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민갑룡 신임 경찰청장이 지난 8월 10일 오전 11시 한국기독교연합을 예방, 대표회장 이동석 목사와 환담했다.
신임 민갑룡 청장은 “역대 청장 중에 가장 어려운 숙제를 많이 안고 취임하게 되었는데 국민들을 위해 잘 풀어낼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많이 기도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인사했다. 이에 대해 대표회장 이동석 목사는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거우시겠지만 국민을 위해 더욱 낮은 자세로 봉사해 달라”고 당부했다.
민 총장은 “취임이후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듣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치안 현장에서 공권력을 집행하기에 앞서 억울한 사람들의 하소연을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문제가 쉽게 해결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면서 “경찰이 상대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고 문제에 접근하지 않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표회장 이동석 목사는 동감을 표시하면서 “교회 목회현장에서도 교인들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를 많이 본다”며 “하물며 국민의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이 그런 자세로 임하면 우리 사회의 질서가 잡히고 경찰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도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 배석한 송태섭 목사(공동회장)는 “국민들의 걱정은 늘 안보와 치안에 있다”며 “최근 보수 진보 대립이 격화되면서 이 와중에 기독교는 평화적인 시위를 지양하고 과격 시위를 자제하고 있으나 NAP를 비롯해 최근에 현안에 대해 정부가 소수 인권만 중요하게 여기고 다수의 인권이 침해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간과하는 측면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 총장은 “불법집회가 아닌 이상 그 어떤 집회도 보장하고 출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경찰의 입장”이라며 “저는 현장에 투입되는 경찰들에게 첫째 균형, 둘째 안전, 셋째 인권을 꼭 가슴에 새기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임회장 권태진 목사는 “시위현장에서 태극기든 촛불이든 모두가 국민인데 정부가 태극기는 탄압하고 촛불은 보호한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고 말하고 “모두가 같은 국민인데 한쪽을 적으로 돌리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권 목사는 이어 “보수 진보 집회가 동시에 열릴 경우 이에 대응하는 경찰의 자세가 다르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여전히 경찰을 불신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러나 경찰을 신뢰하고 사랑하는 국민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민 청장은 “경찰은 어느 한쪽에 편중되어 공정성을 잃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집회권을 최대한 보호하고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다보니 소극적인 대응을 할 수밖에 없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부탁했다.
민 청장은 끝으로 “현재 국회에서 수사권 조정문제가 입법 과정에 있는데 이것은 경찰로서는 70년 숙원이다.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경찰이 국민과 함께 더욱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대표회장 이동석 목사가 민갑룡 청장을 위해 기도하는 것으로 30분간의 대화를 마무리했다.
이날 민갑룡 총장 내방에 경찰청 기독선교회장 정채민 총경과 혜화서 김주원 서장이, 한기연에서는 상임회장 권태진 목사와 공동회장 송태섭 목사, 사무총장 최귀수 목사, 기획홍보실장 김 훈 장로가 각각 배석했다.
신임 민갑룡 청장(치안총감)은 경찰대 4기로 서울 송파서장, 경찰청 국민안전 혁신추진TF단장, 서울지방경찰청 차장(치안감), 경찰청 차장(치안정감)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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