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가 ‘최순실’이라는 이름으로 충격에 빠져 있다. 최순실씨가 청와대로부터 각종 자료를 받아 국정 전반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한 것인데, 이 부분은 여야의 의견대로 특검을 도입해 철저히 조사해서 명명백백히 밝히면 된다. 그러나 이 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은 국정공백에 대한 것이다.
대통령은 지난 24일 개헌을 제안하면서 5년 단임제의 임기 안에서는 대선 직후부터 차기 대선을 위해 여야에서는 정권지키기 혹은 정권창출을 위한 끊임없는 정쟁이 일어나고, 지속가능한 국정과제 추진이 어려우며, 대외적으로도 일관된 외교정책을 펼치기 어렵다고 했다. 또한 북한은 ‘몇 년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으로 핵과 미사일 개발을 멈추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1987년 이후 약 30년 만에 활발하게 논의가 진행될 수 있었던 개헌이 최순실이라는 이름에 발목이 잡히는 모습은 이 또한 정쟁의 한 단면이 아닌가 생각한다. 국회에서 시작된 개헌 주장에 대해 국민들도 동의하는 입장이 많았고, 대통령까지 전격적으로 개헌에 대한 용단을 내리면서 구체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정쟁 보다는 민생을, 대립 보다는 타협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단초를 놓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던 것이다.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회복과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한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 다음 세대를 위해 더욱 시급한 문제이다. 또한 국가 안보, 지진 등의 국가적 재난에 대비하여 위기 대응 능력을 강화시키는 일은 오늘의 문제, 당면한 과제이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사회의 인구지형 변화는 과거 30년 전의 구조나 시스템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부분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새로운 체재,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할 시점이다.
권력집중 현상에 대한 것도 개헌에서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오늘의 대한민국 나아가 앞으로의 100년을 이끌어갈 대한민국에 맞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은 너무나 묘연해 진 상태이다.
이번 최순실 사태를 보며 언론의 막강한 힘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와 언론. 그 힘의 균형추가 철저한 진상 규명이 있기도 전에 계속되는 폭로전에 의해 한쪽으로 급격히 쏠리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배는 출렁거리고 있다. 입법부가 무슨 말을 하던, 사법부, 행정부가 무엇을 하던지 간에 국민들은 언론의 입을 먼저 보게 된다. 앞으로의 대한민국은 어떻게 다시 균형을 회복하고 안전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개헌 논의가 국회 주도 하에 적극 추진되며,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와 언론이 상호 견제 속에 균형을 이루고 국민들이 진정으로 열망하는 나라, 살기 좋고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 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2016년 10월 27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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