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홍은혜 기자] 한국선교신학회와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가 지난 10일 남대문교회(담임 손윤탁 목사)에서 제9차 공동학회를 개최한 가운데, 김승호 교수(한국성서대)가 4가지 한국 개신교 선교 개혁의 과제를 제시하고 그에 대한 제안을 내놓았다.
김승호 교수는 "선교에서 협력을 외쳤지만 오히려 분열이 가속화됐고, 외적인 성과만 강조하는 선교를 반성하자고 했지만 그 추세는 여전하다"고 했다. 또 "미전도 종족 개척선교를 강조했지만 이미 전도된 지역으로 가는 선교사의 비중이 높아졌고, 전문인 선교사를 외쳤지만 목회자 선교사의 비율은 높아졌으며, 선교목표와 전략의 구체적 개발 미흡, 선교의 질적 미성숙, 효율적인 선교 협력과 네트워크의 부족등과 같은 문제점들도 지적되고 있다"고 했다. 다음과 같은 말도 인용했다.
“그 동안 한국선교는 선교의 ‘열정’, 그것 하나만으로 줄곧 앞만 보고 달려왔다. 40여 년 전 본격적인 한국선교가 시작되었을 때나 지금이나 ‘한국교회가 이해하고 있는 선교’ 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는 사실이다. 한 마디로 한국선교는 시작부터 선교이해의 결여로 선교를 시작했으며, 그 결과로 ‘고비용 저효율’ 의 딜레마에 빠진 작금 선교의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는 결코 당면한 한국선교의 위기돌파는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다.” (케냐 임종표 선교사)
그렇다면 김 교수가 본 한국선교 4대 문제점들은 무엇인가? 먼저 그는 '한국사회와 한국교회의 성장주의와 성과주의의 선교지 이식'이 문제라고 봤다. 성과주의 선교는 현지인이 아닌 선교사나 후원교회를 만족시키는 선교가 되기 때문에 현지인들과 갈등의 소지가 될 가능성이 크고, 전방개척선교지역은 성장이 늦고 성과를 빨리 내기 어려운 곳이기 때문에 가시적 성과와 성공 주의적 선교 때문에 정착 복음이 필요한 미전도 종족 전방개척선교지로 선교사들이 가지 않으며, 결국 한국선교의 성과 주의적 선교 방식은 현재 선교지 편중문제까지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김 교수는 네비우스(Nevius) 선교원리의 불이행이 문제라고 봤다. 그는 "초기부터 자립. 자전. 자치의 삼자원리가 적용되어 성공한 교회가 바로 한국교회"라 말하고, "그런 한국교회가 파송한 한인 선교사들이 선교지에서 삼자원리의 선교정책을 실행하지 않고 현지교회를 선교사 의존형 교회로 만들고 있는 것은 매우 아이너리"라 지적했다.
세 번째로 김 교수는 '교단과 선교계의 분열과 과다경쟁'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한국교계와 선교계의 분열과 불일치는 결국 선교지에서의 과다경쟁과 중복투자로 이어지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고 말하고, "현재 선교지에서 일어나는 분쟁의 가장 큰 원인은 교단사이의 주도권 다툼으로 특정교단이 현지선교의 주도권을 쥐려고 하는데 있다"면서 "한국 선교사들은 선교지에서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한 협력과 동역보다는 선교사 자신, 소속교단, 혹은 선교단체의 성과와 성공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마지막으로 지적된 것은 '문화 이식적인 선교'이다 김 교수는 "선교사가 ‘불변의 진리인 성경의 본질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지 토양과 문화와 상황에 적합한 복음(말씀)을 전하고, 토착화된 교회를 세우는 일’ 은 이미 선교에서 시행착오를 먼저 경험한 서구의 선교계가 자기반성을 통해 꾸준히 강조해온 부분"이라 밝히고, "'한국에서 성공한 기독교, 즉 한국교회의 성공이 선교지 교회에서도 성공 한다'는 단순논리로 한국식 교회, 한국식 기독교의 형태를 선교지에 심는, ‘한국식 선교’를 지난 40여 년간 해오고 있다"(임종표)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19세기 말 서구 선교사들도 문화에 관한 한 큰 실수를 범했다"고 말하고, "선교사들은 자신의 문화에 대해서는 우월의식을 가졌던 반면 타문화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식을 가졌다"면서 "서구 선교사들은 자신의 것이 아니거나, 낯선 문화에 대해서는 원시문화, 미개문화, 우상문화로 정죄하거나 거부하는 태도를 가졌고, 현지문화에 대해서 거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이런 4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김 