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에선 ‘10.27 비판’ 기윤실 성명 논란 추측
기윤실 과거 “차별금지법, 사회에 필요” 성명
김양재 목사, “차별금지법 막아야” 반대 입장
우리들교회(담임 김양재 목사)가 주보에 기록하는 후원 교회·단체 명단에서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을 최근 제외했다.
우리들교회의 지난 13일 주보의 해당 명단에는 기존에 있었던 기윤실이 빠져 있다. 반면, 기윤실 홈페이지의 후원교회 및 기관에는 우리들교회가 포함돼 있다. 김양재 목사도 기윤실 이사회 명단에 있다.
본지는 17일 우리들교회 측에 기윤실이 후원 교회·단체 명단에서 빠진 이유를 물었지만, 따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교계에선 10.27 연합예배를 비판한 기윤실 성명이 논란이 됐기 때문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앞서 기윤실은 오는 27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리는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가 “예배와 기도회를 빙자한 주일 정치집회”라며 “공교회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은 교단 헌법의 예배 정신을 훼손하고 교회의 사회 참여에 대한 신학적 기초를 흔드는 어리석은 일”이라고 비판했었다.
그러자 보수 교계에선 기윤실이 과거 성명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했었다며 이 단체가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고 지적했다.
기윤실은 다른 단체들과 함께 지난 2013년 9월에 발표한 ‘차별금지법에 대한 우리의 입장’에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법”이라며 “인애와 공평을 우리의 삶에서 실천하려는 한국 그리스도인들은 원칙적으로 이 법의 제정을 적극 찬성한다”고 했다.
다만 “성적지향을 이유로 하는 차별의 금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으며 “차별금지의 예외규정을 폭넓게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우리들교회 김양재 목사는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목사는 지난 제21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안이 처음 발의되고 나서 얼마 후인 2020년 8월 주일예배 설교에서 차별금지법을 우려했었다.
당시 김 목사는 “성별·장애 등을 이유로 한 차별금지는 현행법으로 충분하다. 이미 개별적인 차별금지법이 있다”며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성적지향에 대한 차별금지를 위해 독소조항을 곳곳에 숨겨뒀다”고 했다.
또 같은 해 6월에 열렸던 한국교회구국기도대성회에서도 김 목사는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동성혼과 (동성 커풀의) 입양도 허용될 것이다. 이혼과 재혼이 파다해지고, 그들의 권리만 중요시된다면 아이들의 권리는 어떻게 되는가. 아이를 버리는 일이 얼마나 많이 속출하겠는가”라고 했다.
김 목사는 “동성혼은 생명을 잉태할 수 없는 것이다. 나라의 인구 감소로 나라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차별금지법 허용을 막아야 한다. 이런 일을 허용하고 막지 않기 때문에 오늘날 북한을 통해 이 나라가 흔들리는 것이다. 한국교회가 이것을 두고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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