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기독교 설교자들은 챗GPT에게 설득력 있는 설교문을 주문하면 1분 안에 때로는 10초 안에 원하는 설교문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시대에 과연 기독교 설교자는 어떻게 하나님의 말씀을 올바로 선포할 수 있을까? 저자 이승진 교수(합동신학대학원 예배설교학)는 이 책에서 개혁주의 설교학의 핵심적인 쟁점들에 관한 설교자들의 심각한 고민과 성찰을 던지고 있다.
저자는 성령 하나님과 설교자의 상호 관계로부터 시작하여, 언약 신학과 설교, 칭의론에 관한 설교학적인 문법, 칼빈의 교회개혁과 설교, 도르트 신경과 교리 강설, 청교도 설교의 유산과 적실성에 관한 고민과 성찰을 통해서 개혁주의 설교학의 확고한 토대가 구축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
저자는 책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 선포로서의 설교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관한 설교 내용이 기록된 설교 원고의 차원을 벗어날 뿐만 아니라, 설교자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설교 메시지의 차원을 넘어서서 삼위일체 하나님과 그 백성 사이의 구속 역사와 성경, 성령, 전인격적인 설교자, 특정한 시대적인 상황 그리고 삼위일체 하나님과의 언약적인 만남의 사건을 기대하는 신앙공동체가 모두 관여함으로 파생되는 유일무이한 말씀 사건이다. 이런 의미에서 하나님의 말씀 선포로서의 설교는 실제 말씀 사건으로 성취되는 그 순간에 비로소 온전히 본래 의도했던 효과수반발화 효과를 획득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설교 행위를 말씀-사건의 관점에서 이해한다면, 설교 메시지가 성경 본문을 주해하고 교리적인 내용을 해설하는가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신자들이 하나님의 절대주권과 은혜로 얻은 구원에 감사하느냐, 아니면 신자 편에서의 선행이나 공로를 부각하느냐의 여부가 중요하다. 설교 내용이 아무리 성경 본문을 올바로 주해하더라도 설교의 효과가 하나님의 은혜로운 구원을 감사하고 찬양하지 않고, 반대로 신자 편에서의 믿음이나 선행을 내세운다면 이는 잘못된 설교다. 결국, 신본주의 교회와 인본주의 교회의 결과는 설교 내용이 아니라, 설교의 목적과 이를 위한 수사적인 전략 여부에서 판가름난다. 설교를 포함한 모든 소통이 내용과 형식 그리고 목적의 3차원으로 지탱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에드워드 팔리가 제안하는 통찰이 시사하는 교훈은 더욱 선명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리 설교가 설교의 내용과 형식 그리고 목적의 3차원으로 형성된다고 할 때, 교리 설교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특정 교리의 신학적인 의미나 배경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단계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특정 교리가 추구하는 본래의 목회적인 목적이 효과적인 설교 형식이나 전략을 통해서 잘 실현되도록 설교해야 한다. 따라서, 기독교 설교자들이 강단에서 대재앙의 문제나 이 세상 속에 현존 하는 고통의 문제, 또는 고통당하는 사람들의 문제에 관하여 올바로 설교하기 위해서는 설교자와 교회가 먼저 대재앙의 고난 속에서 도움의 손길을 베풀 수 있는 환대의 수사학(rhetoric of hospitality)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내러티브 정체성(narrative identity)의 관점에서 볼 때, 반전의 깨달음을 추구하는 설교는 설교자가 청중을 자신과 또 다른 자아, 곧 타자로서의 자아로 연합할 뿐만 아니라 서로의 윤리적인 요청에 대하여 응답하는 과정에서 섬김의 내러티브를 만들어 내는 설교다. 이렇게 자아 이해에 대한 성경적인 반전을 가져다 주는 설교의 핵심 메시지는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기 때문에 더이상 나는 옛날의 내가 아니다’라거나, ‘내 안에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사신다’는 깨달음이다(갈 2:20). 그러므로 나는 예전의 나의 유익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자아인 타자를 섬기는 삶을 기쁨으로 살아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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