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요한 목사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예수님처럼 자기를 비워 가게 하옵소서. 예수님은 자신을 낮추고 낮추어 종의 모습으로 십자가를 지지 않으셨습니까? 그 십자가에 저의 모든 정욕과 욕심을 못 박게 하옵소서. 주님께서 부활하신 것처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음 받은 새사람으로 변화되게 하옵소서. 주님이 부활하심으로 영광을 얻으신 것처럼 저도 새 사람으로 일어나 변화되게 하옵소서. 전염질환으로 저에게 비움을 연습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원하지 않았는데 외출 절제, 만남 절제, 여행 절제, 하고 싶은 일을 다 절제합니다. 성령의 열매 가운데 하나, 절제하려 해도 못하였는데 지금 절제하라, 멈추라 하십니다.

비우지 못하는 저를 위해 주님께서 연습할 기회를 주셨습니다. 지금 빼앗긴다 생각지 말고 멈추게 하옵소서. 은혜의 시간입니다. 모세가 이스라엘을 이끌어 홍해를 건넜기 때문에 위대하고, 백성들을 가나안 땅 앞 모압 평지까지 인솔해 와서 위대하지만, 그보다 그는 멈출 수 있었습니다. 느보 산에서 하나님이 정지하라 하실 때 멈출 수 있는 위대함을 보게 됩니다. “이제 내가 교만한 마음을 버렸습니다. 오만한 길에서 돌아섰습니다. 너무 큰 것을 가지려고 나서지 않으며, 분에 넘치는 놀라운 일을 이루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시131:1) 어머니 품에 안긴 어린 아기같이 저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 주옵소서. 부활절이 올 때 저를 위해 준비하신 새 생명을 맛보게 하옵소서.

저의 마음을 평온하게 하옵소서. 이제부터 영원토록 소망을 하나님께 두겠습니다. 움켜쥐고 우쭐대는 영성이 아니라 어머니 품에 잠든 아기의 영성을 가져 하나님 앞에서 성취해 가게 하옵소서. “주와 함께 짐을 지면 나의 짐이 가벼워” 우리 앞이 어둡고 어렵지만, 예수님을 닮아 떠오르는 햇살 같은 은혜의 빛이 제 안에 밝히 비추게 하옵소서. 밖으로 펼쳐지고 확장되는 것을 복이라고 여기어왔지만, 사순절을 맞아 소박한 삶을 연습하겠습니다. 온종일 분주하게 이리저리 뛰면서 살았었는데 단순한 삶을 훈련하게 하옵소서. 그러나 오그라들지 말고 안으로부터 주님이 주시는 기쁨이 더 크게 퍼져나가게 하옵소서. 하나님께서 이 땅을 고쳐 주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551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 숭의여대 교목실장과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장을 역임하였다. 최근 저서로 「사순절의 영성」, 「부활 성령강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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