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내게로 오다』는 독특한 책이다. 부제가 말하듯이 신학자가 아닌 법률가, 변호사가 읽은 <요한복음>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저자 박현욱은 변호사로서 법조인의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저자는 자신을 현대의 니고데모로 표현하며 요한복음을 통하여 만난 따스한 예수, 지극히 인간적인 예수에 관한 이야기를 이 책에 풀어냈다.
이 책은 한 평신도의 예수 경험에 대한 신학적 성찰의 이야기이며 1세기의 예수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오늘의 삶에서 재현하고 싶어하는, 21세기 한 그리스도인의 뜨거운 예수 사랑 이야기다.
저자는 책 속에서 “나는 니고데모였다. 야심한 밤에 남몰래 예수를 찾아가 대화를 나눴던 사내 말이다. 나도 그처럼 성경을 묵상했 고, 신학에 빠져들었다. 우주와 삶, 신과 존재, 역사와 현 실에 대한 질문을 안고 탐독하며 배워 나갔다. 니고데모 가 내면의 답답함과 의문을 품고 예수를 찾아가 만났듯이 나도 예수를 만났다”며 “니고데모는 예수와 대화한 후, 무미건조한 신을 떠나보내고 신선한 리듬과 생동감으로 가득 찬 하나님을 느꼈다. 나도 판단하고, 평가하며, 심판하는 하나님을 떠나보냈다. 그 후로 하나님은 바람처럼 다가와 호흡이 되었다. 숨통이 트였다. 내 가슴은 따스해졌고, 친절함이 찾아왔다. 글을 쓰면서 예수 옆에 앉아 그분의 숨결을 들을 수 있었다. 그 리듬에 따라 함께 호흡하며, 대화를 나눈 특별한 시간이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에게는 남에게 말 못 할 시간과 장소가 있다. 폭로되면 무너질 것 같은 부끄러운 곳이 있다. 예수는 그곳에서 나를 보았다고 말한다. 그 장소는 내게 그렇듯이 예수에게도 의미가 있다. 그래서 예수는 일부러 그곳을 바라본다. 하지만 그 눈길은 심판과 정죄의 눈길이 아니다.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 감춰진 두려움을 읽어내고, 나를 지지해주고 믿어주는 따스한 눈길이다. 예수의 눈길은 통찰력으로 번득인다. 나다나엘에게서 진실과 정직이라는 자질을 읽어냈듯이 말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니고데모는 당대 최고 랍비들의 가르침을 받았다. 엄격하고, 전통적인 유 대교는 그의 삶이었고, 문화였다. 거기서 그는 아버지처럼 엄격하고 권위적인 하나님을 만났다. 하나님은 무한한 힘을 가졌고, 모든 것을 알고 계신 분이었다. 그리고 끊임없이 그를 판단하고 심판했다. 하지만 초월적이고, 가부장적인 하나님에게서 니고데모의 마음은 서서히 멀어지고 있었다”며 “나사렛 예수가 말하는 하나님은 너무도 신선했다. 그가 말하는 하나님에게는 리듬과 생동감이 있었다. 지금까지 그에게 익숙했던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하나님과 달랐다. 이 하나님은 그를 자유롭게 해주고, 숨 쉴 공간을 열어주는 것 같았다. 예수의 말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그의 몸이 가벼워지고, 마음은 시원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깊숙한 곳에 따스함이 느껴졌다. 그의 마음에 새로운 역동이 일어나고 있었다”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인간관계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비즈니스에서 불공평한 결과를 수용해야 하거나, 법정에서 부당한 판결을 받으면 울화가 치민다. 이렇게 크고 작은 고통이 모여서 우리의 심장을 조여오면, 우울증에 시달리게 된다. 침묵을 강요당하면서 타인의 힘과 권력 앞에서 무력하게 끌려다녀야 하는 가슴 아픈 경험들이 쌓이면 모멸감과 무력감에 허우적대게 된다. 우리도 크고 작게나마 예수처럼 빌라도의 법정을 경험하는 것이다. 비극적인 트라우마가 십자가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일상은 이런 경험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이 차곡차곡 쌓이면, 우리는 스스로를 경멸하게 된다. 감정은 무뎌지고, 기계처럼 자동으로 반응하는 삶을 살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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