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행동하는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의 모임인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상임대표 김영한, 이하 샬롬나비)이 1일 3.1운동 100주년 논평을 통해 "자유·평등, 민주·자주, 인도·평화 등 3.1운동 정신을 공유하고 남북관계에 평화통일로 확산시키자"고 당부하고, "오늘날 한국교회는 선조들이 보여준 자발적 희생, 공공성과 공동체 정신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샬롬나비는 논평을 통해 "민족 독립을 위한 기독교의 참여와 수난은 오늘날 백년 후 제1종교 되는 결실을 가져왔다"고 말하고, "3.1운동 100주년기념사업을 나라사랑운동과 지역공동체 통합으로 의미있게 진행해야 한다"면서 "그동안 소외 받았던 독립유공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예우와 대우를 실질적으로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일본은 군국주의 침략역사를 회개하고 아시아 공동체 형성에 힘을 기울여야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논평 전문이다.
[샬롬나비, 3.1운동 백주년 논평서]
"자유·평등, 민주·자주, 인도·평화 등 3.1운동 정신을 공유하고 남북관계에 평화통일로 확산시키자"
"오늘날 한국교회는 선조들이 보여준 자발적 희생, 공공성과 공동체 정신을 생활화해야 한다"
올해는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3.1운동은 1919년 3월 1일에 일제의 강압적인 식민지 통치에 항거하여 일어난 거국적 민족독립운동이다. 3.1운동은 ’실패한 독립운동’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오늘날 대한민국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3.1운동의 역사적 결실과 연결되어 있다. 3.1운동은 우리 민족이 일제의 식민통치에 분연히 항거하여, 억압될 수 없고, 억압되지도 않는다는 민족의 독립정신과 독립 의지를 세계만방에 선포하였다. 3.1운동은 일부 지역적이거나 일부 엘리트 집단의 운동이 아니라, 전 민족이 참여 한, 역사 이래 최초의 비폭력 독립운동이었다. 3.1운동은 26년 후 연합군에게 패배한 일제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건국할 수 있는 정신적 자산과 민족 능력의 토대가 되었다. 무능한 조선 왕조가 이렇다 할 저항도 해 보지 못한 채 3천리 강토를 일본에게 통째로 내 준 이래 한국인들은 일본 제국주의의 노예가 되었다. 일제의 탄압은 교묘하고도 철저했고 경찰 대신 헌병을 투입하여 식민지 한국의 치안을 다잡았다. 이에 대하여 한국 국민들은 일제 야욕에 항거하는 독립만세운동을 전개하였고 이 운동은 들불처럼 전국으로 번져나갔다. 3.1운동은 일제시대를 통틀어 가장 거대하게 벌어진 비폭력적 항일 투쟁이었다. 3.1운동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계기가 되었고 오늘날 대한민국의 정신적 토대가 되었다. 샬롬나비는 다음 사항을 천명하고자한다.
1. 자유·평등,민주·자주.인도(仁道)·평화의 3.1운동 정신을 가르치고 공유하고 확산해야한다.
3.1운동 정신인 자유평등, 민주·자주, 인도·평화 사상을 더욱 발전시켜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거두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격(人格)교육을 통해서 인성(人性)을 강화하고 윤리실천 범국민운동을 전개해야만 할 것이다. 3·1운동 정신은 흑백의 단순 논리를 뛰어넘어 입체적이고 다원적인 해석으로 정치적 이념논쟁과 한국인만을 위한 잔치를 넘어, 외국인들에게도 알려야한다. 해외동포와 3.1운동의 역사와 가치를 나눔으로써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와 세계 평화를 위한 국제적 공감대를 확산시켜야한다. 후손들에게 3.1운동 정신을 가르쳐야겠다. 한국의 교육은 경쟁과 서열 중심의 입시교육에만 치중해 가치관과 인성을 돌보지 않고 있다. 교육의 본래 역할은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공공선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교육은 유치원 문턱부터 고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오로지 ‘좋은 대학’을 목표로 경쟁하는 ‘점수 기계’를 찍어내는 데 치우쳐 있다. 이론적으로뿐 아니라 현장체험학습을 통하여 3.1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가르쳐야한다. ‘도산드림스쿨 국제학교’ (DDS)학생들이 외국인 대상 거리홍보 캠페인을 하는 것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2. 민족 독립을 위한 기독교의 참여와 수난은 오늘날 백년 후 제1종교 되는 결실을 가져왔다.
