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원장 신승민 목사)이 22일 서울 서대문구 소재 공간이제에서 ‘청년이 떠나는 교회, 미래가 있을까?’라는 제목으로 제1차 에큐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종구 목사(기독교대한감리회 세신교회 담임)는 ‘젋은이와 한국교회’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김 목사는 “잘파세대는 Z세대(1990년 후반-2010년 초반 출생)와 A(알파)세대(2010년 이후 출생)의 합성어다. 2022년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수에 따르면 잘파세대는 약 1,500만 명으로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약 35%를 차지한다”며 “잘파세대는 지금의 젊은 세대보다 더 개인화·탈신앙화 경향이 짙다”고 했다.
그러면서 “혼자놀기를 좋아하는 지금의 청소년들이 의외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진정한 멘토’다. 그런 점에서 교회는 이들에게 소망이 될 수 있다”며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만 19-34세 청년들을 상대로 지난해 7-8월 간 실시한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젊은이들이 소중히 여기는 삶의 요소로 ‘내가 원하는 일자리’(97%)·‘높은 소득과 자산’(94%)이 ‘연애(81%)·결혼(74%)’·‘출산과 양육’(69%)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했다.
김 목사는 “실천신대 21세기교회연구소 등이 전국 19-39세 개신교인 남녀 700명을 상대로 조사한 ‘2021 기독 청년의 신앙의식’ 조사에서 한국사회에 대한 인식 결과를 물은 결과, ‘돈이 최고의 가치’라고 응답한 비율이 무려 92%에 이르렀다”며 “기독청년들은 성경을 배웠으니 일반 젊은이들 보다 덜 물질적이라고 믿는다. 문제는 물질을 더 중시하는 이러한 인식이 젋은이들의 결혼의향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에서 젊은이 전체의 결혼의향률이 62%였지만, 30대 초반의 결혼의향률은 43%로 떨어졌다”며 “M세대 2명 중 한 명 이상이 결혼을 포기하는 것으로, 이렇게 되면 저출산 문제는 점점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목회데이터연구소의 ‘2023년 대학생의 의식과 생활’ 조사에 따르면, 잘파세대의 개신교 이탈 비율은 91%에 달했다. 선교학자들은 기독교인 비율이 5% 미만일 경우 미전도종족으로 분류한다. 그런 점에서 오늘날의 대한민국 잘파세대는 이미 오랜 전부터 미전도종족이 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위 조사에 따르면, 잘파세대의 개신교 이탈 비율이 높은 반면, 다시 회심해 돌아오는 비율도 75.8%에 달했다. 그만큼 교회를 떠나기도 쉽고 다시 돌아오기도 쉬운 세대가 잘파세대”라고 했다.
또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의 ‘2023 한국기독교분석리포트’에 따르면, 2022년 연령별 종교 분포를 살펴보면 2023 청년세대 개신교인의 비율이 같은 연령대 종교인의 각각 58%(20대)와 60%(30대)를 차지했다. 임성빈 장신대 명예교수는 이것을 그동안 개신교회가 진행한 문화선교 등의 방어능력에 기인한 것으로 파악한다”며 “어쨌든 개신교는 젊은 세대들에게는 다가설 수 있는 가능성이 타종교보다 높고, 젊은이 선교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통계”라고 했다.
김 목사는 청년들의 회심을 위한 방안으로 ▲가정의 신앙교육 회복 ▲젊은이를 의사결정의 주체로 세우는 교회 ▲영성과 실천이 균형을 이루는 교회를 제언했다.
김 목사는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교회에만 집중됐던 신앙교육에 대한 가정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의 ‘2023년 기독 청소년 신앙의식’에 따르면, 기독 청소년의 ‘부모 중 1명 이상’ 기독교인 비율이 총 86%였다. 이는 부모가 적극 신앙교육을 하지 않으면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자발적 크리스천이 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라며 “가정의 신앙교육을 위한 부모 교육이 교회 안에서 이뤄져야 함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는 “젊은이를 의사결정의 주체로 세우는 교회 제도 개혁도 필요하다. 실제로 현재 교회 청년들은 교회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통로가 적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앤컴리서치가 전국 만 19세 이상 교회 출석 개신교인 남녀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해 지난 2022년 8월 발표한 ‘개신교인의 교회 인식’ 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은 ‘청년부 담당목사, 장로 집사를 통해서’(47.0%) 자신들의 의견을 전달하고 있으며, ‘담임목사, 장로, 집사가 전체 청년 혹은 청년 리더를 정기적으로 만나 의견을 청취’(19.4%)하는 경우는 여전히 미미하다”고 했다.
아울러 “이 조사에서 청년들은 자신들도 교회의 중요한 구성원(62%)이므로, 교회의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싶어 했다(90%)”고 했다.
특히 “최근 많은 교회에서 청년, 여성이 참여하는 교회운영위원회를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바람직한 변화”라며 “한국 사회는 공정성·투명성·민주적 수평 문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특히 2030세대는 투명하지 않고 신뢰할 수 없는 조직을 거부한다. 교회가 미래 주역인 청년세대를 붙잡기 위해선 건강한 거버넌스, 수평적 조직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젊은이들을 주인으로 세워가는 교회가 되려면, 젊은이예배를 독립 운영하는 것보단, 기존의 예배를 젊은이들이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참여하는 형태로 변화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최근 많은 교회에서 온세대통합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이런 경우 젊은이들이 허리 역할을 하면서, 기획력을 발휘하고 실질적인 지도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친교와 소그룹은 세대별로, 예배는 젊은이주도로 세대를 통합하는 역할을 맡기면, 젋은이들이 교회에서 주도적인 그룹으로 정착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주중 교회의 빈공간을 젊은 신자·비신자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도 대안”이라며 “가령 헬스, 독서모임, 필라테스, 취업상담 등 여러 프로그램을 지자체와 연계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나아가 유튜브 크리에이팅 공간을 만들고 경연대회도 하면서 청소년들이 삶의 방향을 찾아가도록 인도하는 것도 교회의 좋은 역할”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또 다른 발제자로 김동환 목사(길섶교회, 한국예수교회연대)가 ‘청년이 떠나는 교회에 미래가 있을까?_청년들의 귀한’을 발제했다. 하성웅 목사 (한국기독청년협의회), 강세희 전도사 (한백교회)가 논찬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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