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통합 서울동남노회 제78회 정기노회가 12일 경기도 하남 미래를여는교회에서 열린 가운데, 표결에 부쳐진 ‘노회 분립안’이 최종 부결됐다.
이날 투표에 참여한 노회원 수는 모두 234명(목사 176명 장로 58명)으로 이들 중 분립안 찬성이 125명, 반대가 109명이었다. 찬성표가 더 많았지만, 노회를 분립하려면 재석 인원의 3분의 2가 여기에 찬성해야 한다. 이날 노회에는 전체 회원 345명 중 239명이 참석했다. 3분의 2가 되려면 160명이 찬성해야 했다.
노회 분립안이 나온 건 명성교회의 ‘김하나 목사 청빙’을 두고 노회 갈등이 여전히 봉합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분립안 표결 전 해당 안건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서기 김성곤 목사는 “지난 제104회 총회에서 총회 수습전권위원회가 결성되고 거기서 서울동남노회를 분립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이 분립안은 각 시찰들이 모여 공론화하고 임원회 결의를 거쳐 노회 청원안으로 상정됐다”며 “특히 8일 총회 수습전권위원회가 간담회를 열고 ‘총회에서도 노회가 분립하길 원한다. 법적 미비사항은 오히려 돕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대희 목사는 “우리 노회가 같이 있으면서 서로 아옹다옹 하기보다 헤어져서 사는 것도 좋을 듯하다”며 “그러나 노회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당회수가 최소 60개가 넘어야 한다. 우리 노회가 그렇지 못한 현실”이라고 했다.
이용혁 목사는 “6개월 동안 하나 되기 어렵다는 것을 확인했다. 제104회 총회 수습안이 헌법을 잠재한 결의이고 헌법을 통해서 정당성을 인정받았다”며 “노회를 하나로 만들기 어렵다. 세습과 관련한 찬반 논란으로 우리 노회는 하나 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다른 한 목사는 “서로 으르렁대고 싸우는 현실이 뉴스거리로 오르내리며 비난을 받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교회가 세상의 욕을 먹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동남노회가 마음을 같이 해서 성장 동력에 힘을 쏟아야한다”고 강조했다.
황상호 목사는 “부부 간에도 이혼할 때 조정기간이 있다. 충분히 숙의하고 합의를 거쳐야 한다. 이처럼 분립을 한다면 조정기간이 필요하다”며 “노회원들이 착각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바로 분립결정을 해도 바로 이뤄질 수 없는 사안이다. 분립연구위원회를 구성해서 다음회기에 보고하는 형태로 하자. 분립 결정은 3박4일 논의해도 해결되지 않을 문제”라고 했다.
이에 새벽교회 엄대웅 목사는 “우리노회는 3년 동안 식물 노회였다. 언제까지 끌고 가야 하나? 총회에서도 제안했고 임원회도 충분히 설명했다”며 “이런 시국에서 모든 노회원들이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더 이상 상처받지 말고 분립하자. 교회가 아픔을 겪기 전에 분립을 통한 상황들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방향으로 가자”고 전했다.
최관성 목사는 “무기명 비밀투표에 바로 부치자. 부결 되면 더 이상 얘기 안하면 된다”며 “분립 건만 가부를 묻자”고 했다.
다른 한 목사는 “명성교회가 불법 세습을 했다며 노회를 떠나야겠다는 명분으로 노회를 분립하는 것에 반대한다. 임원들도 노회를 정상화하려는 발언을 해야지 왜 이분법적인 분쟁의 용어를 쓰느냐”며 “노회를 화합되게 해야 한다”고 했다. 김성철 목사도 “명성교회 때문에 왜 노회가 갈라져야 하느냐? 우리는 화목해야 하는 노회”라고 했다.
김치수 목사는 “아무런 해결책도 없이 분립하면 어쩌란 말인가? 서로 입장이 같은 파들로 분립되면 중립적인 목사들은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라고 했다.
이에 서기 김성곤 목사는 “실무자로서 노회가 여기까지 올 수밖에 없는 게 죄송스럽다. 우리 서울동남노회는 현재 식물 노회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며 “총회 수습전권위원회도 우리에게 분립을 권유했다. 노회가 두 개로 분립해서 차라리 서로 건강해지자”고 했다.
그러나 윤형중 장로는 “현재 노회 임원들은 수습전권위, 총회 의견 등 대외적으로 전가하려 한다. 노회 분립에 대한 절차나 의견은 묵살하고 있다”며 “총회나 수습전권위원회 등에서 원한다고 분립을 밀어붙이려 한다. 만일 분립을 결의한다면 명성교회와 비대위의 김수원 목사에 의해 분립이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노회장 김수원 목사는 “외부적인 모습으로 변명한다고 하지만 외부에서 보기에 노회 내부의 문제가 심각해서 그런 것”이라며 “총회의 결과에 순종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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