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최근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경기총)와 경기도의회가 '성평등 조례' 내용 일부를 수정하는 것에 합의하자 반(反)동성애 진영으로부터 엄청난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잠 못 드는 밤의 연서"란 제목의 목양칼럼을 통해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소강석 목사는 "지난 2019년 6월에 경기도 한 도의원이 성평등조례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성평등위원회를 공공기관 및 사용자, 즉 민간단체까지 설치하도록 개정한 것"이라며 "여기서 성평등위원회는 양성평등이 아니라 젠더로서의 사회적 성평등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성평등위원회를 설치할 시에는 운영비 전액과 사업비 일부를 도비로 지원하도록 개정한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경기총은 성평등이라는 용어에 동성애 및 제3의 성이 포함되었다는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강력하게 반대했다"고 밝히고, "수차례 그 법을 발의한 도의원을 설득하고 문제되는 조항을 삭제, 수정하도록 요청 하였지만 결국 개정 원안대로 통과 시켜 버렸다"면서 "경기총은 31개 시군연합회와 긴급 모임을 갖고 7월 28일 출범식과 함께 1차 도민규탄대회를 도청 앞에서 실시했다. 8월 25일에 2차 도민규탄대회를 했다. 이 일에 우리 교회도 앞장섰다"고 했다.
소 목사는 "그러면서도 도의회 대표단과 7차에 걸쳐 재개정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고 밝히고, "우리 안에는 두 가지 견해가 있었는데, 성평등 조례를 전부 개정하자는 안과 경기도 의회가 개정할 수 있는 최대치로 개정하자는 견해였다"면서 "그러나 전부를 원하는 견해가 더 강해 7차 간담회가 결렬되어 버린 것"이라 했다.
이러한 이유로 "경기총 대표회장과 증경회장들이 나서서 현실적인 대화에 들어갔다"고 설명한 소 목사는 "이번에 완전 개정은 못하더라도, 성의 의미를 생물학적 성으로 정의하고 사용자에 종교단체는 제외하며 강제조항으로 보이는 '하여야 한다'를 '할 수 있다'로 고쳐 종교와 교육, 기업까지도 자유를 준 것"이라 설명했다.
소 목사는 "이러한 내용이 어느 일간지에 보도되니까 아주 원리적인 분들이 강력한 반대를 했다"고 말하고, "내부에서만 반대 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을 동원해서까지 반대했고, 도의원들이 기사 내용을 보고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부결시켜 버렸다"고 했다.
이번 일에 대해 소 목사는 "물론 강성인 이들의 주장대로 총선을 앞에 두고 최대한 압박해 우리의 의견을 100% 수용하게 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묻고, "그러나 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때는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선에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원리와 목표는 같지만 방법은 다를 수 있다. 만약 이번에 경기도 성평등 조례를 어느 선에서라도 개정 했으면 다른 조례도 유보되거나 철회 됐을 것이다. 또 어느 선까지 개정하고 그 다음에 더 완벽하게 개정할 수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가치는 훌륭하지만 우리끼리 순교하겠다고 소리치면 무슨 소용 있겠는가"를 묻고, "일이 조금이라도 되게 해야 한다. 더 큰 화를 막아야 한다"며 "현장의 사역은 관념적인 생각과 구호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다. 너무 직선적으로만 가면 될 일도 그르치고 오히려 피해를 더 확대시키는 결과를 낳게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물론 완전히 개정할 수 있으면 저 역시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지만, 종교인 과세 대처 때도 우리끼리 관념적이고 원론적 구호만 외치고 있었더라면 어떻게 되었겠느냐"며 "우리는 일단 둑을 지켜야 한다. 둑이 무너지면 배를 건조해 그 안에서 순교의 공동체를 이루어야 되겠지만, 둑은 지킬 수 있을 때 지켜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과거에는 교회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외부의 세력을 차단하고 막는데 급급했다면 지금은 우군끼리의 조율과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더 우선순위가 되어 가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소 목사는 "정말 밤은 깊고 갈 길은 먼데, 목회하랴, 교계 안에서는 우군끼리 소통하고 설득을 하랴, 밖으로는 교회 생태계 지키랴, 잠 못 이루는 나날이 연속되고 있다"며 "하나님이 은혜 주시면 길이 보이고 깊은 밤이 지나 아침이 오리라 믿는다"고 했다.
한편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대표 주요셉 목사, 이하 반동연)는 소 목사의 칼럼에 대해 "경기도성평등 조례 개정 건 왜곡한 소강석 목사에 대한 유감"이란 제목의 논평을 통해 비판했다.
반동연은 "내막을 전혀 모르는 이들에게 마치 경기도 도의원들이 성평등 조례 개정안을 부결시켜 버린 책임이 반동연을 비롯한 동성애 반대운동 진영에게 있다고 덮어씌웠다"며 "분노와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소강석 목사가) 문제의 본질을 호도한 것"이라며 "지금껏 동성애 반대운동에 힘써온 노고를 인정하며, 초갈등사회 극복을 위해 중재자로 땀 흘려온 수고도 인정하지만, 이번 건은 문제를 잘못 파악한 것"이라 했다.
반동연은 "야합하듯 도의원들의 비위를 맞춰주다 민주당 도의원들에게 퇴짜 맞은 수모를 엉뚱하게 해석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라며 "분명히 말하건대, 개정안은 처음부터 올바른 방향의 것이 아니었다. 아무리 합리화하고 변명해도 잘못한 것이다. 소 목사는 이 점에 대해 한국교회 동성애 반대운동 진영을 분열시킨 책임을 통감하고 공식 사과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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