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3명 중 1명 이상이 요즘 우울감 등을 많이 느끼는 나타난 가운데, 교회가 정신적 문제로 고통을 겪는 교인들을 파악하고 이들을 돌보는 목회를 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나왔다.
목회데이터연구소(목데연)는 11일 우울과 자살, 죽음에 대한 인식이 나타난 설문조사 결과들을 소개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해 성인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우울증 및 죽음에 대한 인식 조사’, 보건복지부의 ‘2023 자살실태조사’ 등이다.
이에 따르면 우리 국민 3명 중 1명 이상(36%)이 ‘요즘 우울감 등을 많이 느낀다’고 응답했다. 또 ‘요즘 시대의 우울감 등의 정서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감정이다’에 87%가 동의했고, ‘앞으로 우리 사회는 우울증을 겪는 사람이 지금보다 더 많아질 것 같다’에는 85%가 동의했다.
자살과 관련해선, 우리 국민 중 지금까지 한 번이라도 자살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의 비율, 즉 ‘자살 생각 경험자 비율’은 15%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여성(16%)이 남성(13%)보다 다소 높았으며, 연령대가 높을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목데연은 전했다.
자살을 생각한 가장 큰 이유로는 ‘경제적인 어려움’(39%)과 ‘가정생활의 어려움’(38%)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 밖에 ‘정서적 어려움(외로움, 고독)’ 15%, ‘신체적 질병의 어려움’ 14%, ‘직장 등 업무상 어려움’ 12%, ‘성적, 시험, 진로 어려움’ 11% 순이었다.
자살 생각 경험자가 자살 생각 시 도움을 요청한 대상으로는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음’이 59%로 가장 높았고, ‘친구/이웃’ 28%, ‘가족/친척’ 12%가 그 뒤를 이었다.
또 ‘죽음’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 절반 가까이(47%)가 ‘생각하는 편’이라고 응답했다.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이유로는 △생각한 방향으로 인생이 잘 살아지지 않을 때(36%) △스스로가 쓸모없는 존재로 느껴질 때(35%) △경제적으로 너무 힘이 들 때(33%) △다들 행복하게 사는데 나만 못산다는 생각이 들 때(29%) △건강상의 문제가 있을 때(29%) △인간관계가 지치고 힘이 들 때(28%)가 응답됐다.
죽은 후 남기고 싶은 것으로는 ‘화목한 가정’(51%)을 가장 많이 꼽았고, ‘나를 기억해 주는 친구’(42%), ‘많은 재산’(25%), ‘훌륭한 자손’(23%)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 “교회, 정신적 고통 겪는 교인 파악하고 돌봐야”
목데연은 “우울감은 건강 약화, 무력감과 같은 개인적인 요인도 있지만 빈곤, 열등감, 관계 등 사회적인 문제에도 원인이 있어 앞으로 한국 사회에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우리 국민의 우울감과 자살 생각, 죽음을 생각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은, 교회 내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인 역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 “교회 내에서 성도들의 정신적인 질병은 육체적 질병과 달리 잘 알기가 어렵다”며 “따라서 교회는 정신적인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는 교인들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들을 공식적으로 돌보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목데연은 “상담 기구를 운용하고 한편으로 소그룹 시스템을 강화해 자신의 어려움을 스스럼없이 터놓을 수 있는 친밀한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개인주의가 더욱 심해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목회자 자신이 상담 전문가가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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