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연합(이하 한교연)이 3.1운동 106주년 메시지를 24일 발표했다.
한교연은 이 메시지에서 “3.1만세운동은 일제의 군홧발에 짓밟힌 나라의 자유와 주권을 되찾기 위해 우리 민족이 맨주먹으로 일으킨 역사적 거사”라며 “당시 기독교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한 민족대표 33인이 서울 탑골공원에 모여 ‘독립선언서’를 낭독함으로써 전 세계에 자유와 평화를 향한 불굴의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 3.1만세운동이 전국 각지로 들불처럼 번져나가게 됐다”고 했다.
이어 “3.1만세운동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는 몇 가지 중요한 교훈이 있다. 첫 번째는 하나님이 한국교회와 기독교 지도자들을 각성시켜 민족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이라며 “당시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 중 16인이 기독교 대표였다. 이는 단지 수의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정신이 3.1만세운동 전반에 녹아있음을 의미한다. 또 전국적으로 번져나간 3.1운동의 불꽃을 점화한 48인 가운데 그 절반인 24인이 기독교인이었다는 점에서 한국교회와 기독교인들의 기도와 헌신, 희생이 밑바탕이 됐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또한 “둘째는 한국교회가 민족에게 끼친 선한 영향력이다. 3.1만세운동이 일어났을 당시 우리나라 인구는 1,600~1700만 명 정도로 파악된다. 그런데 기독교인 수는 1.3∼1.5%인 20만여 명에 불과했다. 국민 전체에 2%도 안 되는 기독교인이 이런 역사적인 민족 결사운동을 주도했다는 것만 봐도 그 영적 에너지가 얼마나 충만했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한교연은 “셋째는 일제가 한국교회에 가한 잔혹한 핍박이다. 3.1만세운동 이후 일제는 주동자와 관련자들을 색출해 모진 고문을 가하고 투옥했다. 일제에 의해 체포 투옥된 지도자 중 30%가 목사 등 교회 지도자였다. 전국의 교회를 중심으로 만세운동이 조직적으로 전개되자 일제가 교회를 주 탄압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라며 “일본군이 교인과 주민 23명을 예배당 안에 가두고 불을 질러 잔혹하게 살해한 제암리교회 사건은 한국교회가 그 어떤 핍박과 희생을 치르며 오늘날 복음의 찬란한 꽃을 피우게 됐는지를 증거해 준다”고 했다.
이어 “넷째는 한국교회가 저지른 집단적인 배교와 통렬한 회개”라며 “일제는 한국교회를 말살하기 위해 신사참배를 강요했다. 주기철 목사를 비롯해 많은 교회 지도자들이 일제에 굴복하지 않고 당당히 순교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장로교 총회에서 신사참배를 가결함으로써 자랑스런 순교의 역사를 부끄러운 배교로 먹칠하고 말았다”고 했다.
이들은 “이 문제로 교회끼리 갈등하면서 결국 8.15 해방 후 교단이 분열하는 아픔을 겪게 됐다.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에 한국교회가 끝까지 저항하지 못하고 굴복한 건 씻을 수 없는 죄악이요 치욕의 역사”라며 “하지만 언제까지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을 수는 없다. 이후 세대들이 선배가 저지른 죄악에 대해 하나님 앞에 엎드려 회개하고 용서받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교연은 “지난 역사의 과오는 세월이 흘러 상처가 아물더라고 흔적이 남는다. 한국교회가 저지른 역사적 과오도 마찬가지”라며 “하나님은 용서하셨으나 이 일로 인해 교회끼리 반목하고 싸우다 분열함으로써 아직도 치유하지 못한 상태로 남아있다”고 했다.
이들은 “하지만 하나님은 ‘너희 죄가 주홍같이 붉을지라도 양털같이 희게 해 주겠다’고 하셨다. 하나님이 한국교회를 열방 가운데 높이 들어 쓰시는 것도 과거 일제에 굴복했던 100명의 지도자보다 1명의 순교자의 흘린 피를 귀하게 받으셨기 때문”이라며 “그 피값으로 한국교회가 30배 60배 100배의 축복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한교연은 “하나님은 오늘 한국교회에 큰 사명과 비전을 주셨습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마 28:19∼20)하신 말씀을 준행할 사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역사를 잊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다만 잊지는 말되 과거에 머물러 있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하나님이 세우신 세운 대한민국이 북한과 중국 등 외세에 강탈당하지 않고, 자유민주주의를 견고히 세워나갈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함께 기도하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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