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홍은혜 기자] 한국 순교자의 소리(VOM)가 "북한 정부가 만든 영상을 통해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북한 기독교 순교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 영상은 북한에서 종교를 지지하는 자들을 어떻게 규정하고 종교 전파를 중단시키는가에 관한 내용으로 북한 안전보위부 반간첩투쟁 전람관이 북한사람들을 훈련하는 데 사용된 자료였다.
한국 VOM 대표인 현숙 폴리 박사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 정부 영상의 목적은 종교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불신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영상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잘 살펴보면, 우리는 담대하고 용감한 북한 전도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처음 알게 됩니다. 그들은 중국에서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북한으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남한으로 탈출하는 대신 말입니다.”
선전용 영상에 따르면 차덕순은 한때 강력한 혁명 동지였으나, 고난의 행군 시기에 당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게 되었다. 그러던 중 어떤 여인이 차덕순에게 와서 서북쪽으로 가면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여인은 “당신이 아무리 죽을죄를 지었어도 살 수 있는 길이 있다”라고 말해주었다는 것이다.
이 여인을 만나고 나서, 차덕순은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갔다. 자신의 삼촌이 중국에 살았다는 사실이 기억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도착해보니 그녀의 삼촌은 이미 사망한 뒤였다. 혼자 몸으로 중국에서 갖은 고생을 하던 차덕순은 우연히 서탑 교회를 보고 그곳에 들어갔다. 교회에서 들은 복음 메시지는 차덕순의 마음에 깊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선전 영상에 의하면, 차덕순은 광신도가 되었고 북한에 돌아가 북한 내 신도들로 지하 조직을 만들라는 부추김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처음 북한에 돌아갔을 때, 차덕순은 불법으로 중국에 갔던 일을 정부 당국에 자수했다. 영상에 따르면 정부 당국은 그녀를 불쌍히 여기고 풀어주었다. 그러나 차덕순은 정부에 감사하는 대신 “하나님의 은혜입니다”라며 주님을 찬양했다.
차덕순은 빈곤을 이유로 정부로부터 북한 내 이 마을 저 마을을 다닐 수 있는 통행 허가증을 받았다. 이렇게 돌아다니면서 차덕순은 사람들을 전도하기 위해 갖은 애를 썼다. 선전 영상에 따르면 차덕순은 가난하거나 병든 사람들에게 돈을 비롯해 여러 가지 물질적 도움을 주었다. 또한 오랫동안 기독교인으로 살아온 집안 자손들을 찾아내 함께 예배를 드렸다. 이 영상은 이 지하교인들이 일요일마다, 심지어 가장 바쁜 농사철에도 모여서 예배하고 기도하며 찬송가를 부르고 성경을 공부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관해 폴리 대표는 “물론 선전 영상이 이런 방식으로 차덕순을 설명하지는 않는다. 이 영상은 그녀가 간첩이며, 다른 사람들을 간첩으로 포섭했다고 묘사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 북한 선전에서 사용하는 복음 전도에 관한 전형적인 정의”라고 설명했다.
결국 차덕순은 소위 ‘각성한 훌륭한 군중’의 신고로 적발되고 말았다.
폴리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북한 정부의 훈련용 영상에서 차덕순의 결말은 로마서 8장 28절,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는 말씀을 떠오르게 한다고 했다.
“순교자의 소리(VOM)의 목적은 순교자들의 소리가 침묵 속에 묻히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차덕순의 이야기는 하나님께서 반(反)종교 훈련 영상까지 사용하셔서 사랑하는 순교자들의 이야기와 내용, 그리고 그들이 한 말까지도 잃어버리지 않게 하신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하나님은 순교자들을 파멸시키려 했던 북한 정부를 사용하시어 오히려 순교자들의 정보가 확실히 보존되고 전파되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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