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종교개혁500주년을 맞은 한국교회, 그러나 종교개혁 정신이 그만큼 깊어져 더욱 칭찬을 받는 것이 아닌, 오히려 과거 타락했던 카톨릭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말테 박사(루터대 실천신학)는 그런 한국교회 잘못된 10가지 모습을 이야기 했다.
◈이말테 박사는 먼저 "율법주의적 예배 이해"가 현 한국교회와 과거 종교개혁 시대 카톨릭과 모습이 같다고 했다. 그는 "종교개혁의 예배 사상에 있어서 하나님의 말씀이 예배의 중심이 된다"고 말하고,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개신교회의 예배의 결정적인 것"이라며 "예배의 우선적 주체는 하나님으로 사람은 응답만 하는 것"이라 했다.
그러나 이 박사는 "한국어 용어를 만들 때 미국 선교사들이 종교개혁의 예배이해와 어울리지 않는 워십(Worship)이라는 말을 선택해 예배라는 말로 번역했다"고 지적하고, "예(禮)와 배(拜)라는 한문 둘 다 인간의 행동을 말하는 것으로, 제사적 차원만 표현된다"며 "‘예배’ 혹은 ‘예배 드리다’라는 표현은 잘못된 토착화의 예"라 했다. 때문에 "한국 개신교회가 예배 이해에 있어서 종교개혁을 필요로 할 것"이라 했다.
◈이어 이말테 박사는 "하나님의 은혜나 복을 얻기 위해 재물로 하나님께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하는 오류"를 지적했다. 그는 "하나님의 복을 얻거나 복을 얻으려고 헌금을 드리는 교인들이 많을 것"이라 지적하고, "더 많은 헌금을 얻기 위해 헌금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사상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오해를 사용하는 교회들도 있다"며 "종교개혁은 올바르지 않은 교회의 돈 문제 비판으로 시작된 것"이라 했다.
또 이 박사는 "한국 개신교회에서 돈 뿐만 아니라 기도를 통하여서도 운명을 변경시키려 하는 시도도 있다"고 지적하고, "기도를 하나님께 영향을 줄 수 있는 도구로 이해하는 개신교인들이 많은데, 염치없이 하나님을 사용하려는 교만함은 루터 당시의 천주교인들조차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한국 개신교회의 개혁이 루터 당시 카톨릭보다 더 시급하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세 번째로 이말테 박사는 "선행을 통하여 천국에 갈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하는 오류"를 지적했다. 그는 "하나님께 영향을 주고 자기의 미래를 더 좋게 만들려고 하는 방법들 중에 선행으로 구원을 얻으려고 하는 시도가 있는데, 천국 입장권을 자기 노력으로 얻으려 하는 시도는 교만"이라 말하고, 더불어 "종교적 행동만이 모범적인 교인의 특징이 아니라 루터는 온 삶을 예배로 이해해야 함을 강조했다"고 이야기 했다.
◈네 번째로 이말테 박사는 "교회의 지옥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 악용"을 문제삼았다. 그는 "인간의 사망과 사후에 대한 두려움을 교회가 악용하는 일이 많은데, 이는 500년 전에도 그랬고 오늘도 그러한 것"이라며 "세례 요한의 심판의 경고와 같은 전파와, 예수의 하나님께로 초청하는 전파 사이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한국 개신교인들이 많은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다섯 번째로 이말테 박사는 "교회의 교권주의"를 지적했다. 그는 종교개혁자들이 사제와 평신도의 절대적 구별을 반대했다는 사실을 말하고, "한국개신교회에서 그러한 종교개혁의 특징이 거의 안 느껴진다"라며 "한국 개신교회의 심각한 문제는 '목사 중심'"이라 했다. 덧붙여 "안수를 높은 자리를 주는 특권을 받는 것으로 오해하는 목사들도 있다"고도 했다.
◈'성직 매매'도 이말테 박사에게는 지적거리였다. 그는 "종교개혁이 카톨릭의 성직매매와 비리 사건으로 시작됐고, 이는 신약시대부터 금지된 범죄"라며 "한국 개신교회에서 뇌물을 주고 고위 성직을 얻었던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라 비판했다. 그는 "큰 교단에서 총회장 혹은 감독회장이 되고 싶으면 수 억 원을 써야 한다고 한다"며 "장로가 되고 싶을 때에도 교회에 헌금을 많이 내어야 하는 것도 문제"라 했다.
