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금
▲강남교회 전병금 목사 ©자료사진

▲성경본문 : 에베소서 2장 8-10절
▲설교본문

지난번 우리 교단 총회가 원주영강교회에서 있었는데, 그 자리에 영국 연합개혁교회 총회장이 참석했습니다. 영국 연합개혁교회는 30년 전에 저를 초청해서 1년 동안 최상의 조건에서 신학을 연수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제공해 준 교단이었습니다. 당시 1985년도에 저에게 학비와 숙식비 그리고 포켓머니까지 주면서 연구의 기회를 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숙사에서 방 하나를 통째로 쓸 수 있게 해주었고, 음식도 최상의 영국 전통요리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제가 머물었던 학교의 생활환경은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습니다. 적당히 어우러진 그린필드와 잘 가꿔진 나무, 운동시설들과 수영장 등, 제 인생에 그렇게 좋은 환경에서 지내 본 적이 없는 쾌적한 환경이었습니다.

저에게 그런 모든 좋은 환경을 제공해 주었던 영국 연합개혁교단이었기 때문에 이번에 온 총회장에게 각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그때를 회상하면 아름다운 추억이 떠오릅니다. 저는 거기서 목사로서 미래를 설계하였고, 균형있는 목회를 구상하며, 그 이후 30여 년을 달려왔으니, 영국 연합개혁교회로부터 정말 큰 선물을 받은 것입니다. 저는 제 인생에 이렇게 큰 선물을 준 영국 연합개혁교회를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사는 동안 이런 저런 크고 작은 선물을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하면서 살아갑니다. 여러분이 받은 선물 가운데, 가장 소중한 선물, 가장 기억에 남는 선물은 어떤 선물입니까? 두고두고 고마운 마음을 지울 수 없는 선물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사람마다 각자 받은 선물은 다르겠지만, 우리 모두가 다같이 받은 소중한 선물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이 세상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모두에게 이 세상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창 1:27-28)

하나님께서는 우리 인간들이 이 땅에서 만물을 다스리며 먹고 살 수 있도록 축복해 주셨습니다. 우리 인간이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에덴 동산에서 추방당할 때도 그 축복만큼은 빼앗지 않으셨습니다. 오늘날에도 식량 경제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지구상에서 재배되는 곡물은 전 세계 모든 사람이 배불리 먹고도 남을 만한 충분한 양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인간은 하나님으로부터 많은 선물을 받았습니다.

그런대도 인간은 이러한 하나님의 은혜와 선물을 잘 모릅니다. 이 모든 것이 우연히 있는 것으로 알거나 그냥 당연한 것으로 압니다. 그렇기 때문에 감사하지도 않고, 자신이 받지 못한 것을 두고 원망하거나, 욕심만 부려서 더 가지려고만 합니다. 여기에서 인간의 비극이 생겨납니다.

우리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소유권'이 없습니다. 다만 '사용권'이 있을 뿐입니다. 우리의 육체도, 생명도, 건강도, 재산도, 가족도 다 하나님이 주신 것입니다. 앞으로 가지게 될 명예도, 권력도, 자녀들도 다 하나님의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의 '소유권'은 오로지 하나님께만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다만 '사용권'이 허락되었을 뿐입니다.

성경에서도 이 점을 분명하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네게 있는 것 중에 받지 아니한 것이 무엇이냐 네가 받았은즉 어찌하여 받지 아니한 것 같이 자랑하느냐"(고전 4:7) 하나님께서 또 말씀하십니다. "은도 내 것이요 금도 내 것이니라 만군의 여호와의 말이니라"(학 2:8)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에게 이 모든 것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마땅히 감사드려야 합니다. 혹시 재산이 있으면 하나님께 감사해야 합니다. 직장이 있거나 사업체가 있는 이도 하나님께 감사드려야 합니다.

때로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것이 '내가 바라는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감사하는 마음이야말로 이 모든 것을 선물로 받은 우리가 가져야 하는 마음입니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것이 선하매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나니"(딤전 4:4)

오 헨리(O. Henry)의 "크리스마스 선물" 이라는 이야기를 잘 아실 것입니다. 델라와 짐이라는 부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서로 사랑하지만 너무나 가난했습니다. 그들이 가진 것 중에 특별한 것이 있다면, 부인 델라에게는 아름다운 머리칼이 있었고, 남편 짐에게는 아버지로부터 물려 받은 금시계뿐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전날 그들은 서로에게 선물을 준비하려고 했는데 가지고 있는 돈이 없었습니다. 부인 델라는 자신의 아름다운 머리칼을 잘라 그것을 팔아서 남편에게 줄 시계줄을 샀습니다. 그런데 남편인 짐은 자기의 금시계를 팔아서 아내의 머리칼에 꽂을 보석 장식품을 샀습니다. 결국 두 사람은 쓰지 못하는 선물을 준비한 셈이 되었지만,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선물로 준 상대방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눌 수가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 가장 귀한 '독생자'를 우리를 위해 내어 주셨습니다. 부모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재산도 명예도 권력도 아닌 자기 자녀일 것입니다. 자녀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것도 포기할 수 있는 것이 부모의 마음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독생자'입니다. 하나님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 소중한 독생자를 우리를 위해 내어 주셨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가장 소중한 독자까지 내어 줄 만큼 하나님께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성경은 말합니다.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주신 이가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시지 아니하겠느냐"(롬 8:32)

