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북한 당국에 붙잡혀 735일 동안 노동교화소에 억류됐었던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선교사(느헤미야글로벌이니셔티브 대표)가 17일 오전 분당 지구촌교회(담임 최성은 목사)에서 간증했다.
그는 “2012년 11월 북한에서 붙잡혀 다음해 4월 15년의 노동 교화형을 언도받았다. 미국 국적으로는 처음이고 죄목은 국가 전복 음모죄였다”며 “검사는 내게 ‘보라 당신은 기독교 바이러스를 북한에 침투시켜 사상 전복을 책동했고 수령님에 대한 믿음을 깨려고 했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북한 검사는 또 ‘우리는 미국의 핵무기가 무섭지 않다. 그러나 당신 같은 사람이 사상을 변개시키면 우리는 망한다’고 덧붙였다. 하나님의 말씀이 그들의 입을 통해서 전해진 것 같았다. 복음만이 통일을 이루는 지름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주님은 나와 함께 하신다고 말씀하셨다. 주님은 내게 ‘고난도 네게 유익 이란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나는 ‘집에 보내주시지 왜 나를 북한 노동교화소에 보내주셨습니까’라고 불평했다”며 “하나님은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고 말하셨다. 나는 북한 노동교화소에서 영양실조로 3번이나 병원에 입원하면서 그곳에서 무릎 꿇고 ‘집에 가고 싶다’고 기도하기도 했다”고 했다.
케네스 배 선교사는 “그러나 나는 ‘주님 뜻대로 하소서’라며 집에 갈 권리를 포기했다. ‘나를 사용하소서’라고 주님께 기도했다”며 “주님은 그런 내게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이것들(These)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너의 자식, 아내, 사역, 네가 살아왔던 모든 것보다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으셨다. 나는 ‘네 주님을 사랑합니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럼에도 나는 노동교화소의 간수들을 볼 때마다 적개심에 불타올랐다. 하나님은 내게 ‘이들을 목자의 심정으로 섬기고 전도하라’고 말씀하셨다. 참 어려운 말씀이었다”며 “북한에서 내 신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곳에서 너를 잃어버린 어린양을 찾기 위한 목자로 불렀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케네스 배 선교사는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고 목자의 심정으로 간수들을 위해 섬기면서 간수들이 변화됐다고 했다. 그는 “내 수인번호는 103번이었다. 노동교화소 간수들은 나를 부를 때 항상 번호로 불렀다. 그런데 이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간수들은 내게 ‘목사님 나랑 얘기하세요’라며 자신의 속사정을 털어놓기 시작했다”며 “한 사람은 내게 ‘우리 북한은 자력갱생하라는데 주님은 믿는 자를 도우시니 참 좋은 분입니다’라고 하기도 했다. 나는 점점 그들의 친구이자 목자가 돼가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대학을 나온 보위부 직원은 내게 ‘예수가 어디 사느냐’고 물었다. 북한에서 예수의 이름을 듣고 아는 사람은 극히 적다. 주체사상을 도입한 이후 북한은 예수의 이름을 말살시켰다”며 “모든 매체물에서 예수의 이름을 지웠다. 왜 그럴까? 성경에서 ‘예수만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나왔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케네스 배 선교사는 “그렇게 북한 사람들은 어둠과 흑암 속에서 고생하다가 예수 이름을 모르고 죽음 이후에 영원한 고통을 받는다”며 “우리는 예수 이름이 넘치는 곳에 살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예수로 인해 만족하는 삶을 살지 못하면 어떻게 하는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케네스 배 선교사는 또 “미국 특사가 온다는 소식을 접했다. 나는 교화소 간수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이라며 콧노래 불렀다. 그런데 2일, 3일, 7일이 지나도 특사는 오지 않았다. 담당 검사는 ‘취소됐다’고 했다”며 “나는 무너졌다. 아직까지도 집에 갈 권리를 내놓지 못했던 것이다. 그제서야 나는 주님을 사랑하는 것이 날마다 자기 권리를 내려놓는 것임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더욱더 힘차게 찬송가 ‘초막이나 궁궐이나 내 주 예수 모슨 곳이 하늘나라’를 ‘감옥이나 병원이나’로 개사해서 불렀다. 오기로 한 특사는 취소됐고 매일 고생하는 내게 간수는 ‘내가 죄수고 네가 간수인 것 같다’고 했다”며 “그는 ‘매일 고생하는데 어떻게 내 주 예수 모신 곳이 하늘나라냐? 네가 나보다 더 행복해 보인다. 예수가 뭐길래? 예수가 누구이길래?’라고 물었다”고 했다.
그러던 중 그에게 기적이 찾아왔다고 한다. 미국의 특사가 북한에 와서 케네스 배 선교사를 직접 구출한 것이다. 그는 “2014년 11월 3일, 교화소 생활이 2년째 되던 날이었다. 검사는 매주 토요일마다 ‘2년이 됐으니까 이제는 13년만 더 있으면 돼. 너는 버림당했어. 아무도 안와. 너는 잊혀졌어’라고 반복해서 말했다”며 “절망의 말만 불어넣었다. 나는 그를 ‘실망 씨’(Mr. disappointment)라고 불렀다. 그의 얘기를 들으면 찬송을 부르고 기도해도 낙심이 됐다”고 했다.
