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이사장 김지철 목사, 이하 미목원)은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소재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 지혜의 샘에서 ‘교회를 위한 생성형 AI사용 가이드라인 발표 기념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이수인 아신대 교수는 “최근 챗GPT가 진화하면서 이제는 음성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됐다. 한국어 음성을 듣고 영어 등 각종 언어로 번역을 해주는 챗GPT 앱도 등장했다”며 “챗GPT에 학습을 시키면 질문에 대한 대답도 나온다. 가령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등을 챗GPT에 입력을 시키면, 챗GPT는 신앙에 근거해서 질의에 대답한다”고 했다.
이어 “가령 웨스트민서트 소요리문답을 학습한 챗GPT는 ‘인간이 살아가는 궁극적 목적’에 대한 질문에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기 위함이고, 이를 위해 예배와 기도, 성경 읽기와 묵상 등을 해야 한다’고 답한다. 일반적인 챗GTP가 종교 다원주의적 관점에서 대답하는 것과 다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성형 AI 기술은 주보 소식지 제작, 교회학교 자료 등 교회 운영을 위해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생성형 AI 기술의 한계도 있다. 가령 잘못된 정보, 정보 생성 과정에서의 불투명성, 편향성, 최신 데이터의 미반영 등의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 바나(Barna)그룹이 미국 크리스천 988명을 상대로 올해 7-8월 동안 설문한 조사에 따르면, 인공지능이 교회에 유익한지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51%는 ‘유익하지 않다’고 했고 26%는 ‘유익하다’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챗GPT 등장으로 교회 현장에서 혼란을 겪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사용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과 아신대가 공동으로 한국에서 처음 제작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목회자의 윤리적 고려사항으로 ▲생성형AI보다 하나님을 더 의지한다 ▲설교 준비에서 생성형AI을 사용하면서 기도와 성령의 인도하심을 구하기 ▲생성형AI는 여러자료들을 짜깁기 형식으로 결과물을 내놓기에 신학자의 주석보다 더 우선시하지 않는다 등이 제시됐다”고 했다.
또 “성도의 윤리적 고려사항으로 ▲생성형AI를 절대적으로 신뢰하지 말기 ▲생성형AI의 교리 정보가 전통 교회의 해석과 다를 경우 목회자와의 상담 ▲생성형AI를 상담의 보조자로 사용할 수 있지만 개인적 신앙체험으로 훈련된 인간 상담자를 대체할 수 없다 등이 제시됐다”며 “생성형AI 가이드라인은 교통사고를 줄일 주행유도선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논찬자로 나선 조성실 목사(소망교회 온라인사역실장)는 “생성형AI의 발달로 인해 윤리적 및 도덕적 기준의 설정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와 교단은 교회에 맞는 AI 도구 개발을 고려하되 목회자와 평신도 전문가, 신학자, 한국교회 및 신학교와의 협력을 통해 다양한 의견과 가치관을 데이터화하는 작업이 요구된다”며 “이는 AI가 교회의 가치와 원칙을 반영하는데 필수로, AI개발의 윤리적 기준 확립에도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생성형AI는 목회의 보조적 수준에 그쳐야 할 것이며 목회에서 중요한 목회자, 교인들의 인간적 면모 및 대인 관계의 중요성은 간과돼선 안 된다”며 “즉 AI는 목회자를 보조하는 수단으로 사용돼야 하며, 성직자의 핵심 역할을 대체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시카고대학 연구팀이 실험심리학 저널에 게재한 ‘로봇설교자에 대한 노출은 종교적 헌신을 약화시킨다’라는 논문에 따르면, 성도들은 로봇 목사의 설교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이에 대한 신뢰와 헌신이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그는 “목회자는 AI를 통해 설교와 기도문을 쉽게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목회자가 성도를 위해 한땀 한땀 설교와 기도문을 작성하고 전달했을 때 성도들은 더욱 큰 신뢰를 보여준다는 것”이라며 “아울러 생성형AI 활용시 출처 표기에 관한 지침도 중요하다. 생성형 AI에 의해 제작된 콘텐츠는 원 출처가 불분명하며 이로 인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AI생성 콘텐츠를 사용할 때 그 출처를 명확히 해야 그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김지철 이사장은 ‘챗GPT 사용으로 목회자에 대한 신뢰성이 하락될 수 있는데, 챗GPT로 만든 설교와 목회자의 설교 차이’를 물었다.
이에 이수인 교수는 “영국 명설교가 찰스 스펄전의 원고는 지금도 구해서 읽을 수 있다. 이런 주옥같은 설교를 현재 강단에서 성도들에게 그대로 읽어 준다면, 그 설교가 처음으로 선포됐을 때처럼 놀라운 성령 역사가 일어날까”라며 “아니”라고 했다.
이 교수는 “스펄전의 설교가 탁월하나 오늘날 우리가 섬기고 있는 교회의 상황과 맥락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며 “인공지능이 만든 설교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삶을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성도들의 삶의 형편을 모른다. 이를 잘 아는 사람은 담임 목회자다. 결국 챗GTP와 목회자의 설교의 차이란 성도들의 삶의 형편을 잘 녹여내는 설교인지 여부이며, 여기서 차이가 판가름 난다”고 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