 때까지 교회는 별 탈이 없어야 한다. 방역에 힘써야 한다. 그래야 교회 문이 정상적으로 열릴 것”이라며 “이 어려운 시기에 교단 일을 맡았다. 코로나가 교단의 모든 계획을 축소시키거나 연기시켰다. 홍해 앞에 선 모세의 심정으로 고민하고 기도하면서 결정을 했다. 시대가 주는 무거운 짐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은 사람들이 사사시대처럼 자기소견대로 살아가는 시대다. 남의 얘기를 잘 듣지 않는다. 늘 남의 의견을 비판한다. 그러나 나는 시민단체의 대변인이 아니”라며 “교회 대변자로서 이 시대의 교회가 어떻게 해야 하느냐를 고민했었다. 그래서 정부나 언론을 대상으로 대구 신천지 사태 이후부터 기본원칙을 갖고 있다. 바로 국민의 기본권인 종교의 자유, 예배의 소중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병이라는 전염병 앞에서 교회가 사회 책임적 존재로서 이웃의 건강과 보건을 책임져야 한다. 이 두 가지를 균형 있게 가지고 가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고 했다.
그는 “그러니까 나는 중간에 껴서 마치 샌드위치가 된 상태였다. 두 가지 입장 모두를 만족시킬 수가 없었던 것”이라며 “대체적으로 젊은이들은 ‘교회 안에서 방역을 우선하고 예배를 잠시 멈추자’는 입장들이고, 어른들은 ‘예배를 위해 기독교가 존재하고, 목사가 존재하지’라는 의견들”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자영업자들이 문을 닫고, 교회에서 감염자가 나오니 대면예배를 그만 드리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비판의 중심에서 ‘예배냐 방역이냐’ 둘 중 하나만 선택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 방역을 지키고 ‘예배와 방역’ 둘 다 만족시킬 수 있는 접점의 방법을 추구해온 것”이라며 “역사에서 나는 코로나 총회장으로 남을 것 같다. 이제 총회장에서 물러나니, 코로나도 물러나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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