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목회자의 성폭력 관련 보도가 다수의 언론을 통해 보도되어 한국교회 주요 이슈로 부각된 가운데, 오성현 교수(서울신대)가 기독교대한성결교회(이하 기성) 목회자들과 평신도들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서울신대에서는 이 대학 한국기독교통일연구소 주최로 '목회 윤리(성윤리)' 관련 설문 조사 발표회가 열렸다. 오성현 교수는 여러 주제 가운데 '성적 비행' 문제에 대해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먼저 성적 비행 발생 우려와 관련, 성도들은 '목회자'가 다른 직종의 사람들보다 성적 비행의 우려가 적다고 보고 있었다. 다만 목회자에 대한 신뢰는 높지 않았다. 심지어 '교회'가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람(목회자)에 의해 성적 비행 발생 우려가 사회보다도 더 높다고 성도들은 생각했다.
또 목회 활동에서 성도들이 받을 수 있는 성적 비행의 피해는 적었다. 일례로 설교와 상담, 심방에서 혹은 신체접촉을 동반하는 인사나 격려에서, 또 안수기도 등에서 성도들은 성적 불쾌감, 성적 수치심을 별로 느끼지는 않았다.
그러나 강 교수는 "이것이 절대적 다수는 아니었다"고 말하고, "(특히 설교, 심방, 상담에서) 또한 여성 신자들보다 남성 목회자들이 목회활동을 통한 성적 비행 발생의 위험성을 더욱 의식하고 있었다"면서 "응답 대상자들이 목회자가 성적 비행의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아주 만족할 정도로 충분히 노력하고 있다고 보고 있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강 교수는 "성범죄 전력을 가진 목회자에게 목회 기회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매우 높게 나왔다"고 밝히고, "목회 개재 기회를 부여한다고 해도, 엄격한 기준이 준수될 것을 원했다"면서 "철저한 검증과 재교육이 이뤄져야 하며, 동일 목회지로의 복귀는 허용되어서는 안 되며, 최소한 3~5년 이상의 목회중지기간이 요구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남성 목회자보다 여성 평신도가 훨씬 부정적이고, 훨씬 엄격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강 교수는 "목회자들이 성적 비행 발생 우려로부터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특히 목회 지도를 받는 성도들의 '취약성'을 적극 고려하고 방어하는 방안이 교회 안팎 다양한 목회활동에서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강 교수는 "성범죄 전력이 있는 목회자, 혹은 성적 비행을 저지른 목회자의 목회활동과 관련해 엄격한 통제 지침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성범죄 전력을 가진 목회자에 대한 여성-평신도의 강력한 거부감을 고려한다면 원칙적으로는 성범죄 전력 목회자는 목회 현장으로부터 배제시켜야 한다"고 했다. 다만 "목회 재개를 허락한다고 해도, 엄격하고 객관적인 검증과 교육, 충분한 시기의 절차적 과정을 거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소속 교회의 목회자(목사, 전도사) 720명과 평신도(장로, 권사, 집사, 성도) 1,120명 등 총 1,84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과 서면 등의 조사 방법을 통해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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