케네스 배 선교사는 “그러나 교화소에서 받은 450통의 편지를 기억했다. 편지 내용들은 ‘나는 당신을 잊지 못했다’ 등이 대부분이었다”며 “이를 읽는 동안 주님은 내게 ‘너를 불렀고, 여기에 보냈다. 너는 내가 보낸 아들이요 선교사임을 잊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이를 보고 힘을 냈다”고 했다.
그는 “11월 3일이 되던 날, 주님은 내게 한 성경구절을 펼치라고 하셨다. 나는 그 구절에서 ‘내가 너를 집으로 돌려보낸다’를 봤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 특사 20명이 나를 구출하러 북한에 왔다”며 “미국행 비행기에서 그들은 내게 ‘수백만 명이 너를 위해서 기도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미국에서 17만 7,000명이 ‘케네스 배 선교사를 구출해 달라’는 청원 운동을 진행해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케네스 배를 꼭 구하겠다’고 공식 선포를 했다”고 했다.
그는 “나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기도를 받았는가? 세상이 나를 잊지 않았는데, 우리는 왜 2,500만 북한 주민을 잊고 있는가”라며 “그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하나님은 내게 ‘북한을 사랑하고 회복할 것이며 그들의 눈물을 보았고 탄식을 들었다’고 말씀하셨다. 이런 얘기를 전 세계에서 300차례가 넘는 집회를 하는 동안 똑같이 반복하고 있다”고 했다.
케네스 배 선교사는 북한에 억류된 자신을 위해서 기도했던 세계 도처의 기도 용사들처럼 대한민국의 기독교인들도 북한을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침에 눈만 뜨면 뉴스에서 북한 소식이 나온다. 화가 난다. ‘왜 저러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우리의 자존심을 폭파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2,500만 북한 주민과 북한 정권은 엄연히 구분해야 한다. 2,500만 북한 주민을 불쌍히 여겨 달라고 기도 해야겠다”며 “사랑의 마음이 없으니 꼴도 보기 싫었다. 그런데 사랑의 마음이 채워지니 예수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북한 주민을 향해 긍휼이 차올랐다. 우리에게도 느헤미야 같은 긍휼의 마음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2020년은 대한민국에서 탈북민 2명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해다. 그러나 대한민국에 있는 수많은 탈북민들이 이방인처럼 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통일의 마중물인 탈북민들에게 주님의 환영(Welcome)을 통해서 ‘우리와 북한은 한 민족이고 한 겨레며 친척’이라고 전해줘야 한다. 북한 사역은 ‘위에서 아래’가 아니라 ‘아래서부터 위’로, 곧 무릎 꿇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에 와서 탈북민들을 돕는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가장 약자인 탈북민들을 품어주라는 하나님 음성을 듣고 진행하고 있다. 북한에서 태어난 16살 여자 아이가 중국 남성에게 팔려간다는 한 탈북민의 전화를 받았다”며 “그녀는 ‘돈 100만 원이면 안 팔릴 수 있다’고 내게 호소했다. 왜 학교에 가야 할 16살 소녀가 중국 남성에게 팔려가는 수모와 수치를 겪어야 하는가? 지금이 청나라 시대도 아니고”라고 했다.
케네스 배 선교사는 북한 선교에 있어 큰 동력은 중보기도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북한 주민을 위한 100만 서명 기도운동’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엘살바도르에 가서 집회를 연적이 있다. 한 아이가 5살부터 북한에 억류된 나를 위해서 기도했다고 들었다. 하나님은 이처럼 기도하는 사람을 전 세계에 세우셨다”며 “북한 2,500만 주민을 기억한다면 NGI(느헤미야글로벌이너셔티브)에서 하고 있는 ‘느헤미야 100만 기도운동’에 동참해 달라. 현재 72개국에서 북한을 위한 기도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매달 기도 편지로 5,000명이 한 기도제목을 놓고 합심해서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에는 아직도 5,000명의 탈북민이 남아 있다. 한국에 와서 정착 지원이 필요한 탈북민들도 있다. 그들을 기억하면서 부르짖고 기도하자”며 “하나님은 예수의 이름을 듣지 못하는 북한을 위해서 기도하는 당신을 이 시대의 느헤미야로 세워서 사용하실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북한의 악독성은 그들이 하나님을 모르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긍휼히 여겨달라고 기도하자. 대한민국에 거주 중인 탈북민의 얘기를 경청하자”며 “이는 그들에게 ‘하나님은 당신을 기억하고 소중히 여기신다’는 몸짓이다. 복음을 전하는 것은 그 다음이다. 이런 기도운동의 물결이 퍼진다면 2020년에 통일은 도적처럼 올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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