예수님도 하나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시는 지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 중에 누가 아들이 떡을 달라 하는데 돌을 주며 생선을 달라 하는데 뱀을 줄 사람이 있겠느냐 너희가 악한 자라도 좋은 것으로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겠느냐"(마 7:9-11)

실상 독생자를 주신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주실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을 다 내어주신 것입니다. 이 예수 그리스도는 영원히 형벌을 받아야 할 우리들을 구원하기 위해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가장 귀한 선물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예수의 십자가의 죽음으로 영원한 생명을 또한 선물로 얻었습니다. 우리는 말할 수 없이 귀한 영원한 생명을 예수님 때문에 거저 받은 것입니다. 세상에 이보다 더 귀한 선물은 없습니다. 우리에게 이 이상 축복이 없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가장 귀한 분으로 알고 늘 감격하며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그리스도인들도 연약한 인간인지라 이 세상에서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세상에서 사랑하는 이를 먼저 떠나보내거나 육신적으로 불행한 일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일을 당할 때조차도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감사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영원한 생명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만약 예수 없이 저주를 당했다면 얼마나 불행한 일입니까? 그런데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 믿음을 허락하셔서, 하나님이 그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주신 것과, 예수님이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우리를 구원해 주신 것을 깨닫고 예수를 영접하여 영생을 얻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이 믿음을 우리에게 주신 것이 가장 큰 선물입니다.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엡 2:8)

그런데 그리스도인들 가운데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귀한 선물을 잊고 사는 사람들이 간혹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 중에는 세상적으로 바라는 것을 받지 못했다고 불평하기도 합니다. 또한 육신의 삶이 조금이라도 고달프면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구원의 은혜를 망각하고 불평하기도 합니다. 그것은 하나님 앞에서 큰 죄입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홍해가 갈라지게 하는 하나님의 크신 능력을 경험했고,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임재를 늘 경험했으며, 만나와 메추라기로 부족함 없이 먹여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기는커녕, 늘 불평과 불만을 내뱉었습니다. "이스라엘 자손도 다시 울며 이르되 누가 우리에게 고기를 주어 먹게 하랴 우리가 애굽에 있을 때에는 값없이 생선과 오이와 참외와 부추와 파와 마늘들을 먹은 것이 생각나거늘 이제는 우리의 기력이 다하여 이 만나 외에는 보이는 것이 아무 것도 없도다 하니"(민 11:4-6)

결국 이렇게 하나님의 은혜를 망각하고 불평하는 자에게 하나님의 심판이 내렸습니다. "고기가 아직 이 사이에 있어 씹히기 전에 여호와께서 백성에게 대하여 진노하사 심히 큰 재앙으로 치셨으므로"(민 11:33)

보석 같은 선물을 받고도 그 값어치를 모르거나 내팽개쳐 버린다면 이처럼 어리석고 안타까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순간순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와 선물이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것인지를 깨달을 때 우리의 삶이 달라질 것입니다.

저는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 해 우리 부모님들과 형제들이 처음 교회를 나갔습니다. 아버지의 병환으로 세상 그 어디도 의지할 데가 없어 온 가족이 교회를 찾았습니다. 그때 저는 예수 그리스도를 저를 구원해 주신 분으로 영접하였고 주님을 믿고 그분께 제 인생을 맡기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저희 집안은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이 큰 선물이 되어 완전히 달라진 것입니다. 성경에서는 믿음은 아무나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예정된 자에게만 주신 선물이라고 말합니다.

"믿음은 모든 사람의 것이 아니니라"(살후 3:2)

"영생을 주시기로 작정된 자는 다 믿더라"(행 13:48).

그러기에 지금 우리가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것이 하나님의 가장 큰 선물을 받은 것입니다. 가장 큰 선물을 받지 못했다면 다른 선물이 의미가 없습니다. 이 땅에서 아무리 잘사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다면 그는 정말 불행한 사람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에게 믿음처럼 큰 선물은 없습니다. 예수께서는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히 하지 못할 일이 없느니라"(막 9:23)고 하셨습니다. 이 믿음의 능력에 대해 예수님은 누가복음 17장 6절에서 "너희에게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 있었더라면 이 뽕나무더러 뿌리가 뽑혀 바다에 심기어라 하였을 것이요 그것이 너희에게 순종하였으리라"(눅 17:6)고 하셨고, 마태복음 17장 20절에서는 "만일 너희에게 믿음이 겨자씨 한 알 만큼만 있어도 이 산을 명하여 여기서 저기로 옮겨지라 하면 옮겨질 것이요 또 너희가 못할 것이 없으리라"(마 17:20)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런 귀한 선물을 받았으면서도 하나님께 감사가 없다면 그 사람은 믿음이 무엇인지 몰라도 한참 모르는 사람일 것입니다. 오늘 추수감사절을 맞이하여, 우리에게 이 믿음을 주신 하나님께 마음과 정성을 다해 감사드려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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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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