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최근 목회자 성범죄로 말미암아 한국교회뿐 아니라 한국사회 큰 실망을 안겨준 가운데, 신학대에서 "교회의 사회문화적 책임과 목회자 성윤리" 주제로 세미나가 열려 관심을 모았다.
장신대 기독교사상과문화연구원, 교회와사회연구부, 청북교회 등이 공동으로 18일 주최한 세미나에서 백광훈 박사(문화선교연구원장)는 목회자의 성적 탈선이 교회에 큰 상처를 주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때, 복음과 한국교회에 대한 치명적인 악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한국교회가 심각하게 다뤄야 할 주제라고 강조하고,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옴에도 불구하고, 목회자의 성적일탈에 대한 연구가 심도있게 진행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 지적했다.
백광훈 박사는 "이제 교회가 목회자 성문제를 일부 개인의 일탈행위로 축소할 것이 아니라, 목회자 모두가 이런 위험에 처해 있으며, 동시에 목회자 개인의 책임에서 벗어나 교회 공동체가 함께 책임져야 할 문제임을 직시하고, 보다 심도 있는 연구와, 예방, 법적 절차 구비 등 현실적인 대안들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흔히 우리는 유명목회자들의 성적 일탈이 주는 파장이 커서 그렇지, 교계 내에서 일반 목회자들의 성 일탈이 크게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실제 그렇지 않다고 한다. 통계를 보면 1998년 7월부터 2003년 6월 사이에 교회 내 성폭력이 91건이 있었는데, 이 중 목회자 관련 성폭력은 84건으로 강간 50건, 성추행 30건, 성희롱을 포함한 기타 폭력은 4건이었다. 이중 고소 사건은 9건으로, 교단과 사회법에 모두 고소한 경우가 4건, 교단에만 고소한 경우가 4건이라고 한다. 백 박사는 "신고 된 사례가 이 정도라면 실제 발생하는 사건은 통계를 크게 상회할 것"이라 예측했다.
더불어 그는 "회자와 관련된 성폭력은 사이비 종파에서 벌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이비 종파의 비율은 두 세건 정도였고, 모두 정통 교단에서 성폭력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한 사실"이라 밝히고, "교단비율도 피해자들이 교단을 밝히지 않는 경향이 있어서 정확한 통계를 알 수는 없지만, 대체로 특정한 교단과 관계없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백 박사는 "목회자 성적 탈선문제에 대한 문제를 공론화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이 문제는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목회자의 성적 일탈 문제는 개인의 신앙 차원으로만 해결 할 수 없으며, 관련되어 있는 감정 정서, 사회, 문화적 구조와 개선, 아울러 예방을 위한 교육, 윤리강령 및 절차, 법제도 구비와 실천 등 종합적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그는 "목회직이라는 전문직에 종사하는 목회자들은 강력한 직업 윤리와 함께 성 윤리 기준을 확립해야 하고, 이러한 윤리 강령이 구체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면서 "여기에는 목회자 성적탈선 문제에 대한 공정한 조사, 정의의 확립, 피해자 구제, 목회자 회복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해법들이 확립되어야 할 것"이라 이야기 했다.
신학교에 대해서는 "미래 목회자를 양성하는 곳으로, 특히 성 윤리에 관련한 교육 강화를 통해, 목회자의 권한과 책임을 인식하고, 성적 문제들에 노출된 목회 환경 속에서 스스로 감정과 성적 욕구들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 훈련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백 박사는 "성 윤리에 있어 중요한 점이 목회자 역시 성 문제에 매우 취약할 수 있다는 자기 인지"라 말하고, "다윗과 같은 믿음의 사람도 성 문제 앞에서 실패한 것처럼, 모두가 그러한 문제들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영적으로 깨어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자만하지 않고,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그는 "이것이 목회자 개인의 힘으로만은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목회자 성적 탈선의 문제는 목회자를 청빙한 교회의 공동책임임을 알고, 모두가 힘을 모아 목회자의 성적 탈선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는 공동의 노력을 기울일 때, 보다 책임적인 교회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 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백광훈 박사의 발표 외에도 홍보연 목사(한국영성치유연구소 부소장)와 조중신 소장(한국성폭력위기센터)가 발표했으며, 발표 전에는 박재필 목사(청북교회)가 개회사와 기도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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