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설날을 맞았지만 높은 물가와 어수선한 정국 등으로 심란하고 지친 국민들에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가 설날 위로의 메시지를 발송했다. NCCK는 지난 제65회기 1차 정기실행위원회의 결의로 회원교단 교단장 이름으로 설 명절을 맞아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국 상황 가운데 있는 국민들께 위로의 글을 전하기로 했던 바 있다. 다음은 위로의 글 전문이다.
[설 명절을 맞아 국민들께 드리는 글] "주여, 새 역사를 열어주소서!"
“눈물을 흘리며 씨 뿌리는 자, 기뻐하며 거두어들이리라.” (시편 126:5)
2017년 정유년 설 명절을 맞아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수고의 땀을 흘린 모든 국민들 위에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함께 하시길 기도드립니다.
고향을 찾아 오고가는 길의 안전과 가족 친지들과 함께 누릴 단란한 행복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아울러 남북의 분단으로 고향에 갈 수 없는 이산가족들과,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대한민국에 와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을 함께 기억합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명절 중에 공공 기관에서 일하며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는 모든 이들에게도 하나님의 축복과 위로가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모처럼 만난 가족들의 모임에서 새 시대를 위한 기도와 건강한 대화가 이루어지길 소망합니다. 국민 주권 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이성적 대화와, 뼈를 깎는 쇄신을 통해 하나님의 뜻에 응답하는 교회가 되기 위한 신앙의 대화가 이루어지기를 소망합니다. 추위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을 기억하고 정을 나누는 설 명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위로와 축복을 이웃과 나누는 새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지난 해 연말 이래 우리 국민들은 국가 체제를 무능과 부패로 이끈 국정의 실패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확인하였습니다. 국민들의 자각과 공분에서 촉발된 촛불 민심은 마침내 적폐 청산을 향한 개혁의 물꼬를 열었습니다. 우리는 혹한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촛불을 밝혀들고 나와 광장을 메운 건강한 국민들이 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바른 세상을 만들고 지켜야 할 청지기와 파수꾼이 되지 못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살아오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교회가 먼저 국민들의 촛불 민심에 겸허히 응답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새해 벽두에도 계속되고 있는 특검의 수사와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 사법 심판 과정은 우리 사회 일부 공직자와 정치인들, 기업인과 지도층들의 윤리적 실추를 드러내는 깊은 탄식의 시간입니다. 우리의 마음속에도 저들과 닮은 추하고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지는 않은지 진정한 회개의 마음으로 돌아봅니다. 그러나 지금의 고통스러운 시간은 새 역사를 향한 가능성과 희망을 열어가는 과정임을 믿기에, 각자의 자리에서 생업과 직무에 성실히 임하고 있는 국민들과 더불어, 하나님의 도움으로 우리나라가 건강하고 정의로운 국가로 우뚝 서기를 꿈꿔봅니다.
새해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기를 기도합니다.
2017년 1월 25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조성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 이성희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전명구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권오륜
한국구세군 사령관 김필수
대한성공회 의장주교 김근상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장 이양호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총회장 오황동
한국정교회 대주교 조성암
기독교한국루터회 총회장 김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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