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혁
'이찬혁은 최근 자작곡 '장례희망’ 무대를 통해 천국 소망의 기쁨을 전하고 있다. ©AKMU 유튜브

'종종 상상했던 내 장례식엔/축하와 환호성 또 박수갈채가/있는 파티가 됐으면 했네/왜냐면 난 천국에 있기 때문에'

최근 악동뮤지션 출신 싱어송라이터 이찬혁이 한 인디뮤직페스티벌에서 그의 곡 '장례희망'을 노래한 퍼포먼스 무대가 화제다. 조회수 119만 회, 이번주 한국 인기 뮤직비디오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인간이면 누구나 맞는 '죽음'을 소재로 하고 있는 이 곡은 이찬혁의 신앙관과 내세관을 담고 있다. 보통 '죽음'하면 두려움과 슬픔 등을 떠올리지만 그의 예술적 재능이 만나 천국 소망의 기쁨으로 탄생됐다. 제목과 가사, 퍼포먼스까지 그 어떤 음악보다 기독교적이며, 선교적 음악과 문화선교의 가능성을 확장해 주었다는 평이다.

잔잔하게 고백하는 도입부와는 다르게 후렴구는 매우 화려하고 강렬하다. 콰이어의 가스펠 풍 합창이 더해져 '할렐루야 꿈의 왕국에 입성한 아들을 위해/할렐루야 함께 일어나 춤을 추고 뛰며 찬양해'라는 가사에서 드러나듯 그가 상상하는 죽음의 장면에는 기쁨과 찬양이 묻어난다.

이찬혁 장례희망
'장례희망' 무대의 마지막은 입관 퍼포먼스이다. (사진은 지난 KBS 청룡영화상 시상식 무대) ©KBS

그가 후렴에서 마치 죽음이 가장 기쁜 순간인 것처럼 신나게 춤을 추는 모습은, 자신의 옷이 벗겨진 줄도 모르고 춤을 추는 다윗을 연상시킨다. 이윽고 찬혁 군은 스스로 관에 들어가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는데 '장례'라는 무거운 분위기라는 예상과는 대조적으로 화면에는 폭죽이 터지고 한없이 기쁘기만 한 축제처럼 보인다.

'커다란 사자', '할렐루야' 등 기독교적 단어들도 등장한다. 사자는 보통 예수님을 상징하는 단어이다. 그는 천국에서 예수님을 만날 수 있음에 기쁨을 느끼는 듯하다. 이처럼 성경에서는 죽음을 새로운 시작으로 표현된다. "또 내가 들으니 하늘에서 음성이 나서 이르되 기록하라 지금 이후로 주 안에서 죽는 자들은 복이 있도다 하시매 성령이 이르시되 그러하다 그들이 수고를 그치고 쉬리니 이는 그들의 행한 일이 따름이라 하시더라"(계14:13), "우리가 담대하여 원하는 바는 차라리 몸을 떠나 주와 함께 있는 그것이라"(고후5:8) 

이찬혁 error
이찬혁의 첫 솔로앨범 'ERROR' ©YG

이 곡은 그의 첫 정규 솔로 앨범 「ERROR」에 수록된 마지막 곡이다. 앨범 컨셉은 사고를 당한 후 의식을 잃고, 숨이 끊어지며 장례를 치르기까지의 과정을 순서대로 11곡에 담아 '죽음의 서사'를 그려내고 있다. 이찬혁은 "내 초심을 찾는 여정이자, 내 20대 후반 삶의 방향성을 담은 앨범"이라고 소개하며, 자신이 지금껏 만들어 온 음악 속 오류와 모순의 간극을 줄이려고 했다고 한다.

이찬혁은 16살의 나이에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에 동생 이수현과 함께 그룹 '악동뮤지션'으로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선교사 자녀로도 알려진 두 사람은 독특한 음악 색깔과 호흡으로 꾸준히 인기 가도를 달려왔다. 그는 2022년 첫 솔로 앨범을 낸 이후, '파노라마' 무대에서 이발 퍼포먼스,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서울 거리 한복판에서 평온하게 차를 마시는 퍼포먼스 등 기독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음악세계를 구축해 오고 있다.

이찬혁
이찬혁은 자작곡 '파노라마' 무대에서 이발 퍼포먼스로 화제를 모았다. ©SBS인기가요

그는 지난 11월 KBS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도 그의 곡 '파노라마'와 '장례희망'을 노래하며 동일한 라이브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렇게 죽을 순 없어/버킷리스트 다 해봐야 해/짧은 인생 쥐뿔도 없는 게/스쳐 가네 파노라마처럼'. 곡 '파노라마' 가사에 담긴 메시지처럼 유한한 인간의 삶에 대해 짧지만 굵은 교훈적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네티즌의 반응은 '진지하게 무대가 너무 좋아서 보고 울었다' , '죽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종교가 없는데도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악뮤가 CCM을 만들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는데 기대 이상이다' 등이다.

해당 곡이 화제가 되자, 여러 기독교 유튜버들과 인플루언서들도 곡에 대한 해석과 감상평을 내는 등 2차 콘텐츠 생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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