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 후보가 3일 진행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인권위가 LGBT 인권에 대해선 강하게 목소리를 내면서도, 북한인권 문제엔 침묵한다는 비판도 제기한다.
안 후보는 먼저 “인권위가 차별금지법 관련 제대로 된 반대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어떤 사안에 대해 반대의견이 있다면 동일한 차원에 놓고 반드시 숙고해, 민주적 논의를 거쳐 합리적 결론에 이르러야 하고, 자유와 평등에 기초한 보편적 인권과 헌법적 가치에 기초해 공동의와 공동선을 추구해야 한다는 신념이 있다”며 “찬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합리적 결론을 낼 것”이라고 했다.
안창호 후보는 지난 2021년 ‘진화론 부정’ 관련 발언에 대해 “창조론과 진화론은 과학적 증거보다 믿음의 문제다. 양자에 대해 (공교육에서) 같이 가르치면 좋겠지만, 인권위원장으로서 내 영역의 밖이다. 종교적 신념이 인권위의 객관성을 훼손시키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안 후보는 2020년 9월 ‘차별금지법 바로알기 아카데미’ 강의에 강사로 초청돼 “차별금지법이 동성애에 대한 긍정적 환경을 조성해서 교회를 혐오하게 만들고, 교회가 차별금지법 때문에 동성애 죄성을 지적하지 못해 위축된다면, 공산주의자 그람시의 바람대로 가정 교회 및 국가 공동체의 변질과 해체의 원인이 돼서 공산주의 혁명으로 가는 긴행진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산주의자들 가운데, 네오막시스트 중에는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 동성애는 공산주의 혁명의 핵심적 수단이라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공산화 확률에 대해 “여러가지 상황을 비춰볼 때 가능성이 제로라고 생각하지는 않다”고 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헌법에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돼 있다. 인권위는 북한인권에 각별한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질의하자 안 후보는 “동의한다”고 했다.
질의 과정에서 2019년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 당시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이 이를 인권침해라고 진정했는데, 2020년 말 인권위가 이에 대해 내린 각하 결정도 언급됐다. 이에 한변은 인권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2022년 3월 1심 소송에서 인권위 각하 결정의 위법성이 인정돼 승소했다. 인권위가 제기한 항소심에서도 동일한 판결이 나왔다. 그럼에도 인권위는 해당 진정에 대해 재차 각하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배 의원은 “당시 탈북민들이 범죄자로 추정될지라도, 헌법상 우리 국민인 북한 주민을 대한민국에서 재판 절차도 밟지 않은 채 북송시키는 것은 대한민국 주권이 훼손된 처사라는 비판도 있었다”고 했다.
또한 “지난 (문재인) 정부에선 북한인권을 외면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유엔은 북한인권 결의안에 대해 표결 없이 채택했음에도, 문재인 정부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연속 공동제안국에 불참했다”며 “인권위는 이에 대해 단 한 번도 입장 발표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인권위 전체 예산 410억 가운데 북한인권 관련 예산은 1억 3천만 원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북한 주민도 우리 한반도의 부속도서에 있기에 같은 동포로 그분들의 인권도 증진돼야 한다. 그래야 한반도 평화가 정착될 수 있다. 의원님께서 지적한 사안에 대해 심도 있게 고려하고, 북한인권 관련 국제사회와 우리 국민의 의사를 통합하면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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