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리처드 랜드 박사의 기고글인 ‘트럼프 대통령과 이민: 기독교인들이 이를 대하는 방법’을 최근 게재했다.
랜드 박사는 2013년 7월부터 2021년 7월까지 남부 복음주의 신학교(Southern Evangelical Seminary)의 총장으로 재직했으며 2011년부터 CP의 편집장 겸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트럼프 행정부가 수백만 명의 불법 이민자를 미국에서 추방하겠다는 대선 공약을 신속하게 실행에 옮기고 있다. 당국은 가장 폭력적이고 위험한 불법 이민자들부터 우선적으로 추방을 시작했으며, 앞으로도 강제 추방을 위한 준비를 갖춰나가고 있다. 현재까지는 미국 대중의 다수가 이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더불어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추방 조치와 국경 단속 강화 정책이 바이든 행정부 시절 급증했던 불법 이민 유입을 크게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앞으로 추방되는 인원이 급증할 경우, 여론이 어떻게 변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합법적 이민의 필요성 대두
미국 내 출생률을 고려할 때, 경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합법적이고 체계적인 이민 정책이 불가피하다는 점이 점차 대중에게 인식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역사 속에서 이민이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만큼, 법적으로 규제된 이민이 사회에 큰 혼란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많은 미국인은 불법 이민자의 급격한 증가에 불안을 느끼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이 해결된 후, 미국은 질서 있는 합법 이민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미국은 이민자들의 나라다. 독립선언서와 헌법에 명시된 미국의 가치와 신념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에게는 문을 열어야 한다.
엄밀히 따지면, 원주민을 제외한 모든 미국인은 이민자의 후손이거나 이민자들 자신이다. 결정적인 질문은, 새롭게 유입되는 이민자들이 미국의 가치 체계를 받아들이고 영어를 익힐 의지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는 그들이 조국의 문화를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국에는 아일랜드계, 이탈리아계, 폴란드계, 멕시코계, 일본계 미국인들이 많으며, 이들은 조국의 유산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도 충성스럽고 애국적인 미국 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20세기 초, 이민이 급증하던 시기에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은 “미국에는 하이픈(-)이 붙은 미국인(예: 아일랜드계 미국인)도 충분히 자리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미국인’이라는 정체성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국은 이민자들의 공헌 덕분에 경제적, 문화적으로 풍요로워졌다. 다양한 민족이 유입되면서 언어, 음식, 음악, 경제 등 여러 방면에서 발전을 이뤘다.
미국의 실패한 이민 시스템
그러나 미국의 이민 시스템은 오랫동안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1950년대 아이젠하워 행정부 시절부터 이미 문제가 지적되었으며, 그 결과 현재 미국에는 1,500만~2,000만 명의 불법 이민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공식적인 심사를 거치지 않은 채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정치적 양극화가 불법 이민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우파에서는 값싼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이민을 용인해왔다. 전문가들은 불법 이민이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을 10%가량 낮추는 효과를 초래했다고 분석한다.
좌파에서는 국경 개방을 지지하거나, 불법 이민자들을 향후 민주당 지지층으로 흡수하려는 정치적 의도를 가진 세력이 존재한다.
미국 국민들은 이러한 극단적 입장을 배격하고, 중도 우파 및 중도 좌파가 연합하여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이민 개혁을 추진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이민과 미국의 미래
이민 정책은 미국의 미래뿐만 아니라 세계 질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중요한 문제다. 21세기 남은 기간 동안, 미국과 중국은 세계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핵심은 인공지능(AI) 및 차세대 첨단 무기 개발과 관련한 두뇌 전쟁이 될 것이다.
이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미국은 최고의 인재들을 자국으로 유치해야 한다. 세계 곳곳에서 뛰어난 인재들이 미국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인류 전체의 이익에도 부합한다.
이민자의 교육 및 사회적 기여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의 칼럼 **"Merit and the Case for Immigration(이민과 능력주의)"**에서는 이민자들이 미국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강조했다.
전 상원의원 필 그래엄과 시카고대 경제학 교수 로버트 토페이는 Finus Welch Foundation을 통해 텍사스 대학교 및 텍사스 A&M 대학교에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 장학금은 저소득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
흥미로운 점은, 2024년 장학생들의 배경을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전체 수혜자의 62%가 외국에서 태어난 부모를 둠 (이는 전국 평균의 3배)
9%는 한 명의 외국 태생 부모를 둠
29%만이 미국 태생 부모를 둠
또한 연구에 따르면, 이민 가정에서는 부모가 함께 사는 비율이 높고, 가난과 열악한 교육 환경에도 불구하고 이민자 자녀들이 미국 태생 학생들보다 우수한 성과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특히, 91%의 이민자 부모들이 자녀의 대학 졸업을 기대하며, 59%는 자녀가 대학원이나 전문직 학위를 취득하길 바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데이터를 종합하면, 미국이 올바른 이민 개혁을 통해 인재를 유치하고, 모든 학생들에게 건전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결론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로서, 합법적이고 체계적인 이민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이민자와 미국 태생 학생 모두가 건전한 가정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혼율 증가와 가정 해체가 아동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고대 아테네의 지도자 페리클레스는 2,500년 전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가장 높은 상이 주어지는 곳에서, 가장 뛰어나고 용감한 사람들이 모인다.”
미국이 진정한 인재를 끌어들이고 세계적인 리더십을 유지하려면, 올바른 이민 개혁과 교육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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