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나래 기자] 지난 11일, 중국의 춘절연휴를 맞이해 조금 색다른 유커 단체 24명이 방한했다고 한국관광공사(사장 정창수) 측이 밝혔다. 머리에 토피와 히잡을 둘렀으나 중국어로 대화하는 이들은 관광공사가 최초로 개발한 ‘한국할랄여행’ 상품으로 입국한 중국 무슬림들이다.
중국 무슬림은 7세기 당나라 때 비단길을 통해 들어온 아라비아와 페르시아인의 후손으로 회족, 위구르족 등 10개 소수민족 2,032만 명이 중국 서북 내륙지역을 중심으로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관광공사 측은 "중국 무슬림들도 ‘할랄음식(신이 허락한 음식)’만을 먹어야 하나, 그간 한국 내 무슬림 편의시설에 대한 중국어 정보가 부족해 한국 방문에 큰 장애요소가 되어 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더불어 공사 측은 "이번에 최초로 ‘중국어판 한국 할랄식당 가이드북’을 제작하고, 아시아나항공 및 국내외 여행사들과 공동으로 ‘전 일정 할랄식’을 제공하는 중국 무슬림 특화상품을 개발하면서 중국 무슬림들의 방한관광도 물꼬가 트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공사 측은 "지난 6월 중국 무슬림 시장조사를 시작으로, 중국 관계당국, 이슬람협회, 여행사 관계자와의 수차례에 걸친 협의를 거쳐 11월에는 중국 서북 3성(샨시성, 칭하이성, 닝샤자치구) 이슬람교 유력인사 및 언론인, 여행사 관계자들을 한국으로 초청, 할랄 인증식당, 기도실 등 필수시설과 주요 관광지에 대한 사전답사를 마친 바 있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초에는 중국 영하회족자치구 인촨시 완다호텔에서 중국 무슬림 1,200명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가 열리기도 했다. 최초로 출시한 중국 무슬림 특화 방한관광상품 ‘한국할랄여행(2종/서울 4박 5일, 서울·강원 5박 6일)’과 중국어로는 처음으로 제작한 ‘한국 할랄음식 가이드북’이 이 때 소개됏으며, 이를 통해 이번 24명으로 구성된 여행단체가 한국을 방문하게 된 것이다.
이들 중국 무슬림은 4박 5일간 한국 이슬람교 중앙회(KMF)의 인증을 받은 할랄식당에서 ‘비빔밥’, ‘삼계탕’ 등 한국음식을 맛보고, 서울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며 한국을 직접 체험하고 있다. 전용찬 한국관광공사 시안지사장은 “향후 할랄인증식당 확대 추이에 따라 제주, 부산 등 타 지역 연계 중국 무슬림 특화상품도 지속 개발할 예정이며, 우선 올해 1,000명 이상의 중국 무슬림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라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슬람국가(IS)의 테러 등으로 말미암아 이슬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세계적으로 팽배한 가운데, 지자체가 할랄산업을 추진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지역민들이 적극 반대에 나서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슬람 전문가들은 "보통 무슬림들은 할랄에 그다지 예민하게 신경 쓰지는 않는다"고 지적하고, "할랄 인증을 받은 경우 매상이 다소 올랐다는 정도"라며 "사실 할랄 인증 사업은 세계적으로 무슬림 인구가 급증하자 원리주의 무슬림들이 이슬람 율법을 가지고 돈벌이를 하려는 것"이라 설명했다.
특히 "할랄산업 지원이 이슬람 포교에 도움을 준다"고 지적하고, "이슬람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슬람의 율법인 샤리아의 영향력을 극대화해서 세계 인류를 샤리아의 통제하에 두는 것인데, 샤리아를 철저히 실천하는 사람들이 바로 IS(이슬람국가)나 알카에다, 탈레반, 보코하람, 헤즈볼라, 무자헤딘, 함마스 등 소위 테러단체들"이라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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