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요한 목사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우리를 버려두지 마시고 이 위기로 부터 구원하옵소서. 아직도 제 마음이 나뉘어 있습니다. 진심으로 주님을 따르고 싶으면서도 저 자신의 욕망을 따르는 마음을 잡아 주소서. 명성과 성공, 쾌락과 권력을 속삭이는 음성들에 마음을 내주고 있습니다. 참으로 그동안 자유롭게 살아왔습니다. 하나님 주신 은혜와 복을 받아 풍요롭고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저의 앞이 캄캄합니다. 전염질환 때문에 나라 전체가 어두움 속에 갇혀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거리는 한산하고 상점은 텅 비어있습니다. 그렇지만 감사합니다. 주변이 어두워 앞을 보지 못해도 영혼의 존재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밝든 어둡든 중요한 것은 영혼이 밝으면 밝은 것이요, 영혼이 어두우면 어둡다는 것을 가르쳐 주옵소서.

지금까지 저의 작은 불빛에 의지하여 욕망을 발산하며 뛰어다녔지만, 이제는 밖의 상태와 관계없이 영혼이 밝은 빛 속에 살아가면서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알게 하셨습니다. 불이 꺼져 앞이 안 보이지만 더 밝은 빛을 비추어 주시니 감사합니다. “진실로 주님은 나의 등불이십니다. 주님은 어둠을 밝히십니다.”(삼하22:29) 아직 저는 많은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깨달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제 앞이 어둠이지만 저는 건재합니다. 그렇습니다. 전염질환으로 온 나라가 멈추어선 것 같지만 저는 이렇게 주님을 향해 서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여전히 저에게 들립니다. 하나님께서 살아 계시고 저를 변함없이 사랑하고 계십니다.

제 속에 하나님께 예배할 마음, 또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할 믿음을 주옵소서. 아직 제 믿음이 살아 있습니다. “어둔 밤 지나고 새 아침 맞으니 믿음과 소망을 늘 주시리.” 사랑하는 가족을 주셨고 우정을 나눌 친구를 주셨습니다. 그들이 저의 곁에 있고 이 안타까운 사태를 함께 하면서 마음 아파하고 서로 격려하면서 함께 치유되는 그날이 오기를 기도할 때에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잠깐 어둠 속에 있지만 아직 우리에게는 남은 것이 충분히 있어 감사합니다. 아직도 많은 것을 남겨 주신 하나님께 찬양하는 마음을 가슴 가득히 간직하면서 이 어려운 때를 승리하며 나가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42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 숭의여대 교목실장과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장을 역임하였다. 최근 저서로 「사순절의 영성」, 「부활 성령강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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