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세월호 2주기 기억과 행동 "세월호 기독인 집중 행동의 날" 기자회견이 기독교 세월호 원탁회의 주최로 11일 오후 3시 4분에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장병기 목사(기독교사회선교연대 대표)의 사회로 열린 행사에서 이승렬 목사(예장 통합 사회봉사부 총무, 교회협 세월호 대책위원회 위원장)는 "세월호 참사는 역사의 십자가"라고 표현하고, "탐욕과 자본이 삼키고 기만과 허위에 갇힌 진실과 정의를 드러내야 한다"면서 "생명과 평화가 모든 가치에 앞서도록 우리는 새롭게 갱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금교 목사(목회자 정의평화협의회 상임의장)는 "우리 기독인과 교회는 참회와 결단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다. 그는 "평화는 원래의 생명과 질서를 회복하는 것, 싸워서 얻는 것"이라며 "무기력하고 무책임한 기독인의 삶을 떨치고 기억투쟁, 진실투쟁에 나서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기독교 세월호 원탁회의는 "세월호의 진실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한다"면서 세월호의 부활을 염원하며 '세월호 참사 2주기 304인 기도회 성명서'를 발표했다.
기독교 세월호 원탁회의는 성명서를 통해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참사로 인하여 제기된 모든 의혹을 밝히고 진상을 규명하라 ▶정부와 국회는 세월호 특별법을 개정하여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기한을 연장하고 충분한 진상조사 활동을 보장하라 ▶정부는 세월호 선체를 조속히 인양하고, 철저히 조사하여, 9명의 미수습자를 찾는 일에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서는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과 아시아-태평양 학생기독교연맹(WSCF-AP)이 연대의 뜻을 밝히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해 힘을 더했다. 이들은 "한국사회 미래인 청년들을 위해 정의와 안녕을 위해 싸울 것"이라며 "유족들과 함께 서서 진실이 드러나고, 범죄자들이 재판에 회부될 때까지 그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도록 연대할 것"이라 밝혔다.
한편 기자회견 후에는 304인을 추모하는 기독인 기도회와 7인 7분 진실 발언대, 추모와 약속 문화제와 결단과 파송의 시간이 있었다. 이헌주 목사의 집례로 진행된 기도회에서는 박 철 목사가 "기억하고 공감하라"는 주제로 설교했으며, 성만찬 이후 최부옥 목사(기장 총회장)의 축도로 마무리 됐다. 다음은 '세월호 참사 2주기 304인 기도회 성명서' 전문.
[세월호 참사 2주기 304인 기도회 성명서] 세월호의 진실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한다. 세월호의 부활을 염원하며…
“감추어진 것은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고 숨겨진 것은 알려지지 않을 것이 하나도 없다” (마태복음 10:26)
2015년에 이어 2016년도에도 혼용무도가 계속되고 있다. 독일에 아우슈비츠 사건이 있었다면 한국엔 세월호 참사가 있었다.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 바다에서 세월호가 침몰했다. 사망 295명, 실종 9명, 생존자 172명, 구조 0명이다. 정부와 해경은 단 한명도 구조하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구조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다. 세월호는 2차 청문회에서도 드러난 바, 국정원 등 정부와의 밀착 관계를 이용하여 불법출항, 과적, 노후선박, 불법개조, 불량점검 등 총체적 과실을 안고 당일 출항했다. 생명보다 자본을 더 중히 여기는 우리사회가 꽃 같은 생명과 민주주의를 침몰시켰다.
구조과정에서 국가와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 무치를 지켜보면서 더욱 참담함을 느꼈다. 왜,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나? 왜, 해경은 단 한명도 구하지 못했나? 왜, 언론은 거짓말을 반복했나? 왜, 아무도 책임지는 자가 없나? 왜, 자꾸 국정원 이름이 거론되나? 이 많은 의문과 의혹에 대하여 단 하나도 명확하게 밝혀진 게 없다.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여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는 유가족들의 요구는 이 시대 생명의 요구이며 하나님의 요구이다. 이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생명이 존중받는 안전한 대한민국, 더 이상 억울한 사람이 없는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끝까지 행동할 것이다. 유가족들의 유일한 소원인 진실규명을 위해 제 단체와 연대하고 협력할 것이다. 왜, 사고가 났으며, 왜 그 사고가 단 한명의 생명도 구하지 못하는 참사로까지 갔는지를 밝히는 일은 산 자들의 최소한의 책무이다. 하지만 이 당연한 요구가 무시되고 거절된 것은 그 배후에 어떤 음모가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그간 한국 교회와 우리 국민은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전무후무한 진실행진을 이어왔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700만명이 서명하였고 셀 수 없이 많은 기도회와 순례가 있었으며, 수십만 명의 대중집회와 지역집회가 이어졌다. 또한 유가족의 단식과 종교인, 시민들의 동조단식 등, 한국교회는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진실 규명운동을 멈추지 않고 이어왔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2년 동안,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밝혀지기는커녕 치밀하게 덮여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진실 그 자체이신 하나님을 믿기에 세월호의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으로 확신한다. 예수의 말씀대로 “감춰진 것은 드러나고 숨겨진 것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 믿는다. 아울러 우리는 세월호의 진실이 덮여지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덮여지는 것으로 간주하고 그 진실을 밝히는 일에 성심을 다할 것이다. 또한 세월호의 진상이 규명될 때까지 기도하며 행동할 것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4월 11일인 오늘, 세월호의 진실을 규명하는 일을 역사적 과업으로 정하고, 4.13 선거에서도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 세월호 진상 규명을 약속하는 후보를 지지하고 세월호 참사에 대해 막말을 일삼고 진상규명을 방해한 후보의 반생명적 행태를 지속적으로 알려나갈 것이다. 세월호 참사는 이데올로기의 문제도 보수, 진보의 문제도 아닌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문제이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할 중차대한 책임이 있기에 지금이라도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예수의 부활을 믿는 우리는 또한 세월호의 부활을 고대한다. 지금 천지자연은 세월호의 영영들이 부활하고 있음을 증언한다. 이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의지를 담아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첫째,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참사로 인하여 제기된 모든 의혹을 밝히고 진상을 규명하라.
둘째, 정부와 국회는 세월호 특별법을 개정하여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기한을 연장하고 충분한 진상조사 활동을 보장하라.
셋째, 정부는 세월호 선체를 조속히 인양하고, 철저히 조사하여, 9명의 미수습자를 찾는 일에 책임을 다하라.
2016년 4월 11일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으며
기독교 세월호 원탁회의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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