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에서는 한국로잔중앙위원회 신학위원장을 맡고 있는 성서대학교 선교학 김승호 교수가 강사로 나섰다. 그는 ‘로잔을 알자: 그때(Then)와 지금(Now)’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로잔대회는 WCC의 선교개념이 1968년 웁살라 대회를 기점으로 급진적 방향인 ‘인간화’(Humanization) 개념으로 변질하자 이를 바로 잡기 위해 독일의 복음주의자인 피터 바이어하우스가 1970년 프랑크선언문을 발표함으로 태동했다.
이처럼 WCC의 선교 개념이 ‘인간화’로 변질되었고 1973년 방콕대회에서는 ‘선교의 모라토리움’(Moratorium of Mission)을 주창하자 미국의 빌리 그래함(Billy Graham) 목사와 칼 헨리(Carl Henry), 영국의 존 스토트(John Stott)를 중심으로 한 복음주의 진영 지도자들의 요청으로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1차 대회가 개최됐다.
이렇게 시작한 로잔대회는 복음주의 선교운동으로 정착됐고 전 세계 복음주의자들을 연결해주는 네트워크가 된 면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그러나 존 스토트에 의해 초안되고 대회에서 승인된 ‘로잔언약’에 ‘사회적 책임’ 개념을 넣은 것이 패착이 되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문제로 말미암아 존 스토트와 빌리 그래함 목사 사이는 20년간의 우정에 크게 금이 갔다는 것이 김 목사의 설명이다.
그에 따르면 현재 로잔대회는 2차 마닐라대회, 3차 케이프타운 대회를 거쳐 오면서 ‘복음전도의 우선성’이라는 표현이 사라지고 ‘총체적 선교’ 개념이 등장함으로 WCC와 같은 기조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강한 의심을 받고 있다.
김 교수는 “그도 그럴 것이 로잔 선언문에 등장한 ‘총체적 선교’ 개념에 대해 어디에도 명확한 정의나 설명이 없기 때문”이라며 “국제로잔이 에큐메니컬 진영의 ‘통전적 선교’ 개념과 분명한 선을 그어야 하며 ‘총체적 선교’를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영혼 구원을 위한 복음전도를 최우선에 두면서 인간 삶의 여러 문제점을 선교 의제로 삼는 선교’ 개념으로 확고하게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4차 인천 대회에 관한 한국교회의 초미의 관심사는 국제로잔이 ‘동성애와 차별금지법’ 문제에 관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 하는 것”이라며 “서구 유럽 대다수 국가가 이미 차별금지법에 넘어간 상태이기에 이 문제에 대해 침묵해 왔지만 한국교회는 성공적으로 젠더 이데올로기를 막아내고 있기에, 인간 삶의 여러 문제점에 관심이 있는 로잔이라면 차별금지법의 반성경성에 관해결코 간과하고 지나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로잔대회는 이번 제4차 인천 대회를 치르면서 반드시 다음 두 가지 과제를 실행해야 한다. 첫째, 변질된 총체적 선교 개념을 복음전도 우선성으로 되돌려야 하며 둘째, 지금까지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던 포괄적차별금지법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그래야만 한국교회 거금을 들여 이 대회를 유치한 보람이 있고 복음주의 진영 교회를 하나로 묶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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