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공식적 입장표명이 아닌 ‘사견’임을 전제한 지 목사는 “첫 모임 후 여러 언론사에서 연락을 받았다. 지인들에게서도 이런저런 상황에서 첫 모임에 관한 비난, 비판, 비평, 조언, 격려, 감사의 얘기를 들었다”며 “그 중 무엇보다 핵심적인 이슈는 홍정길 목사님의 설교 내용이었다”고 했다.
그는 “홍정길 목사님의 설교와 연관하여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광화문 집회 쪽 입장과 뭐가 다르냐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았다. 제 생각은 다르다”며 “우선 홍 목사님이 동아일보와 인터뷰하면서 광화문 쪽과는 명백하게 선을 그었다”고 했다.
지 목사가 언급한 인터뷰의 해당 대목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다”는 기자의 질문에 홍 목사가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 쪽에서 찾아와 도와달라고 하더라. 그런데 그분이 쓰는 언어 품격을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다. 당연히 같이할 수 있는 일도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지 목사는 “홍 목사님의 설교가 보수 쪽 또는 극우 보수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쉽게들 단정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홍 목사님은 설교에서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가 실제로 김영삼 대통령 때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니까 홍 목사님은 이승만부터 노태우에 이르는 정치를 자유민주주의를 짓밟은 것으로 본다. 6·29선언이 계기가 되어 시작된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에서 자유민주주의가 실제로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지 목사는 “홍 목사님의 설교에서 중심은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라며 “이를 중심으로 명확하게 두 가지를 반대한다. 한편으로는 이승만부터 노태우에 이르기까지 자유민주주의를 짓밟은 정치 행태,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홍 목사님이 판단하기에 자유민주주의의 가치가 훼손될 것으로 생각되는 사회주의 정책의 방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사회주의’라는 개념에 관해서 홍 목사님이 구체적으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모른다”며 “제 견해를 잠깐 말씀드리면, 주로 경제 체제와 연관된 단어인 사회주의는 역사적으로 보면 다양한 형태가 있다. 기독교 역사에서 기독교 신앙과 사회주의 정신의 만남은 유래가 깊다. 유럽에서는 기독교 사회주의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독일의 집권 중심 정당은 기독교 신앙과 민주주의 정신이 결합된 기민당(CDU 기독교민주당)과 기독교 신앙과 사회주의 정신이 결합된 기사당(CSU 기독교사회당)”이라며 “약자와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라는 기독교 복음의 사회복지 및 사회적 명령이 유럽의 기독교 문화권에서 잘 정착된 사례”라고 덧붙였다.
지 목사는 “경제 형태로서 고전적인 자본주의가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은 상식이다. 오늘날,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한 자본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어느 나라든 사회주의적인 또는 사회 복지적인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며 “위와 같은 흐름에서 보면 현재 극우와 극좌의 대립이 심한 우리 사회에서 홍 목사님의 견해는 제3의 입장”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 근대 역사나 경제 및 정치 시스템에 관한 홍 목사님의 인식과 입장을 저는 세세하게는 모른다. 이번의 홍 목사님의 설교 내용과 연관하여 제 입장은 다른 부분이 있다”며 “이번 기도회 초청인들 여덟 사람들 사이에도 각기 차이가 있을 것이다. 나와 다른 것을 즉각 틀렸다고 비난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다른 견해를 서로 경청하고 대화하면서 진행되는 것이 민주주의요 건강한 사회의 특징”이라고 했다.
아울러 “어떤 사람의 말이나 글을 이해하고 비평할 때는 적어도 문맥을 살펴야 한다. 홍 목사님 설교에서 60퍼센트 정도 분량은 설교의 성경 본문인 역대하 7장 14절에 관한 것”이라며 “한국교회와 우리 사회에 사죄의 은총이 절실히 필요하고 목사들이 먼저 회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30퍼센트 정도는 1885년에 우리나라에 기독교 복음이 들어온 때부터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 시작까지의 역사 요약인데, 중심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자유민주주의다. 10퍼센트 정도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우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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