3.1독립운동은 기독교를 제외하고는 기술할 수 없을 정도로 기독교의 역할이 지대했었다는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우선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 중에 기독교인이 16인이라는 것이 증거이다.(참고 천도교 15인 불교 2인). 당시 기독교 인구는 20만 명 정도였으며, 그에 비하여 천도교 인구는 100만 명을 넘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족대표에 기독교 인사가 16인이 서명한 것은 종교인구 비율이 아니라 그 영향력의 비례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당시 기독교는 교회라는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었으며, 초대 대통령 이승만이 언급한대로 기독교 인사들은 당시 사람들에게 신뢰를 받고 있었다. 전국 교회들은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지역사회에 보급하는 일과 함께 독립만세 운동에 중심적인 역할을 감당하였다. 그러므로 그 역할에 따른 대가는 실로 큰 것이었다. 제암리 교회 학살사건은 일본군과 경찰에 의한 만행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한국교회가 3.1독립운동을 주도함으로써 얻은 큰 상처 대가(代價)로 한국교회는 오늘날 제1종교로서 우리 시회에 인정을 받는 터전을 마련한 것이다. 평화통일의 꿈이 실현될 때까지 3.1정신으로 특별히 종교인들의 사명과 역할이 중차대함을 인식하고 종교 간의 갈등을 극복하면서 종교 간의 대화와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할 것이다
3. 3.1운동 100주년기념사업을 나라사랑운동과 지역공동체 통합으로 의미있게 진행해야 한다.
올해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정부 부처별로 다양한 기념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기념사업들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쳐서는 안된다. 기념행사는 민족의식과 시민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전환돼야 한다. 나라사랑운동과 지역공동체 통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련 사업들을 추진해야겠다. 지방분권의 취지에 맞게 현장에 대한 검증과 자료발굴 등을 통해 운동의 정신을 기려야 한다. <1919유관순>이라는 기록영화는 유관순을 비롯한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다룰 것으로 알려지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으로서 기념사업의 좋은 예이다. 대통령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로부터 공식 후원 받은 작품이다. 기독교계에서도 기도회와 기념세미나를 많이 열어야한다. 신자들은 평화의 사도로서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한다.
4. 그동안 소외 받았던 독립유공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예우와 대우를 실질적으로 해야한다.
유관순 열사를 3등급에서 1등급 유공자로 격상한 것은 바람직하다. 지난 2월 20일에 별세하신 ‘김구 비서’ ‘마지막 광복군’ 김우전 선생은 생전 언론 인터뷰에서 말한 것처럼 친일파는 일제가 물러간 뒤에도 좋은 벼슬을 차지하고 후손들도 승승장구했지만,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찢어지는 가난에 시달려야 했다. 일제 하 36년 동안 광복을 위해 희생한 독립유공자와 유가족들을 외면해서는 안되며 상응하는 예우를 해주야 한다. 서울시가 어렵게 사는 독립유공자 가족들 돌보기에 동참한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올해 경쟁입찰 예정인 한강공원 매점 11곳 중 2곳을 독립유공자 유가족들이 세운 복지사업조합에 수의계약으로 넘긴 일이 있다.
5. 일본은 군국주의 침략역사를 회개하고 아시아 공동체 형성에 힘을 기울여야한다.
일본은 독일처럼 침략역사를 회개하고 아시아 공영 공동체 형성에 힘을 기울여야한다. 오늘날 일본 아베 정권은 침략 역사를 진심으로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독도를 침탈하려고 혈안이다. 최근에는 일본의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한 1993년 ‘고노담화’를 재검증 하겠다고 나섰고, 일본의 학생들에게도 왜곡된 역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일본은 우경화와 망언으로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아베 정권은 헌법수정을 강행하며 자위대의 무장과 침략전쟁을 합법화를 시도함으로 군국주의 부활을 꾀하고 있다. 아베는 반인륜적 전쟁 범죄를 지우려고 발버둥 칠수록 더 깊이 수렁에 빠지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아베의 행태는 이웃 피해국의 분노감과 적대감을 키우며 세계인들의 웃음꺼리가 됨을 알아야 할 것이다.
6. 한국교회는 선조들이 보여준 자발적 희생, 공공성과 공동체 정신을 생활화 해야 한다.
3.1운동은 이 땅에 평화를 만드는 사명을 가진 선조들, 특히 기독교인들 덕분에 비폭력 저항운동으로 진행되었다. 기독교인들은 신앙선배들의 용기와 희생정신을 본받고자 노력해야한다. 신조들은 일제의 무단정치에 항거함으로써 구속당하고 고문당하고 목숨까지 잃는 자기희생을 민족과 국가를 위하여 바친 자들이다. 당시 민족주의 애국자들은 한국교회를 민족을 위한 교회로 여겼다. 춘원 이광수는 우리 민족이 기독교에 대하여 감사해야 할 일이 있다며, 여덟 가지(.근대화, 도덕진흥, 교육보급, 여성지위, 조혼폐지, 한글보급, 사상 자격(刺激), 개성 자작)를 언급하였다. 당시 한국교회가 사회를 향하여 헌신했던 일이 가치가 있었으며, 사람들을 감동시켰던 것이다. 민족 사랑의 거룩한 정신과 불의에 항거하던 숭고한 정신을 오늘날 계승하는 것이 요청된다. 현재 기독교는 한편으로는 967만 신자(2015년 통계청 수치)로서 한국 제1종교로 부상했으나, 다른 편으로는 교단 분렬, 일부 지도자들의 비리, 일부 교회의 다툼으로 인하여 ‘개독교’라 불리며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이때 기독교인들은 100년 전 3.1운동 시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보여준 기독교의 자발적 희생, 공공성과 공동체 정신을 다시 각성하고 깨어서 기도하며 사회정의와 평화를 위한 역할을 완수해야겠다.
2019년 3월 1일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샬롬나비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 #3.1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