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
신성욱 교수

내가 지금까지 들은 최고의 설교자가 한 명 있다. 7년 전쯤, 우연히 그의 설교를 들은 후 수업과 세미나 때마다 그를 자랑해왔다. 설교도 탁월하고 인품도 최고인 사람이다. 설교가 얼마나 좋았던지 개척 첫 날 600명이 모일 정도였다. 대형교회에서 담임으로 모시려 했으나 거절하고 개척을 했다. 지금도 여러 큰 교회들로부터 계속 콜링을 받고 있다.

대권 후보 중 한 분이 찾아와 만나자고 했어도 응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대기업 총수가 만나자고 끈질기게 사람을 보내는데도 요지부동이다. 몇 주 전, 그가 담임하는 교회에서 설교할 때였다. 그때 대표기도하는 장로가 나와서 기도를 하는데, 그 기도 내용이 내 귀를 의심케 했다. 자기 담임이 자기네 교회에서보다 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데가 있으면 그렇게 해주시길 바란다는 진심어린 기도 내용이었다.

예배를 마친 후 담임목사와 식사를 하는 중에 그 장로의 기도내용을 가지고 질문을 했다. 어떻게 그런 통 크고 마음씨 넓은 기도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담임목사의 대답에 나는 더 크게 놀라고 말았다. 자기 교인들 모두가 그렇게 기도한다는 것이었다. 자기네 목사의 설교가 그렇게 탁월하다면 큰 교회에서 모셔갈까봐 염려하며 어떻게든 막으려 해야 정상 아니겠는가?

그런데 거기 교인들은 그렇게 출중하고 훌륭한 목사를 자기네만 평생 누리는 것에 대한 욕심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들이다. 어떻게 그럴 수 있단 말인가? 그처럼 휼륭한 성도들만 모이다 보니 그런 것일까? 결코 아니다.

그것이 바로 내가 그를 ‘최고의 설교자’라고 칭찬하고 자랑하는 이유이다. 그렇게 출중한 설교가 평범한 성도들을 다른 성도들과는 차별화 된 그리스도의 제자들로 만든 것이다.

그의 설교는 모든 점에서 남다르다 평가할 수 있다. 내가 그와 그의 설교를 자랑하는 이유는 그의 설교가 귀만 즐겁게 하고 머리만 크게 만드는 성도를 양산하는 것이 아니고, 생각과 삶 자체를 완전히 뒤바꿔놓는 강력한 설교이기 때문이다.

분석 비평에 익숙한 내가 어떤 사람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지속적으로 칭찬하고 자랑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물론 그 목사 또한 이런 나를 무지 좋아한다. 질투와 시샘 속에 거짓으로 헐뜯고 비방하는 이들 중에서 나처럼 있는 그대로 자기의 진가를 인정하고 칭찬하고 자랑해주는 사람을 처음 만났기 때문이다.

그날 내가 설교하기 직전, 그는 성도들 앞에 나를 소개하면서 무려 5분에 걸쳐서 자랑을 했다. 나 또한 설교하러 나가서 5분 이상 그를 자랑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성도들이 얼마나 기뻐하고 감격했는지 모른다.

행복과 감격의 도가니에 빠졌던 당시의 분위기가 지금도 눈에 선하다. 이게 참 하나님 나라 백성들의 모습과 참 그리스도인의 모습 아닌가? 살아생전에 이렇게 격찬하고 자랑할 대상이 있어서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다. 좀 잘나고 뛰어났다 하면 시기하고 질투하고 비방하고 깎아내리길 잘하는 현실 속에서, 한 설교자와 그의 성도들을 기쁜 마음으로 추켜세우고 박수보낼 수 있는 나는 세상에서 최고로 행복한 사람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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