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김하나 목사가 ‘교우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교회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김 목사는 “삶의 모든 일상이 무너진 요즘은 우리 일상의 감각마저 둔해지는 듯하다”며 “우리에게 주일은 예배 드리는 날을 넘어서서 삶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날짜와 요일, 그리고 계절의 감각도 주일과 함께 늘 살아 있었나 보다”라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3월 특별새벽집회 없이 3월을 보낸다는 것이 아직도 잘 믿어지지 않는다”며 “가정에서 예배하는 일이 참 귀하고 좋은 일이지만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했다.
특히 “예배를 온라인으로 옮기는 일은 우리에게 무척이나 어려운 결정이었으며 그것은 또 다른 종류의 용기 있는 믿음을 필요로 하는 결정이기도 했다”며 “우리의 믿음의 선조들은 목숨을 걸고 예배를 지켰다. 그것은 한국교회의 뿌리이며 자랑이다. 하나님도 칭찬하실만한 한국교회의 신앙의 모습”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수많은 피해를 입고 핍박을 감수하면서도 예배를 드렸던 것은 우리가 아무리 ‘피해’를 입어도 그로 인해 예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반대로 우리의 예배로 인해 우리의 이웃이 ‘피해’를 넘어서 건강의 위협을 받는다면, 교회에 모이는 예배를 대신해 가정에서의 예배를 드리는 것이 주일을 지켜온 용기와 다를 바 없는 역설적인 용기이며, 우리의 처소에서의 예배 또한 하나님이 기뻐 받으신다는 믿음이 있기에 내리는 믿음의 용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또 “어떤 교인 분께서 저에게 우리가 ‘성전을 버리고 도망쳤다’라고 표현하셔서 마음이 상당히 아팠다”며 “만약에 우리가 그저 세상의 눈이 무서워서 예배를 포기했다면 버린 것이고 도망쳤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명성교회는 하나님께서 ‘세상을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던’ 것처럼, 이웃된 세상을 사랑할 뿐이지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김 목사는 “그러기에 우리는 이러한 논쟁에 빠짖 말고,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더욱 믿음으로 굳건해지며 전보다 더욱 하나님을 사랑하며, 전보다 더욱 이웃을 사랑하며, 전보다 더욱 뜨거운 마음으로 예배 드리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순절인 지금은 누군가를 정죄하는 기간이 아닌 자신의 신앙을 돌아보기에 매우 적절한 때”라며 “우리 모두의 신앙이 하나님 앞에서 아름답게 꽃피고 열매 맺는 시기가 되기를 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목사는 “하지만 조심스러운 부분들이 있다. 가정에서 또 일터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편안함이 주는 나태함이 예배를 점점 멀리하게 하며 우리의 예배의 자세가 산만해질까 조심스럽다”며 “그리고 실제로 예배로부터 조금씩 멀어지는 분들이 존재한다”고 했다.
이어 “다른 교회의 여러 목사님들의 얘기가 예배를 드리는(시청하는) 숫자가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며 ”예배 뿐만이 아니라 목회가 제한되면서 교회의 가장 기본적인 목양에서 많은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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