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홍은혜 기자] 동성애를 옹호하는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당선된 후, 대만이 1년도 안 되어서 동성애 옹호 국가가 됐다. 이는 가정 중심성이 강한 아시아 국가 가운데 처음 있는 일로, 가까운 위치에 있는 대한민국에 영향을 줄까 심히 우려가 되고 있다.
먼저 지난 3일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만의 위생복리부가 조만간 '성적지향 전환치료'를 금지 의료행위에 추가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위생복리부는 지난해 12월 30일 발의된 "의사에 의한 성적지향 전환 및 치료 행위는 의사법 제28-4(1) 조1에 의거, 집행할 수 없는 의료행위’라는 내용의 법안에 대해 향후 두 달 동안 의견 수렴의 기간을 가질 예정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위생복리부 스총량 의료국장은 1월 2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새 법안은 이르면 오는 3월부터 시작될 예정이고, 이를 어기면 10~50만 위안(1,750~8,753만원)의 벌금을 내야하며 의료행위 제한 및 1개월~1년의 의료업 정지 혹은 취업면허 폐지가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중대한 상황으로 판단되면 의사면허가 취소될 수도 있다고 한다.
스총량 의료국장은 이 자리에서 "성적지향(동성애)은 병이 아니고, 정신의학계에서도 이미 성적지향을 병으로 간주하지 않는다"면서 "성적지향 전환치료는 과학적 근거가 없고, 심지어 청소년들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이번 법안을 통해 근거 없는 의료행위의 남용이 이뤄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정신의학회와 인권단체도 성적지향 전환치료를 금지 의료행위로 규정하고, 다양한 성별을 존중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 지난해 12월 26일에는 대만 입법원 상임위원회가 유메이뉘 민진당 입법위원이 발의한 민법수정안을 통과시켰는데, 이 법안은 '혼인은 남녀 간 서로 결정 한다'는 기존 민법 조항의 '남녀'를 '쌍방'으로 수정하는 방식이다. 동성결혼 파트너의 권리와 의무를 인정하자는 내용이 주요 골자로, 동성결혼 합법화와 다름없다. 이 법안은 대만의 국회 격인 입법원에서 여야 합의를 거쳐 법제화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지난 1986년 대만에서는 동성애자 치자웨이가 동성결혼을 인정해달라는 청원을 제출한 이후 유사한 주장이 꾸준하게 제기되어 왔다.
이 일이 있은 후, 대만 언론들은 관계 법안이 상임위를 통과했다는 것만으로도 동성결혼 합법화를 위한 동성애 옹호자들의 30년간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날 입법원에서 해당 법 초안이 상임위를 통과했다는 발표가 이뤄지자, 입법원 외부에 모인 약 2만 5천 여 명의 동성애 옹호자들은 무지개색 깃발을 흔들며 크게 환호했다고 한다. 또 법안을 추진했던 유메이뉘 위원과 황궈창, 린징이 등 위원들도 이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만의 '다음세대 행복연맹' 등 단체들은 이번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이날 입법원 외부에서 "심사 중단, 국민투표 회부"를 주장하면서 입법원 진입을 강행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131명이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인 목사는 이번 일이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고, 한 학부모는 차이잉원 총통이 당선된 후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그는 역사의 죄인이다.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1월 중순 대만 총통으로 당선된 차이잉원 총통은 총통 후보 3인 가운데 유일하게 동성결혼을 지지했던 후보였다. 그녀는 2015년 퀴어 축제가 열리기 직전,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에 "사랑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고 말하고, "혼인의 평등한 권리를 지지 한다"면서 동성결혼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 당시 이완 동성애 찬반론자들 모두 차이 주석의 당선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했다.
대만에서는 매년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퀴어(성소수자) 축제'가 펼쳐진다. 2015년 10월 말 퍼레이드에는 약 7만 8천 명 가량이 참석했다고 주최 측은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대만 법무부가 지난해 12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동성애를 지지하는 비율은 불과 35.3%에 불과했다. 때문에 항간에서는 성소수자들이 아무리 주장해도, 아직까지 타이완 국민 정서 가운데 동성애가 받아들여지기에는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그러나 동성애 옹호자 총통이 당선된 불과 1년도 안된 시점, 대만은 동성애 옹호 국가로 전락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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