◈일곱 번째로 이말테 박사는 "목사들의 지나친 돈에 대한 관심과 잘못된 돈 사용"을 지적했다. 그는 "교회의 크기와 교회 재정의 양적 현황에 대해 지나친 관심이 있는 목사들이 많다"고 지적하고, "담임 목사들의 잘못된 돈 사용이 교회 안에서 생긴 갈등들 중에 가장 잦은 원인"이라고도 했다.
◈여덟 번째로 이말테 박사는 "목사들이 교회를 개인적 소유로 착각하는 것"을 지적했다. 그는 "교인들의 헌금으로 구입한 부동산을 목사의 개인 소유로 이해하는 목사들이 많은 것을 쉽게 확인 할 수 있다"고 말하고, "담임목사가 아들에게 교회를 유산으로 맡겨 주는 습관도 언급할 수 있다"며 "담임목사 임명과 세습 문제가 모든 교회공동체 내의 갈등들의 원인 중에 두 번째로 잦은 것"이라 했다.
◈아홉 번째로 이말테 박사는 "목사들의 도덕적, 성적 타락"을 꼽았다. 그는 "한국 개신교회에 착한 교인들과 모범적인 목사들이 많지만 드러나는 추문들이 놀라울 정도로 많다"고 말하고, "성적 추행에서부터 간음과 사기와 탈세와 횡령까지 하는 목사들이 있다"며 "목사의 성적 문제가 교회 공동체 안의 문제 원인 중에 4번째로 잦은 것"이라 했다.
◈마지막 열 번째는 "많은 목사들의 낮은 신학적 수준"이었다. 이 박사는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도 돈만 있으면 다닐 수 있는 대학교를 찾을 수 있고, 대학교 교수들이 대부분 F점수를 주지 않아서 최하 수준의 학생들까지도 목사가 될 수 있다"며 "전체적으로 말하자면 한국 개신교회의 신학적 수준이 낮다"고 했다. 더불어 "한국 개신교회가 세례를 아무에게나 쉽사리 주거나 세례 예비자들에게 충분한 교육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며 "잘못된 동기를 바탕으로 충분한 준비 없이 사람들이 교인이 될 수도 있고 목사도 될 수 있다"고도 했다.
덧붙여 이말테 박사는 ▶화려한 교회건물을 건축하는 것 ▶영적 그리고 정치적 권력을 둘 다 원하는 것 ▶교인들이 조건 없이 성직자들의 말을 순종하기를 원하는 태도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기를 원하는 입장 등을 현 한국교회와 과거 루터 시대 타락했던 카톨릭의 동일한 모습으로 꼽았다. 그는 "물론 좋은 공통점들도 매우 많을 것"이라 했지만, "한국 개신교회가 500년 전에 천주교회처럼 개혁을 필요로 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10가지를 설명한 이말테 박사는 "오늘의 한국 개신교회의 위기가 이미지 위기로도 볼 수 있지만 주로 교회의 본질의 상실 위기일 것"이라 분석하고, "종교개혁이란 교회가 본질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이라며 "본질에 대한 논쟁을 통해 교회의 본질을 되찾은 후 한국다운 현재다운 교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이어 이 박사는 "한국 개신교회의 목사 후보생들을 위한 교육을 개혁해야 할 것"이라며 "신학과와 신대원들이 신학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교회의 사회적 역할의 회복을 위한 기독교윤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교회가 세상과 비슷해 졌는데, 오늘의 한국 개신교회가 사회의 인정을 다시 받고자 한다면 사회를 섬기고 변혁해야 할 것"이라며 '한국 개신교회의 사회를 변혁하는 역할이 회복되어야 할 것'을 주장했다.
한편 이말테 박사의 강연은 20일 천안 고려신학대학원 강당에서 열린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이하 한목협) 제19회 전국수련회 및 제11차 정기총회 자리에서 있었다. 강연에 대한 논찬자로는 강명국 목사(늘사랑교회) 박은태 목사(등마루교회)가 수고했으며, 각 교단과 기관별 '한국교회 95개조 선언' 발표 및 핵심주제 발제가 있기도 했다. 행사 전 개회예배에서는 김경원 목사(한목협 대표회장)가 메시지를 전했고, 강연 후에는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의 사회로 전체 집담회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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