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한국기독교장로회(이하 기장) 총회가 오는 19~22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제102회 정기총회를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지난 8월 31일 낮 총회 본부에서는 이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그런데 총회 헌의안 가운데 특별히 세상의 '동성애 차별금지법'에 준하는 안건이 포함되어 교단 목회자들의 순수 목회 활동을 위축시키지는 않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먼저 기장 총회는 이번 정기총회 방향에 대해 “제99회 총회 결의에 따라 권역 별로 총회를 개최하게 된다”고 밝히고, 특히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총회인 만큼, 그 동안 ‘치리총회’에 치중했던 방식으로부터 탈피해 ‘예배, 문화, 교육, 치리 총회’라는 ‘총회원 모두의 총회’로 거듭나기 위해 제도적인 개혁과 발전을 시작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덧붙여 “총회가 종교개혁의 정신을 담아 한국교회의 질적인 발전의 모범이 되는 성스러운 총회가 되도록 성심을 다해 준비하고 맞이하는 총회가 되기를 기도하며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기장 정기총회의 주제는 “종교개혁500주년 말씀으로 새로워지는 교회”(사42:5~9, 고후2:17, 요1:1~5)이다. 총회 규모는 총대 목사와 장로가 각각 341명 모두 682명이며, 당연직 언권 회원 63명과 초청 언권 회원 36명이 함께 해 모두 781명이 참여한다. 예배와 회무, 신임 총회장 및 부총회장의 선거 외에도 교육과 미니콘서트, 박람회, 전시회, ECO-PROK 캠페인 등 다양한 문화 행사도 진행된다.
기자회견에서는 이재천 목사가 주요 안건들에 대해 설명했다. 부총회장 후보자가 나서지 않은 상황에 대해 이 목사는 총회 현장에서 후보자를 추천받을 예정이라 밝혔고, 아카데미하우스의 운영에 대해서 이것을 매각할지, 아니면 총회 직영으로 운영할 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한신대 총장을 아직 선출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이것은 한국 교육시스템이 갖고 있는 문제를 우리가 앓고 있는 과정이라 생각 한다”고 밝히고, “법적 강제력보다는, 서로를 존중하는 가운데 대화를 통해 풀리기를 바라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특히 몇몇 헌의 안건 가운데 성소수자 문제가 포함된 것과 관련, 이 목사는 먼저 “안건화가 되었다는 것은 이런 논의들이 진행될 것이라는 총대 사이의 선 이해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 한다”고 밝히고, “지난 총회 때 이 문제가 기각된 것은 가치가 없어 내려놓음이 아니라, 잠시 내려놓고 돌아가 공부하고 다시 오자는 그런 의미로 판단했다”며 이번 총회 이 사안을 본격적으로 다룰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성소수자’ 관련 헌의 안건은 1-7) ‘양성평등위원회’를 ‘성평등위원회’로 명칭 변경 헌의의 건(양성평등위원회)과 1-8) 성소수자교인 목회를 위한 연구위원회 구성과 활동 헌의의 건(교회와사회위원회), 그리고 1-10) 헌법 권징조례 제1장(총칙) 제4조(재판의 심급과 관할) 제3항 신설 헌의의 건(양성평등위원회) 등이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1-7) 헌의 안건은 사회적으로도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부분으로 총회 상 격한 토론이 예상된다. 특히 1-10)의 경우는 구체적인 내용이 “3. 단, 인간 혐오나 성폭력 행위에 대한 소송은 특별법에 따라 재판 한다”는 구절이 포함되어 ‘인간 혐오’를 성소수자 비판에 적용시킨다면, 세상의 ‘동성애 차별금지법’의 폐단과 다를 바 없게 된다. 이에 이 안이 통과된다면, 교단 내 목회자들의 순수 목회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이재천 목사는 “한국교회가 이 문제를 금기시하고 있는 것 같은데, 기장은 금기 보다는 오히려 정직하게 이 문제를 함께 논의해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세상의 본이 되어야 할 교회가 금기시 되는 이슈들을 쉬쉬 하면서 더 극단화된 갈등을 원치 않게 조장하는 현상에 대해, 기장이 시대적 십자가를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어떻게 갈등을 희석하고 마주쳐서 갈등 아닌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갈 수 있을지, 어떤 형태로든 논의의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8개 교단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가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의 이단성을 조사하는 것과 관련, 이 목사는 “총회는 헌의 안건을 중심으로 다루는 곳”이라며 임 목사 관련된 안건은 상정되지 않아 다뤄지지 않을 것이라 시사하고, “그 부분은 연구소에 위임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