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보 목사
김희보 목사

“우리로 하여금 인내로 또는 성경의 위로로 소망을 가지게 함이니라”(로마서 15:4)

당하는 자가 수동적인 자세로 체념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혹독한 시련과 고난 속에서도 용맹스런 군인처럼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목적과 신앙에 대한 충성을 지키는 것을 의미한다(Findlay). 이러한 자세는 약한 자들의 약점을 돌보아 주는 자들에게 필요하다(Lenski). 약한 자들은 한 두 번 도움을 받는 것으로 바로 서지 못하므로 인내를 가지고 그들을 돌보아 주어야 하는 것이다. 한편 ‘안위’의 헬라어 ‘파라클레시스’는 보통 ‘권고’, ‘위로’를 뜻한다.

사람은 고독할 때 신(神)을 찾게 된다. 현대인은 고층 건물이 줄지어 서 있고 사람들이 오가는 곳에서, 또는 전장(戰場)에서 고독을 느끼는 반면, 사람이 살지 않는 외딴 섬이나 아마존의 밀림(密林) 속에서는 오히려 마음의 평화를 느낀다.

로빈슨 크루소는 영웅도 아니고 위인도 아니며, 영국의 한 평범한 보통 시민이었다. 그는 타고나면서부터의 방탕한 기질 때문에 열아홉 살 때에 집에서 나와 뱃사람이 되었다.

잠시 브라질에 정착하며 농장(農場)을 경영하여 부자가 되지만, 방랑의 낭만을 잊지 못하여 다시 선원(船員)이 되었다.

로빈슨이 탄 배는 폭풍을 만나 난파(難破)하고, 그는 파선(破船)한 배로 무인고도(無人孤島)에 표류하였다. 13일 동안 로빈슨은 파선한 배 위의 모든 물건을 뗏목으로 실어 나른다. 그리고 집을 지었고, 홀로 사는 생활이 시작되었다.

아침 식사는 건포도 한 송이, 점심은 거북 또는 염소의 군고기 한 조각, 저녁은 거북의 알 세 개. 그는 양털로 옷을 지어 입었고 우산도 만들었다. 4년 동안에 걸쳐 통나무 배를 만들었으나 바다에 띄울 수 없었다.

11년째 되는해에 염소를 길들여 목장을 만드는 데 성공하였다. 그리고, 앵무새에게 말을 가르쳐 “불쌍한 로빈슨 크루소” 하고 말하게 하여 고독한 마음을 달래게 된 것도 그 무렵이었다. 그는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ㅡ나는 성경을 읽기 시작하였다. 맨 처음 눈에 들어온 구절은다음 말씀이었다. “너는 환난의 날에 나를 부르라. 내가너를 건지리니 네가 나를 영화롭게 하리라.” 나는 계속하여 읽었다. “너희가 나무에달아 죽인 예수를 우리 조상의 하나님이 살리시고 이스라엘로 회개하게 하사 죄 사함을 얻게 하시려고 그를 오른손으로 높이사 임금과 구주를 삼으셨느니라.” 나는 성경을 땅에 놓고 양손과 함께 마음까지 높이 하늘을 향하여 들고 기쁨에 겨워 크게 소리쳤다. “예수, 다윗의 아들 예수여, 높은 곳에 계신 구세주여, 내게 죄 사함을 주시옵소서.” 이것이 내 생애 중 진심으로 신에게 빈 최초의 기도였다. ㅡ

24년째 되는 날 흑인 ‘프라이데이’를 살려내어 함께 살게 되고, 배신 당한 선장을 구출하기 위한 전투를 벌인 후, 그 배로 로빈슨 크루소는 고향에 돌아오게 된다. 무인도에 표류한 지 만 28년 2개월 19일째 되는 날이었다.

디포(Daniel Defoe, 1660-1731)의 소설 <로빈슨 크루소>의 원제목은 “The Life and Strange SurprisingAdventures of Robinson Crusoe”(1719). 이 소설이 오늘날에도 널리 읽히는 이유는 무엇인가? 현대인은 고독하기 때문이다.

김희보 목사는

예장 통합총회 용천노회 은퇴 목사로, 중앙대 국문과와 장신대 신학대학원(M.div.)을 졸업하고, 샌프란시스코 신학교에서 목회학박사(D.Min.)와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월간 「기독교사상」 편집주간, 한국기독공보 편집국장, 서울장신대 명예학장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문학과 기독교(현대사상사)」, 「그림으로 보는 세계사(3권)」, 「지(知)의 세계사(리좀사)」, 「세계사 다이제스트10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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