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정보센터
(사)북한인권정보센터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다. 맨 왼쪽이 김가영 연구원 ©기독일보DB

(사)북한인권정보센터(소장 윤여상, NKDB)가 16일 오전 북한인권정보센터 회의실에서 ‘2020 북한인권백서’ 발간 세미나를 개최했다. 올해 인권백서는 지난 3월 통일부가 하나원에 입소한 탈북민 대상 조사를 허용하지 않아 이미 한국 사회에 진출한 탈북민의 증언을 기초로 제작됐다고 한다.

브리핑을 진행한 김가영 연구원은 “지금까지 증언에 참여한 북한이탈주민은 총 14,088명이다. 2010년대 5,937명(42.1%), 2000년대 6,245명(44.3%), 1990년대 이전 1,506명(10.7%)”이라며 “NKDB에 수집된 북한인권침해 사건 발생의 빈도는 총 78,798건”이라고 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시기별 북한인권침해 상황으로 2010년대는 ▲개인의 존엄성 및 자유권(59%) ▲이주 및 주거권(12.1%) ▲생명권(11.7%) ▲피의자와 구금자의 권리(7.9%), 2000년대는 ▲개인의 존엄성 및 자유권(66.5%) ▲이주 및 주거권(16%) ▲생명권(7%) ▲피의자와 구금자의 권리(5.1%), 1990년대는 ▲개인의 존엄성 및 자유권(45.6%) ▲생명권(20.1%) ▲생존권(11%) ▲이주 및 주거권(9.8%) 순으로 집계됐다. 세 시기 통틀어서 개인의 존엄성 및 자유권이 인권 침해 중 가장 높은 빈도를 차지한 것이다.

2010년대 개인이 존엄성 및 자유권 침해
2010년대 북한에서의 불법구금 형태 비율 ©NKDB

또 2010년대 개인의 존엄성 및 자유권 침해 유형 합계는 5,126건이다. 구체적 유형은 ▲불법구금(60.2%) ▲고문 및 폭행(22.8%) ▲강제매춘 및 인신매매(10%) ▲실종(3.3%) 순이며, 불법구금 형태는 ▲보위부 및 안전부 조사 및 구류시설(1,83건, 38%) ▲기타 투옥 또는 이동제한 방법(395건, 13%) ▲정치범 수용소(382건, 13%) ▲교화소(381건, 12%) 순이었다.

2010년대 생명권 침해 유형은 1,021건이다. 세부 유형은 ▲다른 직접적 행동으로 인한 사망(46.9%) ▲사법적 집행(45.2%)이다. 1990년대는 ▲사법적 집행(78.1%) ▲다른 직접적 행동으로 인한 사망(16.6%)이고, 2000년대는 ▲사법적 집행(51.5) ▲다른 직접적 행동으로 인한 사망(40.6%)이었다. 2010년대에 들어 불법적인 폭력이 초래한 사망률이 사법적 행동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김 연구원은 “다른 직접적 행동으로 인한 사망은 ▲고문과 만행의 결과(121건, 25.3%) ▲음식거부 사망/음식 제공 거부(152건, 31.7%) ▲적정치료 미비 사망(88건 18.4%)”이라며 고문과 만행의 사례를 전했다.

"교화소에 밀수죄로 15년형 받고 들어온 아주머니가 있었어요. 2016년쯤이었는데 면회 오는 사람이 없으니 잘 먹지 못해 허약에 걸리고, 눈도 나쁘고 귀도 잘 안들려서 자기 징벌과제를 100% 수행하지 못했어요. 어느 날 보안원이 이 아주머니 실적을 따지는데 50% 밖에 과제를 수행하지 못한 것을 보더니 막 욕을 하더라고요. 이 아줌마가 잘 듣지를 못하니까 보안원이 말하는데 그냥 걸어갔나 봐요. 맥없는 사람이 걸어가면 얼마나 갔겠습니다. 보안원이 그걸 보더니 따라가서 발로 찼는데, 아주머니가 벽에 머리를 박고 그대로 쓰러졌어요. 그 자리에서 죽었습니다. 시신은 병원으로 가져가서 몽땅 부검하는데, 맞아 죽었어도 구타라고 안 하고 다른 이유를 적으면 끝이에요."(고문과 만행의 결과, E20-I-0664, 임00,여, 함경북도)

음식 거부 사망/음식 제공 거부의 사례는 다음과 같다.

"교화소에서 허약 온 여자를 본 적 있어요. 이 사람은 면회 오는 사람도 없었어요. 어느 날은 저더러 '나 펑펑이 떡 한 번만 먹게 해달라' 하더라고요. 교화소에서 인정에 빠지면 자기도 죽는 거나 마찬가지인데, 그 사람 허약 온 몰골이 진짜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사람이 먹지 못해 굶어 죽는다는 게 얼마나 처절한 건지 몰라요. 진짜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펑펑이 가루를 조금 받아서는 이 아픈 여자한테 줬어요. 그걸고 만든 떡을 그 여자가 다 먹더라고요. 그러고 나서 그 다음날 죽었습니다. 굶어 죽은 모습이, 시체의 모습이 정말 딱 뼈 밖에 없었어요. 죽으면서 저한테 고맙다고 햇던 그 인상을 잊을 수가 없어요. 그게 2010년이었어요."(E20-I-0355, 이00, 여, 평안남도)

2010년대 생명권 침해 세부 유형
2010년대 북한인권침해에서 생명권 침해 세부 유형 ©NKDB

이 밖에 2010년대 생명권 침해 유형에서 사법적 집행은 공개처형(301건, 65.2%)이 비공개 처형(134건, 29%)보다 높게 집계됐다. 이 시기의 생명권 침해 발생장소로는 전체 479건 중 구금시설(388건, 86%)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음은 공개처형의 사례다.

"2017년에 (단련대) 담당 선생이 들어와서 시내에 가야 하니까 옷을 단정히 하라고 하더라고요. 보니까 차에 태워서 교화소로 들어가더라고요. 교화소에서 총살하는 거 보여주려고 데려간 것이었어요. 가보니까 단련대에서 한 50명 데려왔고, 그곳 교화생들은 몽땅 나와 있고 안전원들도 5~60명 와 있었어요. 조금 있다가 키도 한 요한만 사람을, 하도 맞아서 겨우 걸어 나오는 사람을 끌고 나오더라고요. 한 마흔 살 돼 보였는데, 키도 작고 체중도 너무 줄어서 몰골이 형편없었어요. 교화 생활이 너무 힘드니까 도망쳤다가 먹을 게 없어서 도둑질 했나본데, 어쩌다가 다시 붙잡혀서 들어왔더란 말입니다. 그 사람 그날 총살됐어요. 한 3~4발 쏜 것 같은데, 그걸고 끝나는 게 아니라 교화생들더러 대열 맞춰서 죽은 결 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러고 나서 반영문이라는 걸 쓰게 했습니다. 총살되는 걸 보면서 느낀 걸 쓰라는 거에요."(공개처형, E20-I-0568, 한00, 여, 함경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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