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포교회 원로 박영선 목사가 7일 주일예배에서 ‘요한복음 11:45-54’을 본문으로 설교했다.
그는 “죽은 자를 살리고 문둥병자를 고치는 예수를 보고도 세상은 그를 죽이는 것이 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예수를 믿는 이후에도 이런 갈등에 휩싸이기도 한다”면서 “예수께서도 십자가의 길을 가고 싶었을까? 겟세마네의 기도를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할 수만 있다면 나의 잔을 비껴가게 해 주소서’. 얼마나 기도가 처절했는지 천사가 도와주셨다. 그러나 하나님은 예수의 기도를 들으시지 않으시고 같이 가자고 말씀 하셨다”고 했다.
이어 “만사형통, 사필귀정 등 인과응보적인 논리를 도덕과 명분으로 채색해서 기독교를 이해하지 말라. 그런 질서들이 깨져나가는 것을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한다”며 “그런 질서가 필요 없다기보다 그런 질서로는 담을 수 없는 내용이 있다는 게 성경이 증언 하는 바”라고 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질서와 논리를 성경은 강조하고 있다. 바울이 스데반을 죽이러 온 사도행전 8장에서 스데반은 설교를 통해 이스라엘 사람들이 예수를 죽였다고 말했다. 생사가 갈리는 자리다. 우리는 스데반이 죽은 자리에서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났다고 쉽게 말한다”며 “그러나 스데반은 하나님의 영광이 죽고 틀린 것처럼 보이는 자리에 담겼다. 신앙에서 어려운 일은 이해가 되지 않은 일을 당할 때다. 우리의 이해와 질서의 근거는 잘한 사람이 복을 받는 것”이라고 했다.
박 목사는 “성경의 질서는 기존의 질서를 오히려 덧씌우고 있다. 로마서 9장은 에서와 야곱이 쌍둥이로 낳을 때 하나님은 처음부터 에서보다 야곱의 편을 드셨다고 나왔다”며 “모세가 출애굽을 위하여 보냄을 받았을 때도 모세와 바로의 역할이 하나님에 의해 작정돼서 출애굽을 연출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출애굽은 모세를 영웅화하는데 관심 없다. 하나님이 10가지 재앙을 베풀었어도 바로를 항복시키지 않으셨다. 바로는 매번 권력의 자리에서 힘을 썼다. 10번이나”라며 “말하자면 하나님은 바로를 꺾어서 애굽을 멸하시고 이스라엘을 그 자리에 둬서 천국을 세우시지 않는다. 바로는 권력을 잃지 않고 그 자리에 여전히 서 있었다. 다만 변한 사람은 모세였다”고 했다.
박 목사는 “모세는 불평과 원망에서 ‘너희는 가만히 서서 우리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구원을 보라’고 홍해 앞에서 선포한다. 출애굽은 모세를 만드는 사건”이라며 “우리 인생을 보라. 세상 권력과 유혹과 공포는 꺾여도 다시 일어난다. 우리를 결국 죽음으로 몰 것이다. 그러나 그 죽음은 죽은 것이 아니라 부활의 문을 열고 우리가 기대한 것보다 더 큰 것을 거두시는 하나님의 기이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바울은 고린도 교인들을 향해 ‘너희는 기독교의 전복, 우리가 만들 수 없는 질서에 들어와 있으면서 그 약속과 소망을 외면하고 다시 예전으로 들어간다’고 꾸짖었다”며 “바울은 십자가의 도를 ‘믿지 않는 자에게는 미련한 일이요, 믿는 자에게는 하나님의 지혜이자 권능’이라고 했다. 우리가 종종 기도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기도에 하나님이 응답하지 않는 이유를 원망하고 절망할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발버둥 치는 그것이 일이라고 하신다. 그것 없이는 여기로 올 수 없다고 하나님이 말씀 하신다”고 했다.
그러면서 “히브리서 5:8절에서 고난은 온전하게 되는 필수적 과정이다. 우리가 할 일은 순종이다. 순종은 굴복이 아니다. 믿음”이라며 “불만족의 하루와 원망의 지금 속에서 하나님은 일하고 계신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믿음을 가지고 이것이 뭘 만드는 지 따라와 봐’라고 하신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기독교다”라고 역설했다.
그는 “십자가는 우리 눈이 보기에 모든 것이 끝장인 지점에서 하나님이 최고의 목적과 결과를 담으신 곳”이라며 “이래도 정말 괜찮나? 이를 믿음 안에 끌어안으라. 울고 후회하는 것이 일을 한다. 겸손은 자기가 모든 사람보다 못났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올 수 없다. 정직은 거짓말 아니라 비난하지 않는 것이다. 사람은 사람의 인격을 존중해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엘리야는 아합 왕 시대의 선지자다. 최고의 악한 왕이 아합이다. 하나님은 북이스라엘 왕조에 분노하셔서 3년 6개월 동안 비를 안 내리셨다. 그럼에도 이들은 엘리아를 탓하고 하나님 믿는 사람들을 죽였다”며 “엘리아는 갈멜산 전투를 하고 바알 신을 숭배하던 이들을 다 쓸어버렸다. 3년 6개월 동안 안 내리던 비가 내렸다. 엘리야는 신이 나서 아합 왕 마차에 뛰어들고 사마리아 궁에 들어갔다. 악의 세력이 이제는 물러갈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박 목사는 “그런데 이세벨은 24시간 내에 너를 죽이지 않으면 성을 갈겠다고 할 정도였다. 그 폭력적인 세력이 아무런 해를 입지 않은 것”이라며 “엘리야는 도망가고 호렙산 굴에서 지쳐 빠진다. 엘리야는 다 죽고 절망한다. 그 다음날 굴 앞에서 불이 지나가고 바위를 쪼개는 지진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이 들렸다”고 했다.
이어 “하사엘을 만나 아람 왕으로 세우고, 예후를 북이스라엘 왕에 세우라고 하신다. 이들은 남 유다에게 대적들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런 역사가 계속돼야 한다. 그렇지만 겁내지 말라고도 말씀하셨다”며 “엘리사에 나머지를 맡기고 여전히 하나님은 일을 하겠다고 말씀하셨다. 그 나라들이 강성해지는 것이 본질이 아니다. 그 나라들이 강성해도 하나님은 ‘내가 내일을 하겠다’고 말씀하신다. 살아있으면 임무가 있고 할 일이 있다. 내가 절망하는 것이 최고의 조건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생각을 못하고 화만 낸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진심을 가지고 있는데 하나님은 내 진심을 모른다고 항변하기도 한다. 그런데 하나님은 우리를 죽음에 담그신다. 우리가 하는 승리가 진짜 승리가 아니”라며 “하나님의 승리는 죽음으로 보이는, 자존심과 우월감을 낮춰 자신을 모두 내놓은 사랑이고 섬김이라고 하신다. 이것이 우리 인생에서 해볼 수 있는 기쁨이라고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인간의 위대함은 인간이 진정한 인간성을 가지는 것”이라고 했다.
박영선 목사는 “인간의 명예와 자랑이 폭력과 공포, 비난과 심판이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위로하고, 용서하고, 품고 옆에 서고 사랑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하나님이 오늘 우리에게 주신 예수의 생애다. 예수는 당신의 우월감을 증명하기 위해 공포에 불어 넣으신 삶이 아니다. 공생애의 삶이다. 짐이 아니고 영광의 삶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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