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제114년차 총회장이 된 한기채 목사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취임 소감과 앞으로 교단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에 대한 청사진 등을 밝혔다.
그는 “서울신학대학교에서 교수 생활을 하다가 목회를 하게 됐다. 이전에는 총회장에 대해 생각도 못했다. 현장 목회를 하다보니까 총회 행정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전체 교단을 잘 섬길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도 하나님의 소명이라고 생각했다. 하나님께서 좋은 기회를 주셨고 교단 구성원들이 저를 세워주셔서 섬기는 마음으로 교단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싶다. 성결인이 자랑스러운 교단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한 목사는 서울 신학대 교수직을 내려놓고 중앙성결교회에 부임한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 벤더빌트대학에서 기독교윤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서울 신학대학교에서 교수생활을 했었다. 그러던 즈음 중앙성결교회에서 나를 만장일치로 청빙했다”며 “당시는 목회할 생각도 없었다. 그러나 교회는 4개월 동안 기도하고 기다렸다고 한다. 나는 6주 동안 기도원에서 기도한 끝에 요한복음 21장 18절을 읽고 응답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응답을 받고 이제까지는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았지만 이제는 주님이 이끄는 대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서울신학대) 총장님에게 사퇴서를 냈고 2004년부터 17년 동안 중앙성결교회에서 목회를 했다”며 “당시 교회는 양분돼 있었다. 나는 하나님의 뜻 안에서 하나로 만들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치유하는 목회를 추구했다”고 했다.
한 목사는 “교회가 힐링이 됐다. 기성교단의 모교회로서 위상을 되찾았다. 故 이만신 목사님이 교회 혼란 탓에 건강을 잃으실 정도였는데 교회가 회복이 되니까 건강을 다시 되찾고 소천하셨다”며 “지금 교회 분위기는 너무 좋다. 기성 총회장도 중앙교회에서 故 이만신 목사님 이후로 35년 만에 내가 선출됐다. 하나님의 인도하심 따라 여기까지 왔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아름답게 됐다”고 했다.
기독교윤리학자인 한기채 목사는 신앙과 윤리의 세계가 조화를 이루기 위해 성령의 인도하심을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성과 지성이 균형을 이룬 게 성결 정신이다. 웨슬리도 영성과 지성이 균형을 잡았다”며 “아브라함이 이삭을 번제 드린 사건은 이성적으로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시 (이삭번제의) 상황은 지금과 다르다. 하나님의 말씀의 원리는 지금이나 그때나 같지만 그 원리를 오늘날 적용하기 위해선 성령님의 역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도하면서 우리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아야 한다. 우리에게 역사하는 성령은 현실적으로 말씀을 적용하도록 도와주신다. 너무 자기 이성만 의지하지 말고 기도하면서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으면 답이 있다”며 “너무 무리하지 말고 급하지 않으며 강압하지 않고 인간적인 방법을 내세우지 않으면 성령적인 인도하심을 받을 수 있다. 그러면 하나님이 시대와 환경에 따라 가장 적합한 최선의 길로 인도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목사는 또 “기독교인들은 생명·사랑 운동을 일으켜야 한다. 우리 이웃, 나아가 자연생태와 함께 조화로운 삶을 살지 못해서 분쟁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그래서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운동을 이어갈 것이다. 이것이 기독교의 기본정신”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한국은 빈부·계층·노사·이념 간에 갈등이 심하다. 갈등으로 사회적 비용을 많이 지불하고 있다. (기독교인들은) 이를 해소하고 평화를 만드는 삶을 추구해야 한다”며 “나는 우리 교단의 114년차 표어로 ‘나부터 성결, 우리부터 평화’를 내걸었다. 평화는 그 안에 하나님의 정의가 있어야 성립한다. 우리부터 성결한 삶을 살아야 평화운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남한테 요구하기 전에 우리부터 성결한 삶을 살자. 우리 공동체부터 평화운동을 하면 전 세계적으로 평화가 번져갈 것”이라며 “평화를 만드는 운동에 우리 크리스천들이 적극 동참하자”고 강조했다.
한편, 한 목사는 교단 총회장으로서 ▲6.25 전쟁 70주년을 맞아 문준경 전도사 등 순교자 기념사업회 추진 ▲기성교단의 신앙고백서·교리문답서 발간 ▲중형교회 및 개척교회의 재활성화 기금 조성 ▲목회자 코칭 프로그램 추진 ▲요한 웨슬리의 홀리클럽처럼 서울 신학교 내 장학재단 조성 ▲농촌교회와 도시교회 간 자매결연 ▲기성교단 본부 재건축 ▲성결교단의 목회자 윤리규정 운영 등의 사업을 금년에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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