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도너패밀리들을 위한 송년의 밤 행사를 마치고.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도너패밀리들을 위한 송년의 밤 행사를 마치고.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기독일보 이나래 기자] 뇌사시 장기기증으로 9명의 생명을 구하자는 의미로 매월 9일을 장기기증의 날로 지켜오고 있는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는 지난 12월 9일, 질병관리본부와 한화생명의 후원으로 오후 7시부터 서울 중구에 위치한 프라자호텔 22층 다이아몬드홀에서 도너패밀리(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모임)들을 위한 송년의 밤 행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본부는 장기를 기증하고 먼저 떠난 기증인들이 더욱 생각나는 연말, 도너패밀리들을 위로하고, 이들에게 따뜻한 선물을 전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딸의 마지막 소원이 이식인들의 따뜻한 삶으로 이어지기를..."

이번 송년의 밤 모임에는 전국에 있는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67가족 145명이 참석했고, 뇌사자로부터 장기를 이식받고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는 이식인들도 9명 참석해 유가족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특히, 지난 2009년 갑작스런 뇌출혈로 세상을 떠난 故 김은정 씨의 부모인 김경수, 정금하 씨가 참석해 이식인들에게 정성이 담긴 선물을 전했다. 바로 김 씨의 어머니인 정금하 씨가 직접 뜬 목도리이다. 정금하 씨는 "은정이가 세상을 떠나기 전, 목도리를 떠달라고 이야기했었는데, 그 바람을 들어주지 못해 마음이 계속 아팠다"며 "비록 은정이는 내가 떠 준 목도리를 해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났지만, 은정이와 같은 기증인들의 생명을 이어받아 살고 있는 이식인들에게 목도리를 걸어줄 수 있게 되어 큰 위로가 된다"고 전했다. 김 씨의 아버지 김경수 씨도 "은정이를 생각하며 그 사랑을 담아 아내가 정성스럽게 뜬 목도리를 통해 이식인들이 더욱 건강하고,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 씨가 지난 9월부터 손수 뜬 9개의 목도리는 이식인 9명에게 전달됐다.

이 날, 뇌사 장기기증인의 유가족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 위해 참석한 이식인은 9명으로 각 간과 신장, 심장, 췌장, 각막 등을 이식받아 건강한 삶을 되찾은 이들이다.

지난 2000년, 7월 뇌사자로부터 신장과 췌장을 동시에 이식받은 송범식 씨는 "샤워를 할 때마다 이식받은 신장이 있는 위치를 쓰다듬으며 기증인의 사랑을 마음에 되새긴다"며 "기증인의 사랑으로 인해 다시 시작된 삶이기에 책임감을 가지고 나보다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해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소감을 전했다. 또한 지난 2009년에 기적적으로 심장을 이식받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김현중 씨는 "기증인의 몫까지 열정적이게 살아가며, 기증인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심장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모임인 '다시 뛰는 심장으로'의 경기지역 회장을 맡으며 활동하고 있다"며 "심장을 이식받은 분들을 대표해 기증인 가족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파란색을 가장 좋아했던 나의 남편은 누군가의 삶 속에서 푸르게 빛나고 있겠죠."

이번 행사에는 샌드아트 작가 최은준 씨, 배우 이정용 씨, 테너 하만택 씨, 소프라노 김현희 씨가 재능기부로 참여해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들에게 따뜻한 연말을 선사했다.

또한 축하공연 이외에도 생명을 남기고 떠난 기증인을 기억하기 위한 유가족들의 색 모래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기증인들이 평소 좋아했던 색의 모래를 투명한 유리병에 담는 순서를 통해 가족들은 먼저 떠나간 기증인을 추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날 행사에 참여하는 서정 씨는 "남편이 평소 파란색을 좋아했는데, 살아있을 때에도 바다같이 마음이 넓은 사람이었다"며 "지금은 장기기증을 통해 누군가의 삶 속에서 푸르게 빛나고 있을 남편의 생명을 생각하며 위로를 얻는다"고 전했다. 또한 도너패밀리의 회장인 강호 목사는 "오늘 이 행사를 통해 저 뿐 아니라 참석한 모든 가족들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생명을 나누고 떠난 가족에게 가슴속에 담아둔 마음을 고백하는 시간이 되어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한편,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지난 2013년부터 뇌사 장기기증 유가족 예우사업을 시작해 매해 전국적으로 소모임을 진행하며, 1일 추모공원, 연극 공연 및 뇌사 장기기증인 초상화 전시회 등 예우 사업을 꾸준히 펼쳐가고 있다.

박진탁 이사장은 "아름다운 생명나눔의 기적을 선물해 준 우리 사회의 산타클로스와 같은 모든 도너패밀리들에게 따뜻한 연말을 선물하고 싶어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 앞으로도 본부는 도너패밀리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행사와 캠페인을 전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문의: 사랑홍보팀 02-363-3992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너패밀리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