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구약신학회 제51차 학술대회
한국복음주의구약신학회 제51차 학술대회 기념 사진. ©한국복음주의구약신학회 제공

한국복음주의구약신학회(회장 김창대 박사)가 최근 서울 동작구 소재 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총장 최순봉)에서 제51차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회는 △유선명 박사(백석대)를 좌장으로, 하경지 박사(서울한영대)가 ‘솔로몬의 이집트 공주와의 정략결혼에 대한 고찰’ 주제의 발제, 박유미 박사(안양대)가 논평했고, △김진수 박사(합신대)를 좌장으로, 김사무엘 박사(총신대)가 ‘에스라서의 토에바를 통해서 본 혼합 결혼 파기의 의미’ 주제로 발제, 안석일 박사(총신대)가 논평했다.

◇ 솔로몬의 이집트 공주와의 정략결혼에 대해

먼저, 하경지 박사는 “이스라엘의 통일왕정 후기에 통치했던 솔로몬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부요하고 찬란한 시대를 누렸다. 한편으로 그는 수많은 잠언과 노래 및 성전 건축을 통해 놀라운 지혜를 드러내었지만, 동시에 수많은 이방 여인들과 결혼관계를 맺었다는 안타까운 특징도 지닌 인물”이라며 “특히 그의 아내들 중에서 ‘파라오의 딸’이 유난히 반복되어 등장한다는 점은 독자들로 하여금 그녀에 관해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고 했다.

이어 “솔로몬 시대의 사건을 논하면서 그보다 수백 년이나 앞선 자료에만 의존하여 주장하는 것이 옳은가? 과연 성경은 이집트 공주와의 결혼이야기를 통해 솔로몬의 위상을 높이려는 의도가 있는가? 더 나아가, 성경의 문예적 특성을 무시한 채 파라오나 그의 딸의 익명성을 내세워 성경의 내용을 의심하는 것은 학문적으로 공정한가”라고 물었다.

하 박사는 “고대로부터 이집트 신왕국, 특히 아마르나 시대에 절정에 올랐던 정황을 제3중간기에 그대로 적용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며 “더군다나 수사학적 과장일수도 있는 한 파라오의 단 한마디 말을 지나치게 일반화 내지는 확대해석해서는 안 되며, 오히려 솔로몬 시대에 해당하는 이집트 제3중간기, 특히 21~22왕조 때의 정황과 사례들에 비추어 고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이어 “여러 학자들의 견해와는 달리 성경은 솔로몬의 이집트와의 결혼동맹을 전혀 영광스러운 것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집트와의 긴밀한 관련성에 대해 비판하는 자세를 견지한다(왕상 3-11장)”며 “열왕기 저자는 유독 이집트 공주와의 결혼만을 반복적으로 다루며 솔로몬과 파라오(또는 이집트) 사이의 긴밀한 연관성에 집중하며, 솔로몬이 무분별한 국제결혼이 결국 우상숭배의 죄로 연결됨을 드러낸다”고 했다.

또한 “역대기 저자는 솔로몬이 여호와의 궤가 안치되어 있는 성전으로부터 자신의 아내를 엄격히 분리시킬 정도로 경건한 왕이었다는 점을 (일차 독자인) 포로 귀환자들에게 전한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성경의 내용을 외적 자료에 의존하여 확증하려는 시도는 타당하지 않다”며 “성경 외적 자료에 대해선 관대하면서 성경의 내용에는 그렇지 않은 것은 학문적으로 공정하지 않은 것이다. 성경은 성경 자체의 문예적 특징에 귀 기울일 때 본연의 의미를 더욱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이어 논평을 한 박유미 박사는 세 가지를 제안했다. △첫째, 바로의 딸이 언급된 본문 다섯 개 중에 네 개가 거주지에 관한 것인데 바로의 딸이 나온 본문과 솔로몬이 바로와 유사성을 보이는 본문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 점 △둘째, 바로의 딸에 대한 역대기의 관점은 이방 여성이란 문제보다는 여성이란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주장 △셋째, 히브리어 ‘하탄’에 대한 설명의 추가 등을 제안했다.

◇ 에스라서 9장에 나타난 혼합 결혼의 파기 이유

한국복음주의구약신학회 제51차 학술대회
한국복음주의구약신학회 제51차 학술대회 진행 사진. ©한국복음주의구약신학회 제공

다음 두 번째로 발제한 김사무엘 박사는 “에스라서 9장에 나타난 혼합 결혼의 파기 이유는 인종적 이유인 이유나 사회·경제적 이유가 아닌 우상 숭배의 죄로부터 여호와 유일 신앙을 지키는 신학적 이유였음을 발견하게 된다”고 했다.

김 박사는 “먼저, 에스라서의 저자가 신학적으로 재구성한 9장 1절의 이방 족속들의 명단은 혼합 결혼 파기 이유가 인종적 이유가 아닌 신학·신앙적 이유라는 것을 나타낸다”며 “에스라서의 저자는 자신의 신학적 의도를 드러내는 명단 제시를 통해 인종적 이유가 혼합 결혼 금지의 이유가 아니며, 혼합 결혼이 가져오는 우상 숭배의 위협이 혼합 결혼에 대한 금지를 가져온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되었음을 드러낸다”고 했다.

이어 “둘째로 레위기의 배경 가운데 사용된 핵심 단어 ‘역겨운 일’과 상응하여 나오는 죄, 더러움, 불결함 등의 단어들을 통해 혼합 결혼 파기 이유가 우상숭배와 관련된 신학적 이유였음을 나타낸다”며 “셋째로 역겨운 일과 함께 사용된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에 대한 불신실을 가리키는 단어인 ‘죄’, 레위기의 속건제와 연관되어 죄를 가리키는 단어인 ‘죄책’, ‘죄악’ 등의 어휘들은 우상숭배적 혼합주의자들과의 혼한 결혼이 죄라는 사실을 계속적으로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아울러 “이러한 근거를 통해 에스라·느헤미야의 혼합 결혼 파기의 이유는 인종적 문제나 사회·경제적 이유가 아닌 신앙·신학적 이유로 설명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논평을 한 안석일 박사는 “에스라서 9장의 이방 여인과의 혼합 결혼 파기의 문제를 히브리어 본문에 집중하면서 핵심 단어 ‘토에바’(역겨운 일)를 중심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이 논문은 이방 민족과의 혼인 금지가 우상 숭배와 관련되어 있다(신 7장)는 신명기의 말씀이 포로 후기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지적해 준 것에 대해 의의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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