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홍은혜 기자] 예장총회 남북위원회(위원장 주도홍 박사)가 "성경적 통일론"을 주제로 제3회 남북포럼을 개최한 가운데, 그동안 '통일'에 대한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않아왔던 박영돈 교수(고려신학대학원 교의학)가 "성령: 통일의 주체이며 원동력"이란 주제로 강연을 전해 관심을 모았다.
먼저 박영돈 교수는 이 주제를 갖고 강연 준비를 하면서 "그리스도의 복음과 교회의 역할이 남북분단의 상황을 해결하는데 얼마나 적실하고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었다"고 고백하고, "한국교회가 그동안 열망해 온 부흥과 갱신은 남북통일이라는 과제와 긴밀하게 맞물려있다는 확신을 얻게 됐다"고 했다.
그러나 박 교수는 "통일을 위한 영적 동력이 성령으로 새롭게 되고 충만한 교회에서 흘러나오기 때문에, 한국교회가 근본적인 변화와 개혁 없이는 남북통일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없다"며 "분단 70년, 더욱 되는 남북경색은 성령 공동체로 돌이키라는 남한 교회에 주시는 회개의 경종"이라 주장했다.
박 교수는 성령의 여러 가지 역할에 대해 설명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성령이 "죽음 세력에 포획되어 세상에 종노릇하는 인생에서 우리를 해방 한다"고 말하고, "한국교회 문제는 성령 안에서 종말론적 지향성의 전환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그 지향성이 현세적 번영과 성공이 아닌, 내세로 바뀌는 급진적 회심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더 직접적으로 그는 "한국교회가 성령 안에서 종말론적인 회심이 없이 통일이 된다면, 북한 땅에 하나님 나라가 아니라 자본주의 제국의 영광과 번영을 전하는 도구가 될 것"이라며 "불의한 체제 속 착취 억압에 길들여진 북한 사람들이 천박한 자본주의 시녀로 전락해 물질만능 우상숭배 문화에 지배 받을 것"이라 했다.
이어 박 교수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성령의 능력이 인류역사에서 화합하기 힘든 집단들을 하나 되게 했다"고 말하고,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남북 분단만이 아니"라며 "세대 갈등, 지역감정, 보수·진보 대립 등 남한 내 더 심각한 분열 불화를 치유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 했다.
특히 그는 "통일을 위한 급선무는 민족이 안고 있는 전쟁의 깊은 상처가 성령 안에서 치유되는 것"이라 지적하고, "북한에 대한 적개심과 증오가 해소되고, 그 빈자리에 우리와 이념과 정체성이 완전 다른 북한이 들어올 수 있는 포용의 공간이 생성되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때문에 박 교수는 "성경적 통일론을 논함에 있어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우선적 가치는 통일 자체보다 평화여야 한다"고 말하고, 그렇지 않다면 "정치적 통일을 이뤄도 더 큰 혼란과 대립, 분열이 일어날 수 있다"며 "성경적 통일신학은 평화신학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 깊이 들어가 박 교수는 "통일과 연합의 주체인 사람이 평화의 사람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고, "이런 근본적인 변화의 동력이 교회로부터 흘러 나온다"며 교회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 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통일 열쇠를 쥐고 있다"며 "통일 지연이 한국교회 때문은 아닌지 깊은 자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 교수는 한국교회에 대해 "성령이 충만한 성전이 아닌, 성공과 성장이란 우상숭배와 죄로 더럽혀진 장사치들 소굴로 변했다"고 지적하고, "평화통일의 주체이며 원동력인 성령을 심히 근심케 하는 교회는 통일에 기여할 수 없다"며 "한국교회가 통일에 기여하는 길은 돌이켜 참된 교회가 되는 것"이라 했다.
그는 "통일을 위해 정부와 사회단체가 담당해야 할 몫이 있다"고 말하고, "교회는 정부가 평화 통일의 기조 위에 올바른 통일정책을 펴갈 수 있도록 협력하고 기도하며 국민들을 정신적으로 선도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며 "성령 안에서 한국교회가 평화 공동체로 세워지는 회개는 남북의 평화통일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박영돈 교수의 주제 강연 외에도 최현범 목사(부산중앙교회)가 두 번째 주제 강연을 전했으며, 이수구 박사(민주평통 종교복지위원회)와 경쾌수 목사(하나반도의료재단)가 특별강연을 전하기도 했다. 또 총평은 김상복 목사(할렐루야교회 원로)가 맡아 했으며, 행사 전에는 주도홍 교수(남북위원장)이 개회사를, 개회예배 설교는 박근상 목사(부총회장)가 전하기도 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