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Our Daily Bread’란 영어 큐티집에서 읽은 얘기가 하나 기억한다. 미국 초기 철도에 기차가 다니던 시절, 건널목을 지키는 일을 맡은 나이 든 한 노인이 있었다. 밤에 기차가 지나가면 건널목에서 등에 불을 켜서 차들이 멈춰 서도록 하는 일을 했다. 어느 날 밤, 차들이 기차가 지나가는 줄 모르고 건널목을 건너다가 여러 차가 기차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 사고의 책임을 지고 노인이 법정에 불려갔다.
판사가 노인에게 물었다. “당신은 기차가 지나갈 당시 분명 등을 들고 있었나요?” 노인은 단호한 자세로 대답했다. “그래요. 나는 평소처럼 틀림없이 등불을 들고 서 있었어요.” 판사가 다시 묻는다. “그런데 어째서 차들이 기차가 지나가는 줄을 모르고 철로로 뛰어들었단 말이오!” 노인은 침묵을 지켰다. 사실은 노인이 든 등은 불이 꺼져 있는 등이었다. 바람에 불이 꺼져버린 것이다. 불이 없는 등을 손에 들고 있었으니 사고가 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 불이 없는 등은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땀 흘리고 수고하면서 세상에 빛을 발하려하는 건 좋은 자세이다. 하지만 자기 속에 정말 중요한 핵심인 예수 그리스도나 성령이 없다면 소용이 없다. 남에게 보여주고 싶어도 자신이 알고 체험하지 못하고 있다면 선명하게 드러낼 수 없다.
“Do they see Jesus in you.”라는 한 미국 설교자의 설교제목이 생각난다. 정말 의미심장한 멋진 제목이다. “세상 사람들이 내 속에 살아계신 예수님을 보고 있는가?”라는 뜻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주변 사람들이 내 속에 ‘불’이요 ‘빛’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보지 못한다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자기 속에 불이 있는 사람은 변화된 삶이 있고, 복음을 전함에 있어서 확신이 있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그걸 다 알고 본다. 불은 꺼진 채 등만 달랑 들고 서 있는 노인의 모습을 상상해보라. 얼마나 씁쓸한 모습이었을지.
한 유명한 시인이 쓴 글을 보았다. 이 또한 의미심장한 내용이다. “If everything around seems dark, look again, you may be the light.”(주위 사방이 다 어두우면 다시 보라. 당신이 빛일 수도 있으니).
그렇다. 세상이 암담하고 소망이 없다고 불평하거나 절망에 빠져 있는 이들이 너무 많다. 어둠을 밝히고 소망을 주는 대안이 없다고 낙심하지 말고, 자신이 세상을 비추는 빛이 되면 좋겠다는 뜻이다. 다른 데서 세상을 밝히는 적격자를 찾으려 하지 말고 가까운 데서 불을 밝히는 사람을 찾으라는 말이다. 그 빛이 자신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나서란 말이다.
예수 그리스도만이 진정한 불이시오 빛이시다. 우리는 그분의 불과 빛을 밖으로 드러내는 도구들이다. 말과 표정과 행동을 통해 보여주는 '반사체'란 말이다. 그 빛을 먼데서 찾지 말고 자기 안에서 찾으라. 그리고 자기가 그 빛과 불을 모시고 사는 자답게 변화된 삶을 살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희망을 제시하는 사람이 되라.
우리 모두가 각자 속에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의 복음을 온몸으로 되살려 살아간다면 세상 불신자들이 그 모습을 보고 그리스도의 자녀가 되는 역사가 일어날 것이다. 우리 모두 그런 빛과 불을 드러내고 보여주는 삶을 잘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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