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신자지만 3년 간 사랑제일교회서 예배
지금 위기는 주사파 때문... 전광훈 목사가 맞서
기독자유당, 혼탁한 정치판에 빛과 소금 될 것

'철의 장벽' 소련과 동독 무너지는 것 보며 전향
유토피아, 혁명으로 건설 못해... 역사는 점진적
마르크스·레닌주의, 반미·일, 수령론이 주체사상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청와대 앞에 있는 ‘김문수TV’ 텐트에서 본지와 인터뷰하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김진영 기자

전광훈 목사(한기총 대표회장)가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거의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다. 제17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2006년부터 2014년까지 경기도지사를 했던 이 정치인은 왜 전 목사와 함께 반정부 투쟁에 앞장설까. "악령을 때려잡는 것은 성령"(21일 기독자유당 전당대회에서)이라는 그와, 22일 청와대 앞에 처진 '김문수TV' 텐트에서 마주했다.

-기독교인인가?

"천주교 신자다. 1994년 영세를 받았다. 그런데 성당 안 나간지는 한 3년 됐다. 대신 그 동안 (전광훈 목사가 담임하는) 사랑제일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성당은 왜 안 나갔나?

"신부란 사람들 중에 빨갱이들이 많아서 듣기가 싫었기 때문이다. 프로테스트(protest, 저항)를 안 해서인지 그들은 자유인이 아닌 것 같다."

-왜 전광훈 목사와 함께 다니나?

"전 목사님은 제가 (경기)도지사 할 때부터 오셔서 저를 위해 기도도 많이 하셨다. 그 뒤로 별로 안 보다가 천주교 성당에 실망하면서 사랑제일교회로 나가게 됐다. 그러면서 보니까 이 분이 이승만 대통령을 제대로 알고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깊더라. 역사 공부도 많이 하시고 성경도 잘 아셨다."

-단지 그것 때문인가?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할 분으로 본다. 지금의 위기는 주사(주체사상)파로부터 온 것인데, 그들을 물리칠 수 있는 사람이 전 목사님이라고 생각한다."

-주사파가 정권을 잡고 있다고 판단하나?

"그렇다. 그들이 지난 72년 동안 대한민국이 이룩해 놨던 걸 다 무너뜨리고 있다."

-기독교 내부에서도 전광훈 목사를 비판하는 이들이 있다.

"욕 잘한다, 무식하다, 잘난 척 한다, 거칠다, 스펙이 별볼일 없다, 교회가 크지 않다, 이런 류의 비판이 있다는 걸 안다. 그런데 나사렛 예수가 교회가 컸나? 스펙이 좋았나? 그런 크기와 스펙을 잣대로 삼으면 안 된다. 하나님이 기적처럼 이 땅에 대한민국이라는 위대한 나라를 세우셨는데, 악령 주사파들이 그걸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전 목사를 비판하는 이들이 이런 주사파와 싸우겠다고 하면, 나는 그를 따라갈 것이다. 그런데 없다."

-전 목사가 자주 하는 얘기 중에 '이승만 대통령의 기독교 입국론'이 있다.

"맞는 말이다. 제헌의회 회의록 첫 머리에 당시 이윤영 목사의 기도가 나와 있다. 임시의장이었던 이승만 대통령이 그에게 기도를 요청했다."

-21일 기독자유당 전당대회에서 악령, 곧 주사파를 때려잡는 것은 성령이라고 했다. 어째서인가?

"그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세계 역사상 가장 조직적이고 거대한 악령이 김일성부터 김정은까지, 곧 주사파 집단이다. 성령만이 그 추종 세력들을 이길 수 있다."

-기독자유당이 왜 필요한가?

"여의도의 혼탁한 정치판에 빛과 소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성경 위에 서서 성령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교회가 왜 정치하느냐?"며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럼 사탄이 정치를 하도록 내버려둬야 하나? 교회야 말로 정치를 해야 한다. 국민을, 이 나라를 사랑한다면 마땅히 성도로 하여금 정치를 하게 해야 한다."

-스스로를 '빨갱이'로 부를 만큼, 오랫동안 노동운동에 투신했었다. 왜 전향했나?

"소련과 동독이 무너지는 걸 보면서다. 그 전에는 철의 장벽에 막혀 내부를 보지 못했다. 무너지고보니까 책으로 공부했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책과는 너무 다른 현실을 보면서 돌아섰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김 전 지사는 “주사파 빨갱이들을 제압할 수 있는 건 오직 기독교 뿐”이라며 “지금 아니면, 언제 또 나서겠나”라고 했다. ©김진영 기자

-책과 현실의 그런 괴리가 왜 발생했다고 보나?

"인간의 본성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이다. 공산주의자들은 독재와 노동, 심지어 감옥을 통해 이걸 뽑아내려 했다. 그러면서도 김일성이나 모택동, 레닌과 마르크스는 마치 그런 이기심이 없는 것처럼 속였다. 이런 가짜 위에 사회의 구조를 설계한 것이다. 그러니 괴리가 생길 수밖에. 지금도 모든 공산주의자들은 인간의 이기심을 없앨 수 있다는 착각에 전위정당을 만들어 유토피아를 건설할 수 있다고 하는데, 다 거짓말이다. 유토피아는 절대 혁명으로 건설할 수 없다. 점진적으로 자기 모순과 부족함을 극복해 가는 것이 인류의 역사였다. 이런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게 바로 자유주의다."

-그런 자유주의와 기독교는 어떤 관계에 있나?

"자유주의의 핵심이 기독교다. 하나님의 형상인 인간은 그 자체로 존엄하지만 나약하고 부족하다고 보는 그 신앙이 또한 자유주의 사상의 중심을 이루는 까닭이다."

-주사파가 정권을 잡고 있다고 했는데, 쉽게 말해 주체사상이 뭔가?

"김일성사상 혹은 김일성주의가 바로 주체사상인데, 마르크스·레닌주의가 그 첫째고, 그 다음은 반미와 반일, 그리고 '우리민족끼리'라는 민족주의다. 또 하나는 김일성수령론이다. 수령이 우리에게 정치적 생명은 물론이고 먹을 것과 모든 필요한 것을 다 주신다는 믿음이다."

-종교같다.

"종교보다 더하다. 나도 마르크스·레닌주의자, 모택동주의자까지는 되었는데, 수령론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김일성주의자들과 함께 2년 반 동안 감옥에 있으면서도 그런 개인숭배는 거부했다.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수령론을 받아들이는 이들이 존재하는 건 왜인가?

"북한의 김일성이 국토와 국가라는 권력, 군대와 경찰을 비롯해 모든 병원과 학교, 공장, 무엇보다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다 가지고 있다. 신보다 더한 존재다. 어느 신이 고모부를 고사총으로 죽이고 맏형을 공항까지 따라가 독살하게 하겠나."

-기독교인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어떻게 평가하나?

"기독교 신앙이 좋은 분이다. 자유한국당이 제대로 싸우지 못하는 건 아쉽지만 그래도 그 만큼 신앙을 가진 분이 있다는 게 위안이 된다."

-4.15 총선에 나갈 건가?

"안 나간다."

-기독교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주사파 빨갱이들을 제압할 수 있는 건 오직 기독교 뿐이다. 지금 아니면, 언제 또 나서겠나."

이날 '김문수TV' 텐트에는 여러 사람들이 드나들었는데, 기자가 본 이들 모두 기독교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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