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소설 '나니아 연대기'를 저술한 영국의 C.S.루이스는 한국에도 잘 알려진 기독교 변증가이다. 27일 남서울교회에서는 "기독지성의 역할: 루이스를 통해 본 한국교회"란 주제로 '서울 C.S.루이스 컨퍼런스'가 열렸다.
정성욱 교수(美덴버신학대학원 조직신학, 큐리오스 인터내셔널 대표)는 "신학자 루이스"(그의 삼위일체론을 중심으로)란 주제로 발표했다. 사실 C.S.루이스는 영국성공회 평신도이다. 부모의 사망을 계기로 무신론자가 되기도 했던 그는 로마 가톨릭 신자인 J.R.R.톨킨 등의 영향으로 30세 때 성공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정 교수는 "루이스는 신학자인가? 라는 질문의 대답은 매우 긍정적"이라 밝히고, "물론 그는 오늘날 통상적으로 이해되는 바로서의 직업적 신학자는 아니"라며 "그러나 신학을 좀 더 폭넓게, 그리고 유기적으로 정의한다면 우리는 루이스를 신학자로 보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정 교수는 세 가지 측면에서 그렇게 봤는데, 먼저 루이스를 '아마추어 신학자'로 평했다. 정 교수는 "루이스가 직업적 '신학꾼'이 아닌, 신학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애호가"였다 말하고, "그는 아마추어 신학자였지만 매우 탁월하고 고상한 아마추어 신학자였다"면서 "신학적 유치함과 피상성을 극복한 대가"라고도 평가했다.
이어 그는 루이스가 "만인신학자론을 주창하면서 모든 그리스도인이 신학자임을 믿었다"면서 "그 자신이 평범한 그리스도인으로 날마다 하나님을 배워가는 사람, 즉 진정한 의미의 평신도 신학자, 일상의 신학자였다"고 했다. 더불어 "루이스는 대중적 신학자였다"면서 "전문 학술논문을 신학저널에 기고한 적은 없지만, 기독교 진리를 모든 계층의 기독교인들에게 폭넓게 소통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에서 대중을 섬긴 대중적 신학자"라고 했다.
특히 정 교수는 "루이스의 신학자적 면모는 그의 신학관과 삼위일체론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고 했다. 그는 루이스가 전문적인 신학자보다 깊게 삼위일체 하나님을 이해했고, 심오하면서도 간결하고 설득력있게 그 하나님을 옹호했다면서 "삼위일체 하나님을 사랑이라는 유비로 이해한 것은 20세기 말과 21세기에 이뤄진 세계 신학계에서의 관계론적 삼위일체론의 재흥과 맞물리는 적실성을 보여줬다"고 했다. 더 나아가 "삼위일체 하나님의 절대적 독특성을 확인함으로써, 21세기 종교 다원주의적 상황에서 기독교의 유일성을 변증하려는 노력에 큰 길을 제시했다"고 이야기 했다.
그렇다면 신학자로서의 루이스가 오늘날 한국교회를 향해 던지는 근본적인 도전은 뭘까? 정 교수는 "만인신학자론의 회복"이라 봤다. 그는 "안타깝게도 한국교회가 언제부터인지 목회자나 신학교수들만 신학자이고, 일반 성도는 신학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또 없어야 한다는 편견과 신화가 지배적인 흐름을 형성했다"고 지적하고, "한국교회가 건강하고 더 성숙하기 위해서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신학자라는 정신이 반드시 회복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한 사람의 예외도 없이 모든 그리스도인은 그들의 일상 속에서 하나님을 배워가고 알아가고 사랑하는 하나님의 사람들로 성숙해 가야 한다"면서 "이 신학적 성숙의 현장은 반드시 교회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한편 컨퍼런스에서는 정성욱 교수의 발표 외에도 "문학작가 루이스"(이인성) "윤리학자 루이스"(심현찬) "철학자 루이스"(강영안) "문학비평가 루이스"(정정호) 등의 발표가 이뤄졌다. 행사는 워싱턴 트리니티연구원(원장 심현찬)과 큐리오스 인터내셔널(대표 정성욱)이 공동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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