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안드레아 케르스텐. ©ADF International

종교적 신념 때문에 사후피임약 판매를 거부한 독일의 한 약사가 장기간 법적 분쟁 후 승소를 거뒀지만, 독일의 양심 보호 실태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종교자유 사건을 전문으로 하는 법적 비영리 단체인 국제 자유수호연맹(ADF)은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베를린-브란덴부르크 고등행정법원이 지난 6월 26일 내린 구두 판결에서 약사 안드레아스 케르스텐에 대한 직업적 의무 위반 혐의를 기각했다고 발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케르스텐에 대한 혐의는 그가 소유하고 일했던 운디네 약국(Undine Pharmacy)에서 사후 피임약을 비축하고 판매하는 것을 거부하면서 구체화됐다.

판결 결과, 케르스텐에 대한 제재를 요청한 베를린 약사회는 소송과 관련된 변호사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하급 법원은 2019년 케르스텐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렸지만, 약사회는 이 판결에 항소했다.

법원은 케르스텐이 그러한 상황에서 양심적 거부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연방 보건부가 허가한 서한을 인용했기 때문에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판결했지만, 자유수호연맹은 이 판결이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자유수호연맹은 “케르스텐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리면서 법원은 베를린 약사의 양심의 자유를 옹호하지 못했다”라고 했다.

케르스텐은 “법원이 약사회가 요구한 제재를 기각해 안도감을 느꼈다”라며 “건강을 증진하고 생명을 구하기 위해 약사가 되었다. 인간의 생명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에 소위 ‘사후 피임약’을 판매하는 것을 양심과 조화시킬 수 없다”라고 했다.

케르스텐은 “나는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양심의 자유를 광범위하게 거부하는 논리에 실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약사들은 신념에 충실하다는 이유만으로 사랑하는 직업을 포기하도록 강요받을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ADF 유럽 옹호 국제 디렉터인 펠릭스 볼만은 판결의 의미에 대해 “5년이 넘는 법적 불확실성 끝에 안드레아스 케르스텐이 직업적 의무를 과실 있게 위반하지 않았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우리는 이 판결을 환영한다. 그러나 판결의 근거는 터무니없다. 법원은 구두 판결에서 약사들이 앞으로 적어도 베를린에서는 신념과 직업 중에서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라고 했다.

그는 “법원의 추론은 국제법에 직접적으로 모순된다”라며 “근본적인 자유는 단순히 서류상으로만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효과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법원의 추론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라며 “법원이 누군가 양심의 자유를 행사하기로 선택했다는 이유로 직업을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적으로 부적절하다. 이는 유럽인권재판소가 수년 전 정당하게 기각한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누구도 양심에 명백히 반하는 행동을 하도록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 특히 생사에 관한 문제라면 더욱 그렇다. 이로 인해 강압을 경험한 약사나 의사라면 누구나 저희 팀에 연락해 주시기 바란다”라며 “우리는 함께 양심의 자유를 수호할 수 있다. 기본 인권을 고수하는 자유로운 국가는 양심에 근거하여 직업적 금지에 해당하는 것을 결코 허용해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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