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기독교 정신으로 세워진 성공회대학교에 동성애를 옹호하는 인권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고 '성 중립 화장실'이 세워질까. 이 학교 제32대 총학생회장 후보로 단독 출마해 최근 정책토론회에서 공개적인 커밍아웃을 선언한 백승목 후보(신문방송 4)가 밝힌 주요 공약 가운데 이러한 내용들이 들어 있어 타 기독교 대학에 영향을 줄까 우려를 낳고 있다.
백승목 학생은 최근 한 온라인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주요 공약 가운데 동성애와 관련, 먼저 "인권 가이드라인을 제안하려 한다"고 이야기 했다. 그는 다른 대학들도 인권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언급하고, 서울대학교는 학생총회에서 의결된 상태이고 연세대학교와 카이스트 역시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다고 들었다고 했다.
더불어 백 학생은 "성 중립 화장실의 필요성을 알리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성공회대에서도 성 중립 화장실이 설치되도록 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이야기 했다. 더불어 그는 학내 대표자들을 대상으로 반성폭력과 성 평등 교육을 하겠다고 했다. 그는 '성 소수자를 싫어할 권리'에 대해 그것이 권리가 아니라 차별 혹은 폭력과 혐오 등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백승목 학생은 지난 22일 정책토론회 중 "저는 성소수자 게이"라며 커밍아웃을 했다. 당시 그는 "주변 사람들과 가족에게는 이야기할 수 없었고, 이야기 함으로써 제가 받을 시선과 차별이 두려웠기에, 이성애자라는 가면을 썼었다"고 밝히고, "사회가 두려워 가면을 벗을 수 없었지만, 하지만 이제는 문을 활짝 열고 저의 모습 그대로 나오고 싶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대학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라 말하고, "2015년도 전공 강의 시간에 동성애는 질병이 아니냐는 차별적인 질문을 들었다"면서 "이러한 발언들이 그 강의 시간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란 것을 알았는데, 우리는 여전히 불평등하고 차별적인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기에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고, 안전하고, 평등한 공간, 모든 폭력에 저항하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나서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성공회대 32대 총학생회 선거는 등록 기한이었던 지난해 11월 30일까지 등록한 후보가 없어 무산됐던 바 있다. 때문에 현재 보궐선거 일정이 진행 중이며, 선거는 28-30일 진행된다.
대학 학생회를 둘러싼 커밍아웃의 역사를 살펴보면, 2015년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나섰던 김보미 씨가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공개하며 많은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33대 고려대 동아리 연합회 부회장인 이예원 씨, 31대 KAIST 학부 부총학생회장 한성진 씨, 28대 연세대 총여학생회장 마태영 씨, 24대 계원예술대 학생회장 장혜민 씨 등이 공개적으로 자신들이 동성애자임을 이야기 했다.
이 가운데 연세대와 계원예대 등은 기독교 정신으로 세워진 학교이다.
한편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대표 주요셉 목사는 일련의 이런 현상들에 대해 우려의 뜻을 표했다. 특히 그는 동성애를 분명하게 반대하고, 사회참여에 적극적인 용기 있는 청년들이 보이지 않는다며 개탄스러워 했다.
주요셉 목사는 "왜 진실한 크리스천 학생들이 사회이슈 혹은 학생운동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가?"라고 묻고, "침묵하는 크리스천들, 젊은 청년들로 인해 너무나도 안타까운 마음"이라 했다. 더불어 "기독 학생회나 기독교 서클 등이 움직여야 하는데, 모두 다 묵인하거나 침묵하고 있다. 비겁하다"고 지적하고, "학생선교단체들도 동성애 이슈에 대해 명확하고 용기있게 '우리는 반대한다'고 말해야 하는데, 전혀 그런 것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굳이 내 개인사가 아니라도, 학교 발전 등의 일도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것인데, 공적인 것에 대해 자기를 희생하려는 마음이 전혀 없고 오히려 관심과 용기가 없는 듯 숨으려고만 한다"고 말하고, "이대로 간다면 침묵하는 다수로 인해 차별금지법 등은 통과될 것이며, 내 옆 형제 내 옆 교회가 핍박을 받아도 침묵 방관하는 그런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면서 "이 시대 '비느하스' 같은 청년들을 기대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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