교수는 먼저 "성장주의와 성과주의의 패러다임의 수정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지적하고, "선교당사자들의 선교에 대한 올바른 성경적 이해와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선교활동은 실패라는 미국식 실용주의적 태도를 내려놓는 뼈아픈 회개와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상호의존적이며 좋은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KWMA, KWMC, KWMF 가 선교사 배치전략을 포함하여 성장 및 성과 주의적 선교문제를 주도적으로 해 나가달라"고 요청하고, "경쟁과 중복투자를 피하기 위해 초임선교사를 미전도 지역으로 파송하거나, 이미 파송된 선교사들은 현재의 복음화 지역에서 미전도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둘째 네비우스(Nevius) 선교원리 불이행의 문제에 대해서, 김 교수는 "현지교인들로 외부지원을 의지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십일조와 헌금을 하도록 가르쳐서 그 수입으로 교회의 재정을 책임지게 하는 것은 성경적이며 한국교회역사에서 입증된 선교방법"이라며 "이제부터라도 한국선교사는 선교지교의 자립을 염두에 두고서 다양한 자립의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셋째로 교계와 선교계의 분열과 과다경쟁의 문제에 대해서 김 교수는 "130여 년 전 우리나라에 들어온 선교사들도 처음엔 대도시에서 경쟁적으로 복음을 전했지만, 효율적인 선교를 위해 지역을 나눠 사역을 감당했던 역사가 있다"고 밝히고, "한국에 온 선교사들 간에 협력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에 온 선교사들 모두가 교파주의와 선교사 자신들의 공로주의에 물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선교사들은 협의체를 구성하고 ‘선교지역 분할 정책’ 을 사용해 한국의 방방곡곡에 복음이 전해지는 축복을 누리게 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김 교수는 "분열과 과다경쟁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략적인 선교를 위해 선교지마다 선교사들의 협의체가 구성돼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고 전하고, "선교정책의 강제력을 실행할 조직, 조직을 견제할 제도가 필요하다. KWMA의 회원단체들이 협의체를 구성해 비교적 장기적인 리더십 체제를 구축하고, 회원단체들의 협약을 감독할 제도를 갖추는 것도 한 방법"(KWMA 한정국 전 사무총장)이란 이야기도 전했다.
마지막 문화 이식적인 선교문제에 대해서 김 교수는 "선교사의 자민족우월주의 혹은 자문화우월주의(ethnocentrism)는 선교에서 제 1의 걸림돌이 되는 요소"라 비판하고, "한국선교가 선교지에서 교파주의를 물려주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승호 교수는 "한국선교가 지난 36년의 선교를 통해 경험한 시행착오들에 대해 성경신학적 차원의 자기반성과 성찰을 하고, 위기를 불러온 이슈들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와 대책을 마련한다면 한국선교는 말할 것도 없고 한국교회는 다시 한 번 구속사를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의 도구로 소중하게 쓰임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때문에 그는 "한국선교가 위기를 겪고 있는 작금, 교단과 선교단체의 분열과 과다경쟁이라는 부정적면을 극복하고 연합된 사역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기위해서 교단, KWMA, KWMF, KWMC 의 회원단체(교단. 선교기관)의 지도자 및 구성원들의 성숙된 자기 비움, 청지기의식, 협력의식이 절대필요하다"고 이야기 했다.
한편 "한국 개신교 개혁의 과제와 제안"이란 주제로 열린 공동학회에서는 손윤탁 목사(남대문교회, 장신대 선교신학 겸임교수)가 "한국교회의 개혁과 갱신의 방향- 목회적 입장에서"란 제목의 주제발표를 전했으며, 김승호 교수 외에도 김은홍 교수(백석대)가 "한국 개신교 선교 개혁의 과제와 제안"이란 제목으로 발표했다. 또 논찬자로는 구병옥 교수(개신대) 소윤정 교수(아신대) 등이 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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