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측은 “저출산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외국인 이주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이민청 신설이나 거주 비자 완화, 외국인 유학생 유치 확대 등 정책 논의도 활발하다”며 “결혼과 출생만 놓고 보면, 한국은 곧 인구의 5% 이상이 외국인인 사회가 될 것이며, 적극적인 이민 정책이 시행되면 인구 10명 중 1명 이상이 외국인인 명실상부한 이민국가 시대가 시작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이민국가 시대는 한국교회의 성숙을 위한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어떻게 이주민을 수용하고, 그들과 함께 복음을 나누고 평화를 누리는 교회가 될 것인가?”라며 “제15회 수표교포럼은 다민족·다문화·이민 국가로의 이행이라는 시대적 변화를 이해하고, 그에 따른 한국교회의 변화 방향을 논의하고자 한다”고 포럼 개최 취지를 밝혔다.
한동구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포럼에서는 김봉구 목사(대전이주외국인복지관 관장, 살림감리교회, 『대한민국 다문화정책 어젠다』 저자)와 홍주민 목사(한국디아코니아 대표)가 발제했고, 이승현 목사(기독교대한감리회 선교국 사회농어촌환경부장), 박천응 목사(국경없는 마을 이사장, 인하대학교 초빙교수), 매튜 선교사(수표교교회 국내 이주민 선교사)가 논찬했다.
김봉구 목사는 ‘다민족·다문화·이민사회, 한국교회와 사회적 과제-한국교회의 이주외국인 선교 현황과 방향’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이주민과 함께 하는 새로운 선교 모형을 제안했다. 한 해 25만 명씩 고용허가를 받아 입국했다 출국하는 이주노동자들이 입국하기 전에 외국 현지의 한인교회에 한국어센터를 설립해 한국어와 한국생활 관련 사전교육을 하는 것이다. 또한 국내에서는 교회가 입국 외국인의 생활을 지원하는 적극적인 선교를 펼치고, 출국 이후에는 현지 한인교회와 다시 연계하여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하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김 목사는 △교단 이주민선교위원회 활성화 △교회 다문화선교위원회 운영 △다문화선교주일 제정 △신학교의 다문화선교 필수과목 설치 등을 제안했다. 김 목사는 외국인의 출입국 관리를 넘어 세계평화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이민청을 넘어 인구이민부(세계평화부) 설치도 제안했다.
공동체와의 연대가 아닌 개인적 성공주의의 만연은 그리스도가 스스로를 규정했던 디아콘(diakon, 시중드는 이, 누가복음 22:27)과는 정반대의 반(反)디아코니아적 신학의 결과라는 것이다. 홍 목사는 교회가 하나님이 맡긴 직무를 수행한다고 할 때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타자를 위한 교회”를 향한 종교개혁의 전통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교회법에 교회의 본질을 말씀선포와 디아코니아로 명기하고 있는 독일에서는 전체 장애인 시설의 2분의 1, 유치원의 4분의 1, 병원의 10분의 1이 디아코니아 기관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디아코니아 조직이 45만 명의 직원을 채용하고 70만 명의 자원봉사자들과 1,000만 명 이상에게 수혜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성서적이고 신학적인 실천이지, 단순한 사회복지실천이 아니라고 홍 목사는 강조했다.
한편, 1909년 9월 9일에 창립된 수표교교회는 1919년 3.1운동 당시 담임목사였던 신석구 목사 등 역대 담임목사 중 3인이 민족대표 33인의 일원으로 활동했으며, 일제 하에서와 해방 후 공산 치하에서 신앙을 지키기 위해 순교한 4인의 목회자를 배출한 유서 깊은 교회다. 1984년 서울 청계천에서 현재의 서초동으로 이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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