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적 존재’ 믿는 비율, 한국 26개국 중 25위
천국·지옥·영·악마 등 존재 믿는 비율도 낮아
한국인이 특정 종교와는 거리가 있지만, 종교성은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목데연)는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입소스(IPSOS)가 세계 주요 26개 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세계인의 종교의식 조사’와 미국의 퓨리서치센터가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5개 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종교적 영성과 관련한 조사의 주요 결과를 3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세계 26개국 성인들에게 ‘신’ 또는 그보다 ‘더 높은 힘이나 영’에 대한 믿음을 물어본 결과, ‘경전(성경 등) 상의 신을 믿음’ 이 40%로 가장 많았고, ‘신 말고 더 높은 힘이나 영을 믿음’이 20%였다. 즉 ‘신적 존재’를 믿는다는 비율은 모두 61%였다고 한다.
국가별로 이런 ‘신적 존재’를 믿는 비율은 브라질 89%, 미국 72%, 이탈리아 60%, 독일 45%, 프랑스 44%, 영국 43% 등이었다. 한국은 이보다 낮은 33%로 전체 26개 국들 중 25위였다. 26는 일본으로 19%였다.
천국, 지옥, 영, 악마 등과 같은 것이 존재한다고 인식하는 비율에 있어서도 한국은 30%로 26개 국 평균보다 크게 낮았다. 한국이 26개 국 평균치와 가장 차이가 나는 항목은 ‘천국’으로 20%p 차이를 보였다.
한국인이 교회, 절 등 예배 장소에 월 1회 이상 가는 비율은 21%로 조사국 중 13위였다. 예배 장소 밖에서 월 1회 이상 기도하는 비율은 24%로 22위였다.
한국인, 종교-일상 연관성 낮게 보는 경향
종교 이탈률·전환율 높아 “종교 변동성 커”
“종교, 삶에서 매우 중요” 16%로 낮은 편
이 밖에 한국인의 ‘종교적 관습은 우리나라 국민의 도덕적 삶에 중요한 요소이다(35%)’와 ‘종교적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더 좋은 시민이 된다(24%)’에 대한 동의율이 각각 26개국 중 20위, 22위를 기록해 다른 나라에 비해 종교와 일상의 연관성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목데연에 따르면 한국 등 동아시아 5개 국을 조사한 퓨리서치센터는 그 결과를 세계 102개 국 종교의식 조사 결과와 비교하기도 했다. 먼저 종교적 환경에서 자랐으나 현재 종교가 없다고 응답한 성인의 비율은 한국이 35%로 102개 국가 중 2위였다.
또 종교 전환율, 즉 전 국민 중에서 지금까지 살면서 종교를 바꾸거나, 무종교에서 종교를 갖거나, 종교를 버리거나 해서 종교에 변화를 준 사람의 경우 한국이 53%로 102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목데연은 “그만큼 한국은 종교 변동성이 큰 나라”라며 “종교 이탈률과 전환율 모두 홍콩, 일본 등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이 상위권에 위치해 다른 지역권에 비해 크게 높았다”고 했다.
‘종교가 삶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한국이 16%로 102개 국 중 84위였다. 홍콩(11%, 92위)과 일본(6%, 102위)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종교 중요성 인식은 다른 지역권에 비해 크게 낮았다.
동아시아 5개 국의 무종교인에게 최근 1년간 명상 같은 종교적 행위나, 운세 같은 무속 행위를 해본 경험을 묻자 한국인의 명상 경험이 55%로 가장 높았고, 운세를 본 경험도 39%로 5개국 중 가장 높았다.
52%, 한 달에 1회 이상 삶의 의미·목적 생각
“한국인, ‘종교적 믿음’ 적지만 ‘종교성’ 높아”
“교회, 무종교인도 ‘영적 존재’ 생각할 필요”
또 한국인의 52%는 ‘최소 한 달에 한 번 이상 삶의 의미 및 목적에 대해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일본(30%), 홍콩(20%)보다 크게 높은 수치였다. 목데연은 “종교와는 거리가 있지만 종교성은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기독교인의 경우 ‘삶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 한 달에 1번 이상 생각하는 빈도’가 62%로 불교인(50%)이나 무종교인(47%)보다 더 높았다.
목데연은 “이번 세계조사에서 확인된 점은 한국인이 ‘종교적 믿음’은 적은 반면, ‘종교성’은 낮지 않다는 것”이라며 “종교적이지는 않지만 ‘영적’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영적인 존재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인간은 종교성을 자연스럽게 갖고 있다”며 “나이가 들수록 삶의 의미와 목적을 추구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명상’, ‘운세’, ‘템플스테이’ 등 종교적 행위가 대중문화 영역에서 소비되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회는 무종교인도 영적인 존재임을 의미 있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교회의 정기적인 전도 프로그램 실행과 관계 전도 매뉴얼의 실천은 전도의 결과를 떠나 성도가 주변 지인과 이웃의 영적 갈급함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권유할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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