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
제한하는 경우에도 본질적 내용 침해 못해
감염법으로 예배 제한? 굉장히 잘못된 해석
정부, 왜 교인들 순교자적 자세로 만드는가”
예장 통합 총회장이면서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공동대표회장인 김태영 목사(부산 백양로교회)가 15일 주일예배 설교를 통해 전염병 위기 상황이라 할지라도, 국가가 공권력을 동원해 종교의 자유를 훼손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니엘의 감사기도’(시편 100:1~5, 다니엘 6:10)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김 목사는 “우리나라 헌법 제20조를 보면 대한민국 국민은 그 기본권으로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고 했다”며 “그리고 제21조에는 국민에겐 집회와 결사의 자유가 있다고 되어 있다”고 했다.
이어 “반면 헌법 제37조를 보면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며 “그러나 단서가 달려 있다.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헌법 제37조에 근거해 만들어진 법률이 바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다. 도지사나 지방의 시장과 군수들이 바로 이 법률의 제49조를 가지고 (예배를) 제한할 수 있다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교회에도 300만 원의 벌금을 물리겠다고 하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해석”이라며 “그럴 경우에도 국민의 기본권인 종교의 자유는 침범할 수 없는 것이다. 협조는 구할 수 있지만 어떤 공권력도, 어떤 행정력도 기본권은 침해할 수 없다”고 했다.
김 목사는 특히 “우리 교단 안에서도 여러 목사님들이 지역에서 ‘예배 드리면 시장이나 군수로부터 300만 원 벌금 맞는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묻는다”며 ”‘300만 원 벌금 내라고 하면 3천만 원 벌금 낼 정도로 예배를 드리라’고 했다. 그럼 협조할 필요도 없고 예배를 드려야 한다. 왜 정부가 환경적 문제를 신앙적 문제로까지 연결해서 가만히 있는 교인들을 순교자적인 자세로 만들려고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아무리 힘을 갖고 공권력이 있어도 함부로 국민의 기본권인 예배의 자유를 침해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김 목사는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교회가 현장이 아닌 온라인 생중계 등의 방법으로 예배를 드리는 걸 이해해주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 교회 안에서도 ‘예배를 중단하는 것이 과연 옳으냐’ 이런 논쟁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며 “그러나 이것은 에너지 낭비”라고 했다.
김 목사는 “물론 이후에 이것을 신학적으로 정리하겠지만, 대구·경북 지역에서 그 당시 확진자가 수천 명이 났다. 그런데 수백명 수천명이 모이는 교회가 그대로 예배를 드리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나”라며 “신학적 배경을 차치하고서라도 가족도 이웃도 지역 사회도 있다. 교회가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닌데 막무가내로 예배를 드리면 이 사회에서 교회는 고립무원이 되고 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구·경북 지역 사람들은 지금 비통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매일 텅빈 교회당, 쇠문으로 닫힌 예배당을 보면서 그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우리가 그들에게 ‘왜 예배 안 드리느냐’라고 하는 건 너무나 현장을 모르는 이야기”라고 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